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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인격살인적 ‘삼성 흔들기’, ‘삼성 변화’에 찬물 끼얹는다

민철 기자

기사입력 : 2020-02-1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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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관행과 사고는 과감히 폐기하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새해 첫 경영현장에서 했던 말로, 기자가 가장 눈여겨 본 대목이다. 이건희 회장 시대를 보내고 ‘이재용 시대’ 출발의 선언이기 때문이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이 부회장은 ‘이건희 체제’로 대변되는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11년 묵은 '반도체 백혈병' 논쟁을 끝냈다, 이어 삼성전자서비스 직원 정규직 전환, 비노조경영 철폐 등 굵직한 변화를 줬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공식 출범은 과거의 오류를 바로 잡고 올바른 기업 문화로 전환하겠다는 '변화 의지’의 결과물이다.

본 기자는 10여 년 전 정치부 기자 시절 ‘반(反)반성’ 편에서 삼성을 마주하기도 했다. 당시 반反삼성으로 꼽혔던 국회의원들과 삼성의 폐쇄성, 특히 변화하지 않고, 변화를 두려워하는 삼성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던 기억이 오롯이 남아있다.

지금도 여전히 삼성에 대한 비판은 존재한다. 과거에는 변화하지 않은 삼성에 대한 비판이었다면 이제는 그 변화를 비판하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의 ‘위기모면용’이라는 것이 주를 이룬다. 건전한 국가와 사회 확립을 위해서라도 비판과 견제는 우리 ‘사회의 소금’이라는 데에 기자도 의견을 같이 한다. 과거 재벌 총수가 위기 때마다 온갖 레토릭으로 포장한 ‘위기 탈출용’ 카드를 내세웠던 그간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삼성에 대한 비판은 일정부분 이해된다.

그러나 삼성의 움직임을 단순히 ‘위기 탈출용’으로 치부하기 힘들다는 게 본 기자의 생각이다. 삼성의 변화는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시대적 흐름과 위기감이 바탕이 된 본질적 움직임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 스스로 “과거의 관행”을 언급하면서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한 대목은 이를 뒷받침한다.

부패 행위, 계열사 간 내부거래, 노동 탄압, 불법 자금, 총수 승계 과정의 불법성 등을 모두 감시하겠다는 삼성의 준법감시위 출범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사실상 총수의 결단력 없이는 불가능한 조치다. 진정성은 뒤로 하더라도 일련의 조치들은 ‘옛날 삼성’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삼성의 준법감시위는 이 부회장의 ‘뉴삼성’의 방향성 제시 뿐 아니라 여타 재벌 기업들이 ‘경영 나침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삼성의 변화를 지켜보고 있는 기자 입장에선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무조건식의 비판이 오히려 삼성의 ‘본질적 변화’ 유도는커녕 방해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정치권을 비롯한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등 시민단체는 준법감시위를 놓고 “‘봐주기 재판’ 시나리오의 일환이자 감형을 위한 이벤트일 뿐”이라며 ‘법경유착’이라고 폄훼하고 있다.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삼성의 변화와 그에 따른 결과물을 기다려보지도 않고 결론부터 정해놓은 무조건적 비판은 ‘비판을 위한 비판’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에 따른 미증유의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삼성은 협력사에 2조6000억 원을 지원키로 했고, 전통시장 등을 돕기 위해 300억 원 이상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 13일 이 부회장은 “2년 전 약속을 꼭 지키겠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3년간 180조원 신규 투자 및 4만 명 직접 채용’ 을 거듭 약속하기도 했다.

삼성의 이러한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는 철저히 외면하고 침묵하는 이유를 묻고 싶다. 의례 ‘당연히 해야 한다’는 식으로 보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의 주장의 논리를 확대해 보면, 결국 삼성으로부터 수혜를 받는 우리 기업과 국민이 ‘삼성의 위기탈출 연극의 조연’에 불과할 뿐이라는 해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이 부회장이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했다는 한 언론의 일방적 의혹 제기는 충격이다. 문제 제기는 언론의 순수한 영역이다. 하지만 성형외과 간호조무사와 주고받은 SNS 메시지 등을 토대로, 특히 구속기소 된 해당 간호조무사의 전 남자친구의 제보를 바탕으로 한 내용은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대기업 총수의 불법적 일탈은 지적받아야 마땅하지만 정황상의 근거만으로 대중에 노출된 ‘인격살인’적 보도는 의아스럽기까지 하다.

국가 경제를 논할 때 삼성을 빼놓을 수 없는 만큼 삼성은 우리나라의 중추 기업으로 이미 자리 잡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당장 삼성의 반도체와 스마트폰 실적 등락에 따라 국가 경제, 좁게는 우리 생활 경제마저 고민스럽게 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 언론 등은 우리 경제의 자존심인 삼성을 무조건적 ‘흔들기’가 아닌 건전한 비판과 합리적 견제를 토대로 삼성의 ‘본질적 변화’를 이끌어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이 있다는 점을 곱씹어봐야 한다. 삼성에 대한 비판과 견제가 만용으로 귀결된다면 우리 스스로 삼성의 ‘본질적 변화’ 의지를 꺾게 만들고, 악순환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검찰도 삼성과 관련한 수사를 조속히 마무리 해 걸림돌을 제거해 줘야 한다.

‘옛날 삼성’에서 벗어나기 위한 이 부회장의 몸부림에 이제는 격려가 필요하다는 시선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비판과 질시, 질타보다는 “대기업들의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이 국민의 희망이 되고 있다”는 문 대통령의 격려처럼 말이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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