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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박정희와 전두환의 ‘별명’

이정선 기자

기사입력 : 2020-02-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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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박정희 대통령의 별명(?)은 ‘PP’였다. ‘프레지던트 박(President Park)’을 줄인 말이다.


그러나 언론이 ‘PP’라는 이니셜을 보도하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박 대통령을 ‘PP’라고 불렀다.

‘PP’는 박 대통령의 귀에까지 들리게 되었다. 박 대통령은 그게 무슨 뜻인지 부하 직원에게 물었다. ‘프레지던트 박’의 약칭이라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고 했다. 별명이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당시 ‘PP’는 권력의 상징이었다.

전두환 대통령에게도 'PC'라는 별명이 붙기는 했다. ‘프레지던트 전’의 약칭이다. 그렇지만 ‘통용’되지 못한 별명이었다. 별명이 생기나 했더니 그대로 없어졌다. 영문 이니셜은 아무에게나 적용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 대신 ‘오늘’이라는 희한한 별명 또는 ‘호(號)’가 붙었다. 매일 저녁 9시 TV 뉴스가 어김없이 “전두환 대통령은 오늘”, 또는 “오늘 전두환 대통령은…”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뉴스 가치가 ‘별로’인 경우에도 ‘톱뉴스’는 언제나 “전두환 대통령은 오늘…”이었다.

그 바람에 9시 뉴스는 ‘땡전 뉴스’라는 비아냥거림을 받아야 했다. 9시를 알리는 ‘땡’ 소리와 함께 “전두환 대통령은…”이 매일같이 되풀이된 것이다.

‘영부인’ 이순자 여사에게는 ‘한편’이라는 별명이 따르기도 했다. 대통령 뉴스가 끝나면 항상 “한편, 이순자 여사는…”이라는 보도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많은 국민이 9시 뉴스의 시작 부분을 기피, 채널을 돌려버리는 ‘습관’까지 생겨야 했을 정도였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나도 ‘CY’라고 불러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정 명예회장은 어쩌면 언론에 ‘YS(김영삼)’, ‘DJ(김대중)’, ‘JP(김종필)’ 등이 나오는 것을 부러워하고 있었다. 영문 이니셜이 붙어야 ‘정계의 거물’이 되는 모양이었다. 그렇지만 ‘CY’라는 별명도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DY’, ‘GT’라는 이니셜이 나온 적도 있었다. 정동영 장관과 김근태 장관이다. 하지만 이 이니셜 역시 잠깐 사용되는 듯했지만 후퇴하고 말았다. ‘공인(?)’은 받을 수 없었다.

더 있었다. 이재오 의원의 영문 이름에서 딴 ‘JOY’도 있었다. 정몽준 의원은 ‘MJ’로 통하기도 했다. 그 이니셜 역시 ‘수명’은 짧았다. 성공한 것은 ‘MB(이명박)’였다.

이 영문 이니셜이 또 등장하고 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NY’로 통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거 바람이 불면 늘어나는 게 이니셜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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