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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북한 핵 vs 코로나… 더 겁나는 것은?

이정선 기자

기사입력 : 2020-02-2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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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2월 12일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오전 11시 57분경에 북한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에서 리히터 규모 5.0으로 추정되는 지진이 관측되었다”는 발표였다. 우리 기상청이 분석 결과, ‘인공지진’으로 확인되었다고 했다.


북한은 당시를 전후해서 엄청난 ‘위협’을 쏟아냈다. “전쟁이 폭발 전야의 ‘분분초초’를 다투고 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판가리 결전의 최후시각은 왔다”는 등 압박했다.

북한은 그리고 ‘각본’을 짜놓은 듯 다음 행동으로 옮겼다. 김장수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말처럼,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할 만한 위협’을 차례대로 내놓았다.

‘3차 핵실험→ 유엔 안보리 제재 반발→ 정전협정 무효화 선언→ 남북 통신선 차단→ 전시상황 돌입 선언→ 개성공단 근로자 철수→ 외국인 대피 권고’ 등의 순서였다.

시중에서는 ‘괴담’이 꼬리를 물었다.


“연천에서 국지전이 발발해 전투기가 출력, 현재 대치하고 있다. 경기도민들이 대피소로 피난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공격 때 가장 안전한 곳은 중국 관광객이 북적이는 서울 도심 백화점이다. 대한민국이 초토화된다. 남북전쟁이 일어난다. 전국의 학교가 일시 휴교한다.…”

외국 언론도 우리 국민을 흔들어댔다. 미국의 CNN 방송은 상황을 시시각각으로 보도하고 있었다. 일본 언론은 원산에 있는 미사일이 상공을 향해 배치되어 있다고 하기도 했다. 대만 정부는 자국민에게 남북한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었다.

이쯤 되었으면, 국민은 불안하지 않을 재간이 없었다.

하지만 희한했다. 불안해서라도 생필품 등을 좀 챙겨놓을 만했지만, 사재기 따위는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라면과 생수, 통조림 등의 판매가 일시적으로 조금 늘어났을 뿐이라는 뉴스 정도였다. 물론, 일부 ‘가진 자’들이 5만 원짜리 현찰 뭉치를 챙기거나, 금괴를 사들이고 있다는 소식이 있기는 했다. 그러나 ‘극소수’였다.

그런데, 2020년 2월의 대한민국은 그때와 전혀 달랐다. 국민이 사재기에 나선 것이다.

라면과 생수, 즉석밥 등 먹을거리 판매가 평소보다 2~3배 늘어났다고 했다. ‘지역 봉쇄’ 얘기가 나온 대구·경북에서는 더욱 두드러졌다고 한다. 편의점에서는 상비약 판매도 크게 늘었다는 소식이다.


마스크의 경우는 한몫 잡아보려는 '매점매석'까지 극성이다. TV 화면은 ‘마스크’를 사려는 국민이 길게 장사진을 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마트의 ‘빈 진열대’도 전파를 타고 보도되고 있다.

‘북한 핵’에는 무덤덤했던 국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만큼은 견디기 껄끄러운 모양이었다. 어쩌면 북한의 위협이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어서 어느 정도 ‘면역’이 되었을 것이었다.

반면, ‘바이러스’는 무서웠던 것 같았다. 여기에 더해서, 정부의 '코로나 대책'을 국민이 혹시 신뢰하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싶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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