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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인상 무산-유가 하락...한전 '코로나 희비 교차'

국제유가, LNG 가격하락 전력구매비용 감소 '호재'...올해 2조 6천억~3조 영업흑자 전망
경기침체 전력소비 감소는 '악재'...정부 공과금 부담경감 방침으로 하반기 요금인상도 난망

김철훈 기자

기사입력 : 2020-04-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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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나주 본사 전경. 사진=한국전력
한국전력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호재와 악재의 상반된 반사작용으로 '표정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글로벌 대유행)이 세계경제 침체로 이어지면서 한전은 '국제유가 하락' 호재를 맞았지만, 동시에 코로나19가 국내 경기 침체를 가져와 전력사용량이 감소하면서 한전이 올해 의욕을 갖고 추진하려던 전기요금 인상이 사실상 물거품이 될 것이라는 악재를 감수해야 할 판이다.

국제유가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배럴당 60달러대를 기록했지만, 코로나 직격탄을 맞아 현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배럴당 20달러를 비롯해 북해산 브렌트유 배럴당 22달러, 두바이유 배럴당 25달러 수준으로 급락했다.

한전 자회사인 개별 발전사들은 해외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면서 국제유가와 연동된 가격으로 책정한다. 한국가스공사가 도입하는 LNG는 물론 개별 발전사가 직도입하는 LNG도 국제유가와 연동돼 있다.

국제유가가 최근 급락하면서 LNG를 직도입하는 발전사는 장기도입계약을 체결하는 가스공사의 LNG보다 상대적으로 더 저렴한 가격에 LNG를 도입할 수 있다.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들어 1~3월 LNG 발전연료비 단가는 1킬로와트시(㎾h)당 평균 84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6.3% 낮아졌다. 국제유가가 LNG 가격에 반영되는 약 5개월의 시차를 감안하면 올해 하반기의 LNG 발전단가는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LNG 발전소를 운영하는 발전사와 한전에게는 '호재'일 수밖에 없다. 발전연료인 유류와 LNG의 가격이 하락하면 발전사의 발전단가와 한전의 전력구매 비용은 줄어든다.


한전은 지난해 연결기준 1조 3566억 원의 영업 적자(잠정)를 기록했다. 전년도 2080억 원 영업적자와 비교해 1조 1486억 원 영업적자가 더 늘어났고, 2017년 이후 2년연속 영업적자 늪에 빠져 있는 상태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전 적자누적 원인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서 찾지만 한전은 2018년에는 고유가, 지난해에는 전력판매량 감소와 온실가스배출권 비용 등이 영업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실제로 발전사의 LNG 도입단가가 하락하면 한전의 전력 구매비용이 하락해 한전의 수익(전력판매 금액에서 전력구매 비용을 뺀 차액)이 개선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한전의 영업이익은 2조 6000억~3조 원 흑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전력 판매량 감소가 예상되지만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전력구매 비용 감소와 원전가동률 상승 등이 흑자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떄문이다.

반대로 올해 한전의 영업이익 흑자 폭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산업용을 중심으로 전력 소비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한전이 추진하는 요금체계 개편을 통한 요금 인상도 사실상 어려워진 점을 비관적 전망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한전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지난 1월 전력 판매량은 지난해 1월보다 4.8% 줄었고, 이 기간 산업용 전력판매량도 전년동기대비 5.9% 감소했다.

아직 통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올해 2월과 3월에는 산업용 전력수요가 더 크게 줄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부터 한전이 공언해 온 전기요금체계 개편이 난관에 부딪힌 것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전은 적자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전기요금체계 개편안을 마련해 하반기부터 적용한다는 속내를 내비쳐 왔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전기요금체계 개편을 사실상 총선 이후 전기요금 인상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피해지역 지원과 경기회복을 위해 '전기료 등 공과금의 유예 또는 감면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전기요금 인상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나마 정부는 한전의 적자 누적을 감안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대구와 경북 3개지역 소상공인에만 전기료 50%를 감면해 주고, 그밖의 지역은 취약계층을 선별해 3개월간 전기료 납부만 유예해 주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와 별개로 전기요금체계 개편 논의는 계속 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국제유가 같은 외부 요인은 한전의 재무구조를 건전화하는데 근본 요인이 될 수 없다"면서 "원전, 재생에너지 등 에너지믹스를 최적화하고 각종 복지할인제도를 정비해 지속가능한 전기요금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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