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G 칼럼] “신문기사 보고 투자하라”

이정선 기자

기사입력 : 2020-04-06 00:10

center
주식시세판.
증권시장의 개방을 앞두고 주식값이 펑펑 치솟을 때였다. ‘대박’을 꿈꾸는 돈이 증권시장으로 몰려들어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려고 증권회사에 맡기는 ‘예탁금’은 ‘엄청’ 불어나고 있었다. 어떤 기업이 공개를 하면, 수천억 원의 주식청약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증권시장에서는 이를 당연시하고 있었다. 주가가 더 치솟아야 증권시장을 개방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우리 기업의 주식을 ‘싼값’에 사들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주가 상승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투자자들의 ‘애국심’까지 동원해가며 주가를 끌어올렸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증권시장의 ‘과열’을 거론하면 곧바로 ‘역적’ 취급이었다. 어떤 증권회사 임원은 주가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자료를 냈다가 집중적으로 성토당하기도 했다.

그랬으니 내놓는 것은 ‘장밋빛 전망’일 수밖에 없었다. “이럴 때일수록 투자를 신중히 해야 한다”는 말은 감히 꺼낼 수도 없었다.

그러나 결과는 ‘별로’였다. 외국인투자자들은 대한민국을 대표할 만한 기업의 주식은 외면하고 유통주식 수가 적은 종목을 집중 매입해서 가격을 끌어올렸다. 그랬다가 재빨리 팔아치우고 다른 주식에 손을 대는 ‘단타매매’로 일관하고 있었다. 우리 투자자들은 그들을 따라서 매입했다가 이른바 ‘상투’를 잡고 있었다.

지금, 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투자자들이 주식을 ‘순매도’하고, 우리 투자자들이 ‘순매수’하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를 ‘동학개미운동’이라고 부추기는 듯한 ‘신조어’가 생기고 있다.

한술 더 떠서 ‘동학삼전운동’이라는 신조어로 발전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인다고 해서 ‘삼전운동’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지난달 2일 5만5000원에서 이달 2일 4만6800원으로 14.9%나 떨어졌는데도 되레 5조 원어치 넘게 매입했다고 한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주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주식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된 상황”이라면서 “단순히 과거보다 주가가 낮아졌다는 이유만으로 투자에 뛰어드는 ‘묻지 마 투자’, 과도한 대출을 이용한 ‘레버리지 투자’ 등은 자제해 달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실제로, ‘호재’가 없는 상황이다. 1분기 세계 주요 91개 주가지수가 평균 21.77%나 떨어졌다는 소식이다. 우리나라의 코스피도 20.16%나 하락했다.


경제예측기관의 전망은 코로나 19의 타격으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뒷걸음질 칠 것이라는 자료를 쏟아내고 있다.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나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재’는커녕, ‘악재’만 쌓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신문기사를 보고 투자를 하라는 말이 있다. 증시 침체를 우려하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하면 주식을 사고, 반대로 증시가 과열되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하면 팔아야 한다는 ‘가이드(?)’다.

언론이 증권시장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증권당국이 어떤 식으로든 ‘시장조치’를 취하곤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문을 보고 투자를 하면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하더라도 큰 손해를 입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냉정할 필요가 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

핀란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