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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긴급사태' 너무 늦었다… 코로나19 잠재울지 미지수

경제충격 우려 미루다 여론에 떠밀려 뒤늦게 긴급사태 선언
아베 국민 협력 호소에도 “강제력 부족해 큰 변화 없을 것”

이태준 기자

기사입력 : 2020-04-08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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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일 가구 당 천 마스크 2개를 배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자 일본 트위터 상에서는 이같은 방침을 비판하는 트윗들이 잇따랐다. 사진=뉴시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결국 두 손을 들었다. 하지만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본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는 경제 충격을 우려해 코로나19 긴급사태 선언에 소극적이었으나 확진자가 급증하고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자 여론에 떠밀려 7일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수도 도쿄(東京) 등 7개 지역에 ‘긴급사태 선언’을 발령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들에게 협력을 호소했다.

그러나 일본의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는 강제력이 부족해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긴급사태 선언 자체가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다.

긴급사태 선언의 대상이 된 광역자치단체의 지사는 주민들에게 외출 자체를 요청할 수 있지만, 이미 여러 지자체가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를 당부한 데다 외출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며 따르지 않더라도 처벌을 받지 않는다.

게다가 일본 정부와 주요 지자체는 긴급사태에 대해 식료품이나 의약품을 사기 위한 외출은 예외이며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산책·조깅도 허용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을 제대로 추적하지 못하는 일본 정부의 대응과 경로 불명의 감염이 확산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긴급사태 선언 후에도 개인 간 접촉으로 감염이 계속 확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의 기능은 유지하고 도시 봉쇄도 하지 않는다.

다만 긴급사태 선언에 따라 지자체장이 학교, 극장, 백화점, 체육시설 등의 사용 중단, 행사 개최 제한 요청 및 지시를 할 수 있다는 점은 주목된다.

모든 시설이 당국의 요청이나 지시를 따른다면 사람들 사이의 접촉은 줄어들 전망이이지만, 문제는 이런 지시 및 요청에도 강제력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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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7곳에 코로나19 긴급사태 발령. 그래픽=뉴시스

그러나 긴급사태 선언이 의료 기능을 유지하는 데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이 의약품을 팔도록 업자에게 요청할 수 있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강제 수용이나 보관 명령이 가능하다.

또 임시 의료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소유자의 동의 없이 토지와 건물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일본 보건 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를 수용할 병상이 부족한 가운데 호텔 등 민간 시설에 경증 환자를 수용하고 의료기관은 중증 감염자를 치료하는 등의 조치를 할 계획이다.

의료 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병상 외에도 의료진 확보도 중요하다.


전문 인력의 공급이 제한돼 있어 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오자키 하루오(尾崎治夫) 도쿄도의사회장은 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쿄의 여러 유명 병원에서 "의사도 간호사도 꽤 지쳐 있다"며 "꽤 심각한 상황"이라는 진단을 내렸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긴급사태 선언 자체가 너무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긴급사태 선포 지역 중 하나인 도쿄의 경우 지난달 30일 기준 누적 확진자가 443명이었는데 6일 1116명을 기록하는 등 1주일 만에 확진자가 2.5배로 증가하는 등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한 상황이다.

시부야 겐지(澁谷健司)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KCL) 공중위생연구소장은 이달 4일 민영 방송사 뉴스 네트워크인 NNN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감염 폭발의 초기 단계에 들어왔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지난주에 긴급사태를 발령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요코쿠라 요시타케(橫倉義武) 일본의사회 회장은 "정말 속도감 있게 대응해달라고 줄곧 부탁했다. 겨우 이뤄졌다"며 긴급사태 선언이 너무 늦었다는 견해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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