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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윈-윈 방정식’

코로나19 위기 속 두 사람 소송戰 '빈축'...최 회장, 국가경제 기여할 수 있도록 도와야

김민구 기자

기사입력 : 2020-04-1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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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이 최근 다시 재개됐다.


그동안 이혼 의사가 없다던 노 관장이 지난해 말 입장을 바꿔 이혼 의사를 밝혀 거액의 재산분할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런데 노 관장은 며칠전 첫 재판에서 갑자기 이혼 의사가 없다는 뜻을 일부 언론에 흘렸다. 첫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됐는데 그 내용이 공개된 것이다. 첫 단추부터 잘못 꿰었다.

노 관장은 최 회장이 다시 가정으로 돌아오면 자신도 재산분할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선언했다. 심지어 최 회장과 동거인 사이에 태어난 자녀도 받아들이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노 관장의 말이 계속 바뀌어 듣는 이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경제학 분야 가운데 정보경제학이 있다. 정보경제학은 경제활동과 정보의 상관관계를 따지는 학문이다.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분야 가운데 하나가 정보이며 정보가 왜곡되거나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면 서로를 믿지 못하는 이른바 ‘정보의 비대칭성(information asymmetry)’이 발생한다.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 애컬로프 UC버클리대() 교수가 선보인 경제학 이론이기도 한 정보의 비대칭성은 상호 신뢰를 허무는 역선택(逆選擇)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노 관장의 최근 행보는 정보의 비대칭성(오히려 신뢰의 비대칭성일 지도 모른다)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노 관장이 재산분할을 위한 반소(反訴)를 제기한 것은 이혼을 전제로 한 수순이다. 그런데 첫 재판부터 갑자기 이혼 의사가 없다고 얘기한 것은 무슨 뜻인지 헷갈린다.

그럼에도 재판부가 재판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인 것을 보면 재판부 역시 노 관장에게 이혼 의사가 있다고 보는 셈이다.

제3자 관점에서 볼 때 노 관장이 만약 어떤 목적을 위해 재판 내용을 의도적으로 흘렸다면 전형적인 '언론 플레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힘들다. 노 관장이 여론을 통해 재산분할을 좀 더 받아내겠다는 꼼수로 비쳐질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그것이 아니기를 바란다.

노 관장이나 변호인 측이 절차상 이유로 실수를 범했을 가능성도 있다. 만일 그렇다면 향후 유사한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변호인단을 철저하게 단속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언론이나 재판부에 직접 전달하면 된다.

또한 노 관장이 진정 이혼 의사가 없다면 자신이 제기한 반소를 취하는 것도 합리적인 수순이다.

그런데 노 관장의 대처방식을 보면 오해를 불러 일으켜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에 충분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최 회장측도 많이 억울했던 모양이다. “노 관장은 이혼의사가 확고하면서도 언론에는 가정을 지키려는 것처럼 하는 것은 대중의 감성을 이용한 여론전일 뿐 그 진정성은 전혀 없다”고 일갈한 최 회장 법률대리인 측 반응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지 않는가.

그는 또 “노 관장이 동거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도 받아들이겠다는 것은 법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맞지 않는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당사자인 자녀에 대한 배려는 조금도 없는 전근대적인 사고”라면서 발끈했다.

다수 국민의 눈에는 의도적이든 아니든 언론에 비공개 법정 내용을 은근슬쩍 흘리는 노 관장 측이나 이에 반박하는 최 회장 측이나 오십보백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로 국민의 삶이 황폐화되고 한국경제가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서게 된 위기상황에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판 내용은 큰 관심거리가 아니다. 딴 나라 얘기나 마찬가지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지금이라도 여론 향배에 기대려하지 말고 하루빨리 이혼소송을 마무리해 각 자의 길을 가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이것이 바로 노 관장이 언론에 밝힌 대로 ‘사회적으로 남다른 혜택을 받은 두 사람이’ 해야 할 일이 아니겠는가.

국내 재계 서열 3위 SK그룹을 이끄는 최 회장은 이혼소송을 조속히 마무리한 뒤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전대미문의 '블랙 스완'을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는 경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이것만이 지리한 이혼소송보다는 코로나19라는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고 경제회생과 고용창출을 통한 기업보국(企業保國: 기업을 통해 국가에 기여한다)을 실천하는 올바른 모습이다.

노 관장은 경제위기를 도외시하고 국내 3위 대기업 수장(首長)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난을 피하려면 평소 자신 관심 분야인 디지털 아트를 통해 코로나19에 지쳐있는 국민들을 위로하는 것이 국민 대부분이 바라는 자세인지도 모르겠다.


김민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entlemin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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