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슈 24] "비만인, 코로나19에 정상인보다 취약"

비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미국에서 다시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비만은 코로나19 확산의 징조를 드러내는 지표라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많이 나오고 있는 점은 미국의 비만 인구비율이 매우 높은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미국 보건당국으로서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NYT는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비만은 노인 환자에게도 위험하지만, 젊은층에도 심각한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

보통 노인들은 질환의 종류와 상관없이 정상인보다 비만인 사람이 더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미국 의학 전문가들은 비만 문제에 노출된 젊은 환자들이 정상인보다 코로나19에 매우 취약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비만과 코로나19의 상관관계는 파악될 수 있지만, 상관관계의 배경은 제대로 분석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의학적인 가설은 여럿이다. 비만인 사람이 정상인에 비해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잘 감염되는 게 사실이고, 코로나19도 감염증이기 때문에 이런 가설이 신빙성이 있다는 것이다.

뚱뚱한 사람은 기관지염이나 폐렴 등 호흡기 감염에 유독 잘 노출된다. 병원 내 감염 비율도 정상인에 비해서 높다는 게 여러 연구결과에서 나온다.

또 비만 환자는 합병증에 취약하고, 항생제의 효과도 반감되는 경우가 많다. 비만과 감염 요인은 서로 원인을 제공하며 악순환을 반복한다는 게 의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뉴욕주립대학의 레어라 호르위츠(Leora Horwitz) 교수는 "결론을 내기에는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았지만, 비만 환자가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보다 코로나19에 더 취약하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성인의 42%인 8000만명이 비만 진단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비율은 코로나19 환자가 많은 중국이나 이탈리아의 성인 비만율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에서 코로나19 환자 중 흑인이 유독 많은 점은 높은 빈곤율과 낮은 건강보험 가입비율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비만 비율도 묵직한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추론했다.

코넬대 의학 박사인 로이 굴릭(Roy Gulick) 교수는 "비만이 코로나19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개연성이 높다"며 "이게 사실이라면 뉴욕주보다 비만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들이 더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외국 유입자가 많은 뉴욕과 뉴저지주 등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비만 인구 비율이 높은 중서부와 남부 등지에서 환자가 급증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병원 입장에서 비만 환자는 일반 환자에 비해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비만 환자들은 체형에 맞는 침대를 구하기도 힘들고, 다른 환자에 비해 시간을 더 들여야 하는 경우도 많다고 일부 의사는 고백한다.

비만과 코로나19의 상관관계는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확인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최근 중국의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 112명 중 사망자가 17명에 달한 집단이 보고됐는데, 이중 15명이 과체중이거나 비만 상태의 환자였다.

일부에서는 비만과 코로나19의 상관관계에 의구심을 표한다. 비만 환자는 대개 빈곤층에서 많이 나타나므로 이들은 애초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을 뿐이라는 것이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