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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리더의 뛰어난 임기응변은 촘촘한 전략을 초월한다

류호택 기자

기사입력 : 2020-05-13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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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
대통령 후보 중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이낙연 전 총리의 이천 화재 사망자 빈소 방문 시 나눈 대화가 화제다. 그는 즉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후 사과를 해 남다른 면모를 보였다. 그의 사이다 발언은 야당의 공세를 무력화시키면서도 미움을 사지 않은 것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이번 이천 화재 사건은 충분한 준비 없이 방문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잘못된 말을 하진 않았지만, 그의 말이 회자되고 있는 것은 평소에 그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에 임기응변에 대한 말이 나오는 것일 게다.


'임기응변'은 '임시변통'과는 다르다. 임시변통(臨時變通)이 갑자기 발생한 일을 빠르게 임시로 둘러맞춰서 처리하는 것임에 비해 임기응변(臨機應變)은 그때그때 처한 뜻밖의 일을 재빨리 그 자리에서 알맞게 대처(對處)하는 것을 말한다. 임기응변은 요즘 유행하고 있는 날렵하고 민첩한 또는 재빠르고 기민한 혁신 조직을 목표로 하는 경영 패러다임의 의미인 '애자일(agile)'과 유사한 개념이다. 임기응변이 리더의 역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애자일'은 조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야기된 현재 상황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앞으로도 이런 예측 불가능한 상황은 언제든 올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리더의 임기응변'이나 '애자일 조직' 모두 필요하다.


그렇다면 처음으로 돌아가서 국무총리 시절 그렇게 대응을 잘했던 이낙연 총리의 이천 화재 현장에서의 대응은 무엇 때문에 논란을 불러왔을까? 사과의 정석, 위로의 정석, 사이다 발언의 정석으로 일컬어졌던 그가 감정을 읽지 못한 듯한 행동은 왜 발생했을까? 어떻게 하면 몸에 밴 자연스러운 행동이 나올 수 있었을까?

임기응변이 아닌 임시변통이 나오는 이유는 첫째 자신의 경영철학이나 삶의 철학에 진정성 있는 이타심이 없거나 부족한 경우이다. 이런 경우 극히 사무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 둘째, 자기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기화'란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 혼연일체가 된 것이다. 자기화가 안 된 경우 갑작스러운 상황이 발생하면 본 모습이 나올 수밖에 없다.

삼국지에서 임기응변에 능한 인물로는 '제갈공명'이다. 그가 혼자서 거문고 하나로 적을 물리친 것이나, 죽은 후에 자기모형을 만들게 하여 사마의를 물리친 예는 대표적인 임기응변이라고 할 수 있다. 붉은 나폴레옹이라고 부르는 최고 전략가 베트남의 영웅 '보웅우엔잡'의 '3不 전략' 즉 '①적이 원하는 때에 싸우지 않고 ②적이 원하는 장소에서 싸우지 않고 ③적이 원하는 방법으로 싸우지 않는다'도 임기응변의 훌륭한 예다. 한신도 임기응변으로 '배수의 진'으로 승리했지만, 임진왜란 때 '신립' 장군은 '배수의 진'을 쳐 몰살당했다. 한신의 배수의 진은 구원병이 도착한다는 승리의 희망이 있는 배수의 진이었지만 신립 장군의 배수의 진은 승리의 희망은 없고 죽음만 기다리는 배수의 진이었기 때문이라고 보는 학자도 있다.

리더는 임기응변력이 있어야 한다. 타고난 임기응변력을 가졌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임기응변력을 배양해야 한다. 후천적인 임기응변력 배양 방법은 첫째, 주변에서 일어난 상황 중 자신에게 해당 될 만한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를 미리 생각해 보는 것이다. 본 칼럼처럼 말이다. 방법을 찾았다면 둘째, 그것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셋째, 해결 방법이 자신의 경영철학이나 조직운영철학에 부합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만약 어긋난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화가 안 된다. 넷째, 유머로 표현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다. 유머는 상대를 곤란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곤궁에서 일순간에 탈출하게 해 준다.

다행히 우리 민족은 임기응변에 능하다고 한다. 권한을 부여받은 리더가 임기응변이나 애자일로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CEO는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 특히 임기응변은 위기 속에서 빛을 발한다. 임시변통이 아닌 임기응변은 생존에 필수다. 특히 천년기업가에게는 더욱 그렇다.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지속가능한 천년기업의 비밀'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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