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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 유조선 운임 급등·급락 장세에 긴장

해운사 선박 운용 전략에 혼선 빚어...원유저장선 역할 반영 안해

남지완 기자

기사입력 : 2020-05-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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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석유화공(Sinopec) 유조선이 원유 터미널에 정박해 있다. 사진=로이터
전 세계 해운업계가 유조선 운임이 급등과 급락을 거듭하는 롤러코스터 장세에 긴장하고 있다.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 석유수요가 크게 줄어 유조선 운임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유조선 운임지수(WS)가 매달 급등과 급락을 반복해 해운업계 예상을 번번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운업체들의 선박 운용 계획도 무용지물이 될 처지에 놓였다.

WS는 유조선 운임을 대변하는 수치다. 일반적으로 WS가 상승하면 해운사는 직접 유조선을 운영해 유조선 운임 수익을 챙기고 WS가 하락하면 선박을 직접 운용하지 않고 다른 업체에 빌려주는 계약을 체결해 ‘용선 수익(선박을 빌려주는 데 따른 수익)’을 챙길 수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로 전세계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석유 소비도 줄었기 때문에 대부분 산업이 둔화돼 석유 수요가 줄면 WS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 지난해 12월 초 WS는 90포인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유행한 후 1월 초 130 포인트, 2월 초 52포인트, 3월 초 46포인트, 4월 초 165 포인트 그리고 5월 초에는 70 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수치가 급등과 급락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는 지수가 급격하게 변하는 이유는 유조선이 ‘원유운반선’ 역할을 수행하는 것 외에 ‘원유저장선’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WS가 신뢰할 만한 값을 내포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했다. 유조선이 원유저장선으로 사용되면 가용(사용 가능한) 선복량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고 이는 WS의 변동성 확대에도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클락슨리서치의 지난 1월 말 발표에 따르면 유조선 운임시장에서 재화중량 20만t 이상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선박을 중심으로 ‘원유저장’ 용도의 용선계약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월 전세계에서 VLCC 35척의 용선계약이 체결됐으며 이 가운데 20척이 원유저장 용도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해운 브로커와 선주들은 VLCC를 이용한 원유 저장량이 이미 전세계적으로 8000만 배럴(약 120만 리터)에 이른 것으로 추정한다. 또한 VLCC보다 작은 선종인 수에즈막스 급(재화중량 15만t)과 아프라막스 급(재화중량 10만t) 유조선에는 이미 1000만 배럴(약 15만 리터) 이상 원유가 저장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원유를 싣고 운반한 유조선이 목적지에 도착했지만 화주가 해당지역에서 화물(원유) 하역을 진행하지 않아 대기하고 있는 선박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원유 공급 과잉으로 하역을 해봤자 저장할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석유화공(시노펙·Sinopec)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석유 수요가 급감해 육상 저장 탱크는 이미 포화상태이며 시노펙 선박 100여 척도 유조선 저장 용도로 사용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유조선을 다른 형태로 이용하는 회사가 많아질수록 가용 선복량 파악이 힘들기 때문에 앞으로도 유조선 운임 변동은 꾸준히 반복될 전망이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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