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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솔루스, 유럽공략 준비 마쳤는데 공개매각 신세라니...

두산그룹 노력, 타사가 모두 가져갈 판...채권단의 통 큰 추가지원이 관건

남지완 기자

기사입력 : 2020-05-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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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솔루스 헝가리 동박 공장이 건설되고 있다. 사진=(주)두산
경영난을 겪고 있는 두산그룹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알짜 계열사' 두산솔루스를 매물로 내놨다.


리튬이온 2차전지에 들어가는 필수부품 동박(Copper Foil:배터리 음극집전체) 등 글로벌 소재업체인 두산솔루스는 두산그룹이 유럽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야심차게 육성한 업체이기도 하다.

그런데 '효자 업체'인 두산솔루스가 다른 다른 기업에 넘어갈 처지가 된 것이다.

23일 소재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두산솔루스는 지난달 말 공개매각 신세로 시장에 나왔다.

두산솔루스의 매각 가격은 1조~1조40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두산솔루스가 괄목할 만한 매출액(709억 원)을 아직 일궈내지 못하고 있지만 동박 공장 완공이 임박한 점, 공장 완공 전 동박 판매처를 확보한 점, 글로벌 배터리업체와 자동차업체가 인접한 유럽 내 동박 공장과 가까운 곳에 있다는 점 등이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동박 사업은 지난해부터 전 세계의 '미래 먹거리'로 부상했다. 동박은 전기차 배터리의 필수재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가운데 음극재를 만들 때 필요한 소재다.

두산솔루스의 동박 기술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두산솔루스는 1996년 세계최초로 배터리용 동박을 개발했다. 다만 당시 시장에서 동박제품 수요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산업용으로 대규모 생산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전기차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동박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이 20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세계 동박수요량은 39만9000t이며 공급량은 36만1000t으로 분석된다. 동박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 동박 시장을 적극 공략한 두산솔루스의 혜안이 빛을 볼 날도 멀지 않았다.

두산솔루스는 지난해까지 두산그룹 지주사 (주)두산의 계열사였다. 동현수 (주)두산 부회장은 “고부가가치 소재회사 두산솔루스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히는 등 유망기업으로 관심을 모았다. 게다가 두산솔루스는 올해 하반기에 연 1만5000t 생산라인 증설 계획도 잡혀 있어 경쟁력 강화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두산솔루스의 세계 최고급 제품 개발 노력과 투자 계획은 두산그룹의 경영위기로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두산그룹에 2조4000억 원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두산그룹의 자산 매각과 제반 비용 축소 등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두산그룹이 별도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매물로 나온 두산솔루스는 매각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국내에서 동박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업체는 SKC와 일진머티리얼즈가 있다. SKC는 국내에 동박 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일진머티리얼즈는 국내와 말레이시아에 동박 공장을 보유중이다. 두산솔루스 공장은 유럽(헝가리)에 있기 때문에 다른 동박 회사보다 유럽진출에 유리하다.

재계 관계자는 "지주사의 철저한 계획아래 유럽을 공략했던 사업이 팔리는 신세가 된다는 것은 두산그룹 입장에서는 알짜배기 중에서 알짜배기를 뺐기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두산솔루스 공개매각이 진행돼 두산솔루스가 두산그룹 품을 떠나게 될지, 아니면 채권단이 통큰 추가 지원을 해 두산솔루스가 두산그룹에 계속 남을 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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