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때 베를린 공습에서도 생존한 악어 '새턴(Saturn)'이 84세로 모스크바 동물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24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헤럴드에 따르면 모스크바 동물원은 이날 "어제 아침, 우리의 미시시피악어 새턴이 약 84세에 죽었다. 우리는 74년 동안 새턴을 보호하는 영광을 누렸다"고 밝혔다.
미국 태생인 새턴은 1936년 태어나자마자 독일 베를린 동물원으로 거처를 옮겼으나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 11월 22~23일 동물원 주변이 집중적으로 폭격을 당하면서 죽을 뻔 했다. 새턴은 3년 뒤 영국군에 발견됐고, 당시 소련으로 건네졌다.
미시시피에서 독일 베를린 동물원으로 보내진 새턴은 당시 악어 쇼의 인기 스타로 자리잡았다. 당시 히틀러는 전쟁 전 이 동물원을 자주 방문했는데 그때마다 이 악어를 감탄하며 바라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한때 새턴이 아돌프 히틀러가 키운 악어라는 소문도 있었지만 사실은 아니다.
새턴은 사육사를 알아볼 수 있었고, 솔로 마사지를 받는 것을 좋아했으며, 화가 나면 철로 만든 집게와 콘크리트 조각을 이빨로 거뜬히 부서뜨릴 정도로 힘이 셌다고 동물원 측은 설명했다.
미시시피악어가 대개 30∼50년을 산다는 점을 고려하면 새턴은 장수한 편이다.
김수아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suakimm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