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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트럼프 11월 대선 바이든에 전방위 열세…재선 유일한 희망은 ‘중국 때리기’

김경수 편집위원

기사입력 : 2020-06-0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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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사진)이 올 11월 대선에서 경쟁 후보 바이든에 전 방위 열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재선의 유일한 희망은 ‘중국 때리기’ 성공 여부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공화당 현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부통령의 맞대결이 벌어질 2020년 미국 대선이 선거일(11월 3일)까지 5개월여가 남았다. 2020년 대선은 4년 전과 어디가 어떻게 다를까. 이번과 지난 대선의 차이점을 정리해 본다. [편집자 주]

■ 코로나19로 치솟은 실업률, 경기침체 악재

첫째, 실업률과 경제 살리기이다. 2016년 대선 투개표일(11월 8일) 직전에 발표된 10월 실업률은 4.9%였다. 이에 반해 2020년 4월 실업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여파로 14.7%까지 치솟았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및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회의 위원장은 향후 실업률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발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제 살리기’는 재선의 열쇠인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문제는 11월 8일 투‧개표일까지라는 시한부라는 점이다. 트럼프는 그때까지 코로나19 이전의 호조 경제로 되돌릴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 기한이 없다. 바이든은 높은 실업률을 비판하고 경제 회생의 구체적인 플랜을 유권자에게 제시할 수 있으면 된다. 이것은 바이든에게 있어 가장 큰 ‘어드밴티지’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5개월 안에 경제 회생을 이뤄내기 어렵다고 보는지, 최근 들어 올해를 ‘미국을 위대하게 하기 위한 과도기’라고 수정하고 ‘내년은 최고의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 유권자 호감도 여론도 바이든에 밀려

두 번째는 두 후보에 대한 호감도다. 4년 전 대선 때는 트럼프와 클린턴 두 사람의 호감도가 낮아 ‘미움받는 싸움’으로 야유를 받았다. 반면 이번 대선에서는 트럼프와 바이든의 호감도에서 뚜렷한 차이를 볼 수 있다.

미 퀴니피악 대학(동부 코네티컷주)의 여론 조사(2020년 5월 14~18일 실시)에 의하면,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호감이 간다’라고 회답한 유권자는 45%로 ‘호감이 안 간다’ 41%보다 4%포인트 앞서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호감이 간다’고 답한 유권자는 40%, ‘호감이 안 간다’는 55%로 부정적 응답이 15%포인트나 앞서고 있다. 현시점에서 바이든이 호감도에서 우위에 서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 코로나19로 인한 쟁점 변화도 부정적

 

세 번째는 쟁점의 변화다. 2016년 선거 때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불법 이민은 강간자라며 과격한 발언을 쏟아내며 멕시코 때리기에 시간을 쏟았다. 그 결과 트럼프는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장벽’ 건설을 주요 쟁점으로 삼는 데 성공했다. 2020년 선거에서는 미 국민의 이민 문제에 대한 관심이 2016년만큼 높지 않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대신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을 표적으로 ‘중국 때리기’에 에너지를 쏟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지칭하고, 바이러스 감염 확산을 ‘중국에 의한 살육(carnage)’이라고 부르며 “이는 모두 톱의 지시다”라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물론 여기서 톱은 시진핑 국가주석을 일컫는다.

■ 열쇠를 쥐고 있는 노인층 표심도 이동

네 번째는 65세 이상 노인의 표심이다. 이 연령대는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의 겹치는 지지층이다. 게다가 젊은 층에 비해 투표하러 가는 비율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2016년 대선에서는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52%,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45%의 지지를 얻었다. 그런데 최근 노년층에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바로 ‘트럼프 이탈’ 현상이다.

퇴직한 고령자가 많이 거주하고 있는 경합주인 남부 플로리다주에서는 코로나19에 의해 지금까지 2,200명 이상이 사망했다. 그중 83%가 65세 이상 고령자들이었다. 노인들 사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으며, 그것이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면 퀴니피악 대학이 4월 22일 발표한 플로리다주를 대상으로 한 여론 조사에 의하면, 이 주의 65세 이상 유권자 지지율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52%, 트럼프 대통령이 42%로 바이든이 10%포인트나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에 실시한 같은 대학의 조사(2020년 5월 14~18일 실시)에서도 65세 이상의 고령층 지지율에서 바이든이 트럼프를 10%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한 이 연령층에 대한 영향은 간과할 수 없다. 만일 바이든이 플로리다주에서 고령자의 표를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빼앗고, 중서부 미시간주와 위스콘신주 및 동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동부 버몬트주)을 지지하는 젊은이를 투표소에 동원할 수 있으면 승기가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을 ‘잠에 취한 조’라고 낙인찍고 야유와 조롱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바이든에게 ‘비틀거리는 노인’ ‘머리가 나쁜 노인’이라는 이미지를 유권자들에게 심어주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트럼프는 바이든이 다수 주에서 동시에 코커스(당원대회) 경선을 화요일에 개최하는 ‘슈퍼 화요일’을 ‘슈퍼 서스데이’(목요일)로 불렀다며 그를 조롱하기도 했다.

게다가 남부 조지아주는 슈퍼 화요일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트럼프는 바이든이 이 주를 넣었다고 지적하며 머리가 혼란스럽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그의 노화 현상을 크게 부각시켜 공격을 가하는 트럼프의 선거 전략에 불쾌감을 표시하는 노인들도 적지 않다.

■ 당내 낙선운동 ‘링컨 프로젝트’도 부담

다섯째는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에게 등을 돌린 ‘링컨 프로젝트’다. ‘링컨 프로젝트’는 트럼프 대통령을 낙선시키기 위해 고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존 케이식 전 오하이오주지사(이상 공화당)의 전직 선거 참모들이 만든 프로젝트다. ‘링컨 프로젝트’는 인터넷 비디오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을 국가를 다시 통일하는 초당파 리더로 묘사하고 있다.

게다가 ‘2개의 미국’이라고 제목을 붙인 비디오에서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미국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 최전선에서 싸우는 의료 종사자와 락 다운(도시 봉쇄)에 반대하는 항의 활동가를 선명히 대비하고 있다. 이 비디오는 전자는 다른 사람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사람, 후자는 자신만을 위해 싸우고 있는 사람이라고 대비하고 있다. 비디오는 우리는 트럼프가 어느 쪽 미국인인지 이미 알고 있다. 당신은 어느 편이냐고 물어보며 끝을 맺고 있다.

‘링컨 프로젝트’의 인터넷 비디오에는 트럼프 진영의 선대본부장 브래드 파스케일의 호사스러운 생활을 폭로하는 것도 있다. 파스케일은 플로리다주에 있는 240만 달러짜리 호화저택에 살고 있으며, 100만 달러짜리 아파트 2채를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요트와 슈퍼카 페라리를 타고 있다고 폭로하고 있다.

4년 전 본선에서는 공화당 내에 트럼프 및 같은 진영의 선대본부장을 이렇게까지 격렬하게 비판하고 클린턴을 응원하는 프로젝트는 존재하지 않았다. 지난 선거에서 민주당 지지자이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숨은 트럼프’에 대해 이번 선거에서는 공화당 지지자로 바이든에게 표를 던질 ‘숨은 바이든’의 싹이 확실히 트고 있다. ‘링컨 프로젝트’는 그 싹을 크게 성장시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상 지난 대선과 올해 대선의 5가지 차이점을 꼽았다. 그중에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높은 실업률 및 고령자의 지지율은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호감도에서도 바이든은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 덧붙여 ;‘링컨 프로젝트’의 지원 사격도 받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불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 때리기’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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