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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농특세 폐지하면 ‘이중과세’ 해결

이정선 기자

기사입력 : 2020-07-0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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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88서울올림픽’을 치르려면 많은 돈이 필요했다. 당시 예산으로 2조6000억 원에 달했다.

그런데도 전두환 정권은 1980년대 초반 국가 예산을 동결시켰다. 물가를 잡기 위해서였다. 예산을 억제하면 물가가 잡힐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올림픽을 치를 돈만큼은 계속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다른 부문에 투입해야 할 돈을 줄여야 했다.

그 바람에 길을 닦고, 항만시설을 확충하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상대적으로 소홀해지고 말았다. 결국 대한민국은 올림픽 이후 심각한 교통대란, 항만대란을 빚게 되었다. ‘올림픽 후유증’이었다.

후유증의 해결은 ‘국민 몫’이었다. 1994년부터 ‘교통세’라는 ‘목적세(目的稅)’를 거두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는 국민에게 교통세를 부과하면서 앞으로 10년 동안만 부과하는 ‘한시세(限時稅)’라고 했었다.

하지만 10년 한시라던 교통세는 지금도 부과되고 있다. 과세시한을 계속 연장하더니, 아예 ‘교통·에너지·환경세’라는 이름으로 확대되고 말았다.

‘영원한 우방’인 미국이 마침내 쌀까지 제공하겠다고 나섰을 때 우리는 발끈했다. 자자손손 쌀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민족이기 때문이다. 김영삼 대통령이 “정권을 걸고 쌀시장만큼은 방어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쌀시장은 개방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농민들의 ‘분노’였다. 그래서 거두기 시작한 게 ‘농어촌특별세’, 줄여서 ‘농특세’라는 ‘목적세’였다.

농특세도 1994년부터 10년 동안만 부과하는 ‘한시세’였다. 그렇지만 10년씩 두 차례 연장되었다. 2024년까지 거두겠다고 했다.

‘목적세’는 더 있다. ‘교육세’다. ‘학교시설과 교원 처우 개선에 소요되는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세다.

목적세인 만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몇 년 동안만 징수하겠다는 ‘기한’이 있었다. 그래서 1982년부터 5년 동안 걷는 한시세로 출발했다.

그랬던 교육세는 영원히 납부해야 하는 ‘영구세(永久稅)’로 전환했다. 국민은 지금도 교육세를 바치고 있다.

징수기간을 이렇게 늘렸지만 목적세가 그 ‘목적’을 충족시켰다고 보는 국민은 아마도 ‘별로’다.


국민은 아직도 쾌적한 교통을 즐기지 못하고 있다. 농어촌의 삶도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교육정책은 잊을 만하면 잡음이 생기고 있다. 그러면서도 세금만큼은 꼬박꼬박 물고 있다.

지금, 목적세 가운데 ‘농특세’가 또 다른 불만을 사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방향’에서 ‘이중과세’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코스피 주식을 매도할 때 증권거래세 0.1%와 농특세 0.15%를 거두던 것을 2023년에는 증권거래세를 없애고 농특세 0.15%만 남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융투자소득의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럴 경우 양도소득세를 내면서 주식을 팔 때 증권거래세(농특세)를 또 내야하는 이중과세가 될 것이라는 주식투자자들의 불만이다.

그렇다면, 농특세를 연장된 징수시한인 2024년까지만 거두고 폐지하면 불만을 조금 무마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전례를 보면 한번 거두기 시작한 세금을 포기할 정부는 아니지만.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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