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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다주택 공직자, 집 한 채는 비워뒀을까

이정선 기자

기사입력 : 2020-07-0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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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부동산 정책의 최고 책임자인 장관이 자신의 집을 전세 놓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적 있었다.

지난 정권 국토해양부의 모 장관이 그랬다. 폭등하는 전셋값 대책을 세우면서, 한편으로는 전세를 굴리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이 장관은 2007년 12월 서울 회현동 남산 기슭의 대형 주상복합 아파트를 분양받았는데, 이듬해 2월 인사청문회에서 투기 의혹이 제기되자 “현재 거주 중인 아파트 등을 처분하고 들어와서 살겠다”고 했다.

그러나 장관은 주상복합 아파트가 완공된 후에도 입주하지 않았다가, 전세대란이 한창일 때 전세를 주고 자신은 기존 경기도 산본 아파트에서 계속 거주하고 있다고 했다.


장관은 “도심에서 살 생각으로 미분양 아파트를 구입했지만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가 과천 청사로 출퇴근하기 편리해 불가피하게 전세를 주게 됐다”고 해명하고 있었다.

장관이 주상복합 아파트를 5억 원에 전세 줬다면, 그 전세금을 은행에 그냥 넣어둬도 어지간한 월급쟁이의 연봉 정도쯤 되는 이자 수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은행 빚을 얻어서 마련했을 경우에도 전세금에서 나오는 수입으로 은행 금리를 감당할 수 있을 만했다. 야당은 “애초부터 투기용으로 구입한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집 없는 서민의 고통을 피부로 느끼기는 아마도 힘들 것이었다. 실제로 장관은 “전세난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책을 내놓을 것은 다 내놓았다”고 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전셋값 폭등을 즐긴 게 아니냐”는 비아냥거림이 나오기도 했다.

지금 이 ‘과거사’를 떠올리는 것은 ‘오버랩’되는 게 있기 때문이다. 경실련이 기자회견에서 주장한 ‘다주택’ 청와대 참모들 얘기다.

경실련은 “올해 3∼6월 공개된 청와대 공직자 재산을 분석한 결과 공개대상 전·현직 64명 중 28%인 18명이 전국에 2채 이상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였다”며 “청와대 참모에게 내린 보유주택 처분 권고가 이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경실련은 ‘이른 시일 안에 한 채만 남기고 처분하라’는 권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8명의 전·현직 청와대 고위 공직자가 수도권 내 2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고도 했다. 경실련은 이들의 보유 주택이 2017년에 비해 평균 7억3000만 원 올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장 청와대 참모의 부동산 보유 실태를 점검하고, 정부 내 고위공직자 중 투기세력을 내쫓기 바란다”고 촉구하고 있었다.


고위공직자들이 다주택자일 경우, 부동산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아무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조사한 결과, 국민 가운데 40.9%는 문재인 정부 임기 종료 시점의 집값이 지금보다 더 올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6·17대책’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는 사실도 국민의 신뢰도를 반영해주고 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생겼다. 다주택자들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집 이외의 나머지 집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 하는 점이다. 아마도 ‘빈 집’으로 방치하지는 않았을 듯싶었다.

그렇다면, 혹시 지난 정권의 장관처럼 전세를 주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는 것이다. 만약에 그랬을 경우, 공직자들의 수입은 ‘+α’가 될 수 있을 만했다. 집값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전세금 굴린 이익’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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