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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사우디"감산해라. 그렇지 않으면 가격전쟁 일으키겠다" 위협 왜?

박희준 기자

기사입력 : 2020-07-05 11:09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에게 감산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헐값에 원유를 팔아 다시 유가 전쟁을 일으키겠다고 협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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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국제유가 대책회의 사진= 뉴시스

5일 미국의 석유시장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미국의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OPEC 대표단의 말을 인용해 최근 사우디가 압둘아지즈 빈 사우드 에너지장관이 OPEC 회원국인 나이지리아와 앙골라,이라크에게 감산합의를 따르지 않으면 또 가격 전쟁을 일어키겠다고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3개국은 원유 속의 황 함량이 낮은 경질유를 생산하는 나라로 꼽힌다.

사우디는 이들 국가들이 할당량보다 더 많이 생산한다면 사우디는 이들 3개국의 핵심 시장에 할인된 가격에 원유를 팔아 이들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겠다고 말한 것으로 이들은 전했다.


사두드 장관은 특히 나이지리아와 아골아 대표단에게 "당신들의 고객이 누군지 알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OPEC의 산유량은 지난달 30년 사이에 가장 적은 2269만 배럴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라크와 앙골라, 나이지리아는 여전히 감산 할당량을 채우지 못했다. 이라크는 감산합의의 70%만 이행했고 나이지리아와 앙골라는 각각 77%, 83%의 이행률을 보였지만 이는 충분하지 않다는 게 사우디의 판단이다.

사우디가 이처럼 감산의 고삐를 죄는 것은 감산합의 주도국인 데다 할당된 감산량 보다 더 많이 감산했는데도 OPEC 회원국들이 따르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사우디의 감산합의량은 200여만 배럴이지만 여기에 추가로 100만 배럴을 더 감산하겠다고 공약해 하루 960만 배럴인 감산합의의 상당부분을 떠맡아 유가를 떠받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사우디는 지난달 생산 할당량 하루 850만 배럴 보다 훨신 적은 753만 배럴을 생산했다. 이는 러시아와 같은 산유량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유가는 부진함에 따라 인내심 강한 사우디도 드디어 참을성의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러시아의 감산합의 연장 거부로 사우디가 가격전쟁을 선포하기 직전인 3월 초에는 배럴당 51달러선에 거래됐지만 3월9일에는 배럴당 35달러로 급전직하했다.
최근 배럴당 40달러선을 회복했지만 연초에 비하면 여전히 30달러 이상 하락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에 따라 사우디는 회원국을 윽박질러서라도 감산을 유도해 가격을 올리고 싶어하는 것이다.

설사 다른 회원국들이 감산합의를 사우디가 원하는대로 이행하지 않아 사우디가 다시 가격 전쟁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국제유가의 기준점이 낮아 낙폭도 작을 것이라는 계산도 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신종코로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사태로 항공여행과 자동차 통근 자제 등으로 원유수요가 줄어든 시점에 사우디가 다시 가격 전쟁을 벌일 경우 국제유가는 상상외로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사우디의 생산 여력이 있다고 하나 재정 적자가 심각한 상황에서 무턱대고 오랫 동안 가격전쟁을 할 수 없다는 것도 사우디에겐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이달 말이 지나면 감산합의 규모는 770만 배럴로 낮아져 시장에 물량이 더 나오고 가격은 더 떨어질 수도 있다. 사우디가 감산합의 재연장을 제안할 공산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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