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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모리스 창 TSMC 전 회장 "삼성전자, TSMC 파운드리 아성 깨지 못할 것"

니케이 아시안 리뷰, 창 전 회장 인용 "삼성전자 도전에도 파운드리 분야 TSMC 우위 유지될 것" 보도

김철훈 기자

기사입력 : 2020-07-05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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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남부 타이난에 있는 TSMC의 5나노미터 반도체 칩 생산공장. 사진=일본 경제전문매체 니케이 아시안 리뷰
삼성전자의 거센 도전에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 TSMC의 파운드리 분야 우위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일본 매체의 전망이 나왔다.


5일 일본 경제매체 '니케이 아시안 리뷰'는 TSMC 창업주인 모리스 창(Morris Chang) 전 TSMC 회장 말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5G 기술을 무기로 TSMC를 따라잡기 위해 나섰지만, TSMC를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TSMC는 지난 2018년 대만 남부 타이난시에 약 400억 달러(약 48조 원) 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에 착수해 현재 5나노미터(nm) 반도체 칩을 생산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대만 정부는 외국인 입국을 제한하고 있지만, TSMC는 당국의 외국 기업인 특별 입국허가 등을 통해 여전히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다고 이 외신은 전했다.

TSMC의 타이난 반도체 생산라인에서는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에 장착될 5나노미터(nm) 반도체 칩 생산을 개시했다.

아이폰 CPU에 장착될 이 최신 칩은 오는 2022년에는 5G 기반 기기에 장착될 수 있도록 3nm까지 얇아질 전망이다.

이 외신은 TSMC 타이난 생산라인이 5G 기기의 가장 중요한 공급기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4~6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1.5%, 삼성전자가 18.8%, 글로벌파운드리(Global Foundries)가 7.4%, UMC가 7.3%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러한 순항에도 암초는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지난 5월 미국 트럼프 정부가 중국 화웨이로의 수출 제한을 강화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TSMC는 자신의 두 번째 큰 고객인 화웨이와의 거래가 끊겨 전체 매출의 15%가 줄었다.

그럼에도 TSMC는 당황해하지 않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지난 6월 9일 주주총회에서 마크 리우(Mark Liu) TSMC 회장은 올해 12월 말까지 총 150억~160억 달러 규모의 지출 계획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중 대립 속에서도 TSMC의 성장전략은 계속 유효하며 재무상태도 양호해 TSMC는 끄떡없을 것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TSMC는 1987년 설립 이래 성공적인 투자전략을 보여왔으며,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수익악화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를 계속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이러한 행보를 비판했으나, 곧바로 반도체 수요가 회복돼 TSMC는 현금흐름 균형을 이룰 수 있었고 이는 급속한 성장으로 이어졌다.

2013년 이래 TSMC는 매년 약 100억 달러를 설비와 연구개발(R&D)에 투자해 왔다.

지난해 말 TSMC의 순이익은 반도체 수요 둔화로 전년대비 2% 감소해 117억 달러를 기록, 8년 연속 순이익 증가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여전히 32%의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TSMC의 탄탄한 성장은 창업주인 창 전 회장이 개발한 비즈니스 모델에 기인한다고 외신은 소개했다.

미국 텍사스연구소(Texas Instruments) 부소장을 지내다가 반도체 산업육성을 도와달라는 대만 정부의 요청에 따라 1987년 TSMC를 설립한 창 전 회장은 반도체 칩 설계와 제조를 분리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했다.

퀄컴, 엔비디아 등 반도체 칩 설계만 하고 제조는 하지 않는 업체들에 반도체를 제조, 공급해 온 TSMC는 인텔, 삼성전자와 함께 세계 3대 반도체 회사로 성장했다.

TSMC의 강점은 고객이 디자인한 다양한 반도체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에 있다. 지난 6월 22일 애플은 자사 퍼스널 컴퓨터에 자체 개발한 CPU를 장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애플은 지난 2006년 인텔 제품을 사용한 이후 처음으로 CPU 교체를 선언한 셈이다. TSMC는 애플의 이 프로젝트에서 설계와 생산 부분을 지원했다.

애플이 맥(Mac) 컴퓨터 제품군을 아이폰이나 이미 자체 CPU를 장착한 다른 제품처럼 강화하기로 밝힌 만큼, TSMC와 애플간의 관계는 더 긴밀해질 전망이다.

위탁생산업체의 특성상 어느 업체가 전자기기 1위 기업이 되든 TSMC 역시 1위 자리에 있을 것이라는 것이 창 전 회장의 생각이다. 창 전 회장은 비록 화웨이와의 거래는 불가능해졌지만, 다른 업체들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창 전 회장이 TSMC의 유일한 경쟁자로 지목한 기업은 삼성전자이다.

지난 2016년 삼성전자는 신형 아이폰에 대한 반도체 공급 주문이 끊기고 TSMC가 주요 애플 공급업체로 부상했지만, 삼성전자는 퀄컴 등 신규 고객 확보로 응수했다.


그러나 적어도 표면적으로 TSMC에 타격은 없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중국 주요 가상화폐 장비 공급업체인 비트메인 테크놀로지 홀딩(Bitmain Technology Holding) 등 새로운 고객의 수요가 늘고 있고 퀄컴, 엔비디아 등 기존 고객의 수요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TSMC가 주도하는 파운드리 산업구도를 깨는데 실패했다고 니케이 아시안 리뷰는 보도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자신의 전략을 수정해야 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 프로그램에 따라 삼성전자는 반도체 칩 설계에 역량을 쏟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비메모리칩인 로직칩(logic chips)과 파운드리 분야에 우위를 목표로 한다고 선언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삼성전자의 1100억 달러(약 133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삼성전자는 73조 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13조 원 이상을 설비투자에 쓸 것이라고 밝혔다. 또 1만 5000 명의 반도체 설계 전문가와 제조기술 전문가를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 밸리로의 진출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가을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반도체 설계와 개발 분야의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했고, 400명 이상의 엔지니어들과 함께 반도체 설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정보를 교류했다. 또 삼성전자는 캘리포니아에서 반도체 설계자들을 채용하고자 하고 있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거대 테크기업들은 조만간 자체 설계한 서버 CPU를 아웃소싱을 통해 생산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 새로운 시장에 진출을 꾀하고 있다.

외신은 TSMC가 매년 약 100억 달러를 R&D와 설비에 투자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역시 향후 10년간 1000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두 라이벌이 투자 면에서도 대등하게 맞서고 있다는 것이다.

니케이 아시안 리뷰는 창 전 회장이 지난 2017년 삼성전자와의 경쟁을 "향후 전쟁으로 비화될 것"이라 표현했다고 소개하며, 이후 반도체 업계를 표현하는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은 없었다고 전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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