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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기업 정규직 전환 목표달성이 목표인가

김철훈 기자

기사입력 : 2020-07-16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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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2부 김철훈 기자
지난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야심차게 발표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약속이 3년 지나 불거진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보안검색요원 정규직화 사태를 계기로 정규직-비정규직-취업준비생 3자 모두에게 불만과 갈등만 낳은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공공 부문 전체 정규직 전환 대상자 20만 5000명 중 19만 3000명의 정규직 전환이 결정돼 정부의 약속 3년 만에 94%가 넘는 '정규직 전환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전환 이행률에도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사례에서 드러난 문제는 우리나라 전체 비정규직 중 5%도 안되는 공공부문 정규직화를 통해 우리 사회 전반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 척도로 삼겠다는 정부의 안일한 생각이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전체 비정규직 규모는 지난해 8월 기준 748만 명 수준이다. 심지어 공공 부문 정규직화 선언이 있었던 2017년 8월(658만 명)보다 3년 새 90만 명이 더 늘었다. 공기업을 앞세운 정규직 전환 유도 정책이 민간 부문에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공기업의 ‘나홀로 정규직화’는 공무원·공기업 취업선호 현상이 극심한 상황에서 청년 취준생들에게 '기회 불균형'에 따른 불만을 폭발시켰고, 이어진 사회 갈등은 민간 부문에 정규직 전환 분위기를 조성하고 실행을 기대했던 정부의 의도를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다.

"임기 내 달성"이라고 시점을 못박은 대통령의 약속도 정규직화 과정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요인의 하나이다. 대통령의 약속 직후 서둘러 마련된 정부의 가이드라인은 각 공기업 특성이나 경영환경의 고려 없이 '국민의 생명·안전에 밀접한 업무는 직접고용', '생명·안전업무의 구체적 범위는 노·사·전 합의' 같은 애매모호한 원칙만 담는데 그쳤다. 공기업 내부에서조차 '취지는 공감하나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결국, 정부와 인천공항공사가 대통령 약속 이행에 매몰된 나머지 정규직-비정규직-취준생의 이해관계 파악과 조정 과정을 간과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제라도 3년 전 과거시점의 모호한 기존 가이드라인을 보완하고, 개별 공기업이 처한 국내외 경영과 인적·근로 등 제반 환경을 반영한 '목표 지향'이 아닌 '실천 가능'의 정규직화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정규직-비규정직-취준생의 필요 조건을 만족시키는 '100점짜리 정답'보다는 이해당사자의 충분 조건을 맞출 수 있는 '70점짜리 답안'이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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