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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화웨이, 반도체 칩 공급 못받으면 기술적 우위 잃는다

조민성 기자

기사입력 : 2020-07-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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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제재 조치로 인해 저렴하지만 성능은 괜찮은 제품을 공급해 온 중국 화웨이가 경쟁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저렴한 가격의 롤스로이스 엔진’으로 불리는 중국 화웨이 통신 장비는 품질 면에서 다른 통신장비 업체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화웨이가 2015년 에릭슨을 제치고 세계 최대 통신장비 공급업체가 된 것도 그 경쟁력 때문이다. 그러나 상당부분 미국의 기술과 지적재산권에 기반한 기술적 우위가 향후 1년도 안 되어 사라질 수 있다고 전문매체 라이트리딩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5월 중순 발표된 미국의 제재는 화웨이가 미국이 생산한 도구나 소프트웨어로 만든 반도체의 사용을 막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땅에서 만들어진 부품의 공급을 목표로 했던 이전의 규제와는 달리 그 범위를 글로벌로 넓혀 화웨이가 피해가기 어렵다.

화웨이는 지난 두 달 동안 부품에 대한 대체 공급업체가 있다는 공개적인 확신을 주지 못했다. 현재 가장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는 비축량이 바닥날 때 품질이 낮은 부품에 다시 의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분석가들은 이것이 내년 초에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화웨이가 5G 신규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은 큰 관심사다. 영국에 이어 다른 유럽 정부도 국가 안보 차원에서 화웨이의 참여를 제한하는 등 화웨이를 대체하는 공급자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화웨이 사내 칩 사업자인 하이실리콘은 화웨이 5G 기반 구축에 사용되는 커스텀 칩 대부분을 대만 TSMC로부터 공급받았다. TSMC의 2019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화웨이는 TSMC 매출의 14%를 차지해 애플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TSMC는 미국 업체인 램리서치의 제조 기술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새로운 제재 하에서 이 거래는 불법이다. TSMC가 미국의 주문을 어기지 않는 한 화웨이는 다른 공급처를 찾아야 한다.

린리그룹의 린리 그웬나프 수석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화웨이의 대체 옵션은 중국 파운드리 업체인 SMIC와 한국의 삼성전자에 한정된다. 미국의 제조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SMIC는 중국 회사로서 미국의 제재에 맞설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반도체 기술적 전문성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SMIC는 7nm 공정기술도 완전치 못하며 그런 점에서 TSMC에 몇 년 뒤처져 있다. 화웨이는 기존 디자인을 채택해 SMIC에 적용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SMIC의 기술 때문에 일정 수준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

삼성은 기술 면에서 확실히 낫지만 미국 제조 장비를 많이 사용한다. 그웬나프는 삼성이 미국 시장에서 하는 사업 규모를 감안할 때 미국의 제재를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자국산 제조기술을 개발하려는 중국의 노력은 몇 년 동안 결실을 맺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웬나프는 "이 반도체 제조 장비들은 수십 년 동안 진화해온 매우 복잡한 기계들이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중국 역시 최소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의 또 다른 선택은 장비 생산을 계속하기 위해 하이실리콘이 아닌 다른 디자이너의 칩을 사용하는 것이다. 가장 간단한 방식은 맞춤형 칩을 소위 현장 프로그래머블 게이트어레이(FPGA)로 교체하는 것이다. 문제는 세계 양대 FPGA 공급사인 인텔과 자일링스가 미국 국적의 반도체 업체라는 점이다. 어떤 경우에도 다른 디자인으로의 전환은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화웨이의 최선의 희망은 아마도 내년 초 미국에서 트럼프 정부가 바뀌어 미국 당국이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제재 조치를 지속하면 화웨이에게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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