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금 왜 샀나" 비판받던 한은, 금값 고공행진에 반색

김현미, “한은이 금값도 예측못해 평가손실 냈다”며 비난도

장원주 기자

기사입력 : 2020-08-07 17:05

center
지난 5일 국제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서 직원이 금반지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외 금값이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최근 한국은행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한은의 금 매입은 장부가로 평가하지만 여러 해 동안 시달렸던 고점 매수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지난 6일 국제 금값은 이미 온스당 2000 달러선을 돌파했고 2050달러를 넘어 거래가 됐다. 올 초 1550달러 대에서 무려 30%나 넘게 오른 것이다.

특히 지난달 16일 온스당 1826달러를 기록한 이후 14거래일 동안 하루를 제외하고는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결국 지난 4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000달러를 넘겼고 질주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국내 시장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KRX금시장에서 이날 1g당 금은 7만9370원으로 마감했는데 연초 대비 40% 가까이 오른 셈이다. 거래량도 올 1월 하루 평균 72kg에서 7월엔 169kg으로 2배나 넘게 늘었다.


달러가 계속해서 약세를 보인다면 주요 신흥국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금 매입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금 가격 상승을 지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한은은 지난 2011~2013년 외환보유자산 다각화를 위해 금 90t 고가 매입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한은은 7월 말 금 보유량이 104.4t으로 장부가격(매입가)은 47억9000만 달러(약 5조7000억 원)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한은의 금 보유량은 런던 금시장 거래단위(트로이온스·약 31.1035g)로 산출하면 약 368만2601트로이온스다.

지난 4일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10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트로이온스당 3.1%(61.1달러) 오른 2035달러로 마감했다. 한은이 보유한 금의 시세만 75억 달러(약 8조9000억 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단순 평가차익만 3조 원을 웃돈다. 평가수익률은 56.5% 수준이다.

한은은 앞서 김중수 총재 시절인 2011~2013년 사이 금 90t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국회에서 전체 외환보유액 대비 금 보유액 비중이 지나치게 낮다면서 외환보유 자산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지난 2010년까지 한은의 금 보유 규모는 14.4t에 불과했으나 2011년부터 3년간 매년 40t, 30t, 20t을 사들이면서 104.4t으로 늘어났다.

이후 금값이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고가 매입’ 지적이 일었다. 2011년 9월 1900달러대까지 올랐던 국제 금값은 하락세를 지속해 2015년 말에는 100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은은 매년 금의 보유 규모와 매입 단가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지만 3년간 이뤄진 매입 규모와 외환보유액으로 추정해보면 평균 매입 단가는 온스당 1624달러 정도다.

금값은 2014년 1100달러 선까지 떨어졌고 이후 1100~1300달러 선을 오갔다.

금값이 떨어지면서 한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졌다. 2013년 10월 18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민주당 소속 김현미 의원(현 국토교통부 장관)은 “한은이 금값도 예측하지 못하고 사들여 적잖은 평가손실을 냈다”며 “국제적 투자 손실에 앞장섰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한은은 보유한 금의 평가손실 문제로 여야의 질타를 받았다.

영국의 금 산업 관련 연구소인 ‘세계금협회(WGC)’가 최근 발표한 '세계 공식 금 보유량' 통계를 보면 한은의 금 보유량은 세계 중앙은행 중 35위다. 금이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으로 우리나라의 78배인 8133.5t에 달한다.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도 상당량의 금을 갖고 있고 최근엔 중국과 러시아, 인도 등 신흥국들이 금 사 모으기에 동참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 2013년 이후 7년째 금을 매입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추가 매입 필요성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국제 금값이 오르면서 고가 매입 논란에서도 자유로워진 입장이다.


장원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trum@g-enews.com

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