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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검찰 ‘그들만의 시간’에 갇힌 이재용

민철 기자

기사입력 : 2020-08-1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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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민철 차장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6월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해 ‘불기소 처분’ 권고를 결정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검찰은 지금까지도 ‘무슨 일이 있었으냐’는 듯 아무 말이 없다.

검찰은 5월 26일 이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처음 소환한 후 나흘 뒤인 29일 또다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 부회장 조사에 앞서 삼성의 불법 경영승계 의혹과 관련해 무려 1년 7개월 간 110명을 대상으로 430여 회 소환과 50여 차례 압수수색 등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이어 수사심의위까지 이 부회장 측 손을 들어줘 수사 명분까지 상실한 검찰로선 곤혹스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수사심의위의 ‘불기소’ 결정에도 검찰의 수사 강행에 의심의 눈길이 쏟아지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장기간 수사에도 혐의를 입증할만한 ‘스모킹건’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법원과 수사심의위 결정에도 이 부회장은 여전히 검찰의 시간에 묶여있는 모습이다. 검찰의 심각한 내홍과 헤게모니 쟁탈전으로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 판단’이 사실상 뒷전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검찰내 인사이동이 조만간 마무리된 뒤 결론이 나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경제적 위기 상황과는 별개다. 검찰이 ‘그들만의 시간’에 갇혀 있다는 지적이 나올 만도 하다.


삼성과 이 부회장은 이미 검찰 ‘수사 스케줄’로 지난 1년 7개월 간 고통을 받아왔다. 검찰의 기소 판단 지연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 가중 등 유무형의 손실은 결국 삼성이 고스란히 감당해야 한다. 수사심의위가 ‘불기소’ 권고를 내린 만큼 검찰도 ‘현실의 시간’에 맞춰 조속히 결론을 내리고 삼성의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게 순리가 아니겠는가.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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