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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골프장 일대 주민들 1만가구 개발에 “대형호재 vs. 교통지옥” 반응 엇갈려

[8.4대책 택지 현장에 가보니] 서울 노원구 태릉CC와 인접 구리 갈매지역
공릉동 등 노원구 주민 "교통지옥 될 것...강남 대신 강북 그린벨트만 해제" 반발
갈매지구, 기존 아파트 가격 동반상승 기대감 '개발 찬성'...임대주택엔 떨떠름

김하수 기자

기사입력 : 2020-08-1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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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골프장 부지. 사진=김하수 기자
정부가 서울에만 13만 2000가구 규모의 주택을 추가로 공급하겠다던 ‘8·4공급대책’이 시작부터 주요 지역의 주민들의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4일 정부가 주택 공급대책을 내놓은 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주택공급수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정부 계획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본지는 정부의 8.4 공급확대 대책에 포함된 신규 주택공급지 가운데 전체 물량의 5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노원구 태릉골프장 일대(1만여가구) ▲과천‧서초(5600가구) ▲마포 상암(6200가구) 등 3개 지역을 지난 7~8일 찾아 현지 주민들의 입장과 분위기를 현장취재했다.

취재 결과 해당지역 주민들은 일부 개발 기대감도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정부의 공급대책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주된 반대 이유로는 ▲교통난 심화 ▲베드타운화 우려 ▲공공임대아파트 반대 등이 꼽혔다. <편집자 주>


정부가 지난 4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인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택지개발 계획을 발표하자 인근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태릉골프장과 길 하나를 두고 마주 보고 있는 경기 구리시 갈매 지역은 이번 공급대책을 반기는 분위기인 반면 노원구 일대는 당혹감과 함께 반대 목소리가 높다.

1966년 최초 개장한 태릉골프장은 서울 노원구 공릉동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총 면적은 약 83만㎡ 규모로 육군사관학교 부지(66만7000㎡)까지 포함하면 150만㎡ 규모에 달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 4일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 브리핑에서 태릉골프장을 신규 택지로 개발해 총 1만여 가구 규모의 주거단지를 조성하고, 일반분양과 임대주택의 비율을 절반 정도로 나눠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7일 찾은 태릉골프장과 길 하나를 두고 마주 보고 있는 경기도 구리시 갈매동 일대는 골프장 이용객들을 제외하고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태릉골프장 도로 건너편에 위치한 갈매지구에는 ‘갈매더샵나인힐스’, ‘갈매역아이파크’, ‘구리갈매지구 푸르지오’ 등 메이저브랜드 민간아파트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분양한 공공아파트 단지가 다수 밀집해 있다. 이 지역 공인중개업소들은 이번 택지개발 소식을 ‘대형호재’로 받아들였다.

갈매동 W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8.4 공급대책 발표 이전부터 태릉골프장 일대 대규모 개발 소식이 들리면서 일대 아파트 호가가 오르는 추세였다”면서 “골프장 부지에 1만가구 규모의 아파트단지가 들어설 경우 일대 아파트 가격도 동반상승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인지 집주인들이 매물도 많이 거둬들여 매물이 많지 않은 상황”고 말했다.

실제로 ‘갈매더샵나인힐스’ 전용 93㎡는 지난 2018년 2월 3억8000만 원에 거래된 이후 지난달 5억9900만 원에 손바뀜했다. 2년 새 2억 2000만 원이 뛴 것이다. ‘갈매역아이파크’ 전용 114㎡는 동과 층에 따라 최저 7억 원 중반에서 최고 9억2000만 원까지 뛰었다는 것이 이곳 공인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그러나 해당 골프장 부지에 대규모 공공 임대주택이 들어서는 것과 관련해선 우려의 시각도 있었다. 공공 임대주택이 대거 들어설 경우 민간주택보다 질이 떨어진다는 인식 때문에 집값에 영향을 주고, 민간-임대아파트 주민 간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지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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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태릉골프장 입구. 사진=김하수 기자

경기 갈매동 일대 지역주민들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반면 공릉동 등 태릉골프장 주변 노원구에 속한 지역 주민들은 정부의 태릉골프장 택지개발 계획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는 모습이었다. 가뜩이나 주변 교통이 불편한데 1만 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개발이 이뤄진다면 극심한 교통난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노원구 공릉동의 B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안그래도 교통난이 심각하고 기반시설이 부족한 노원구 일대에 1만 가구를 더 지으면 이 일대는 교통지옥이 될 것이 뻔하다”며 “서울의 높은 집값을 잡겠다면서 정작 강남 지역의 그린벨트는 그대로 두고 강북 그린벨트만 해제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공릉동 일대에서 15년째 한식당을 운영 중인 강 모씨는 “노원구가 정부의 실험용 쥐도 아니고, 강남 집값 잡겠다고 나선 정부의 정책 실패로 왜 엄한 노원구민이 피해를 봐야하는 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앞서 오승록 노원구청장도 8.4 공급대책 발표 직후 “충분한 인프라 구축 없이 1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발표는 노원구민에게 청천벽력같은 일”이라면서 “노원구의 베드타운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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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골프장 맞은편에 위치한 구리시 갈매동 '갈매더샵나인힐스'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하수 기자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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