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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우리 기술을 우리가 먼저 인정해주자

노정용 기자

기사입력 : 2020-08-2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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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중국이 새롭게 발전을 해오면서 베이징과 상하이를 비롯해 텐진, 충칭, 청두 등 대도시에 커다란 빌딩이 들어설 무렵, 건물마다 안에 걸어둘 미술품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을 사기 시작했고 상당히 높은 가격에 작품을 구입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국의 유명화가 작품들보다는 작품성이 좀 떨어진 중국인 화가들의 작품을 사기 시작했으며 그것도 상당히 높은 가격에 샀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한국인 화가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는 것보다는 중국인 화가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기를 원하였으며 그것은 그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런 덕분에 우리나라보다도 더 많은 유명 화가들을 단시간에 배출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의 종합반도체 회사다. D램을 비롯하여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가전제품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 1등을 달리고 있으며 비메모리반도체 분야도 TSMC와 더불어 선두주자에 속한 훌륭한 기업이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주가는 그러한 대우를 받고 있지 못하다. 주가당 이익발생이나 배당률을 보면 미국의 반도체 회사들보다 2~3배나 저평가를 받고 있다. 만일 삼성전자가 나스닥에 상장한다면 당장 두 배 이상의 주가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다고들 한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한국에서 왜 이렇게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할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들이 가치를 인정하기보다는 단기간에 이익을 실현하려고 매도를 일삼기 때문에 가치를 갉아 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중국인들처럼 중국인의 가치를 인정해 주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가지고 경영을 한다면 삼성전자는 훨씬 더 높은 위치에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 막걸리나 소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막걸리는 알코올 농도가 6도가 되어 맥주보다는 도수가 높으면서 소주보다는 낮아 편안하게 마실 수 있다. 또 그 안에는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로 단백질, 탄수화물,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 등을 듬뿍 함유하고 있어 밥을 안 먹고 막걸리만 마셔도 웬만큼 영양공급은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를 서민들이 마시는 술이라고 하여 가격을 못 올리게 조정하다보니 1100~1600원 범위 내외에서 시판이 되고 있다. 모든 물가가 오르는 데 비하여 막걸리 가격은 몇십 년째 제자리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운영이 가능할까? 이 부분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막걸리를 다루는 협동조합의 이야기를 빌면 막걸리만으로는 손해를 본다고 한다. 다만 병 포장비와 운송해주는 비용으로 명목을 이어 가고 있다고 한다. 가격이 싼 소주도 마찬가지로 가격을 올려 제값을 받도록 하려고 하면 서민들이 즐겨 마시는 소주까지 올려야 하느냐고 성화가 대단하다.

오늘날 서민들도 커피는 마신다. 한잔에 몇 천원씩하는 커피도 마시면서 유독 막걸리 가격만 꼭 붙잡아두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5000~1만 원 정도로 판매되어야 하는 것이 막걸리라고 본다. 우리는 왜 우리의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지 모를 일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여러 분야에 걸쳐 세계 각국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어 새삼 자부심을 느끼게 만든다. 우리 스스로를 몰랐기 때문이다. 막걸리도 품질이 우수하여 언젠가는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아야 할 것이다. 인정을 받는 지표 중에 하나가 바로 가격이다. 좋으면 좋은 만큼의 가격이 뒤따라야 한다. 우리 농부들이 피땀 흘려서 만든 식재료를 가지고 만든 우수한 품질의 우리 막걸리도 이제는 가격 면에서도 인정을 받을 때가 왔다. 우리 스스로가 먼저 앞장서서 우리 기술의 가치를 인정해 주어야 한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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