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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간 불황 모르던 호주도 결국 경기 불황

기사입력 : 2020-09-29 00:00

- 2020년 매 분기 상황 급변, 2분기 호주 GDP 성장률 -7.0%로 역대 최저 -
- 2021년 플러스 성장 가능할지 주목 -

호주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선진국 가운데 유일하게 경기침체를 겪지 않았던 국가이다. 중국 중심으로 주요 국가들이 경제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산업활동에 전념한다는 것은 곧 원자재 수출로 이어졌고 자원부국 호주는 그 수혜를 입었다. 더불어 1차산업에서만 주력하던 산업 구조를 3차산업 강화로 보완, 안전성을 추구하는 금융 및 정부 정책들도 리스크를 줄이는 데에 한 몫 했다. 이에 실업률은 5% 대를 유지해 왔고 서비스 산업은 성장했으며 꾸준한 인구 증가로 내수 경기가 활성화될 수 있었다. 이러한 30여 년의 안정적 성장을 유지하던 호주도 글로벌 판데믹 영향으로 2020년 9월 2일 경기 불황을 공식 선언했다. 빅토리아주 2차 확산이 반영되지 않은 2분기 경제지표여서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어떻게 나타날지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호주의 지난 경기불황 및 현재 상황을 돌아보고 2020년 하반기 호주 경제를 전망해 본다.

호주의 2020년 '판데믹 경제지표'

(GDP 성장률)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 추이에 따라 호주 경제지표도 매 분기 달라지고 있다. 1분기는 분기 마지막에 코로나가 확산되기 시작해 GDP 성장률은 -0.3%를 기록했다. 2분기는 코로나 확산이 정점에 다다른 채로 시작해 산업활동이 중단되면서 GDP 성장률은 -7.0%를 기록했다. 연속 2분기 마이너스 성장, 경기불황이 공식화되었다. 3분기는 2분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빅토리아 주 2차 확산이 발생했으며 그 외 지역들은 지역내 봉쇄를 완화했더라도 주간 경계가 차단돼 있다. 타격이 큰 서비스, 소매 기업들은 3분기가 시작하자마자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다행히 9월 말 기준으로 전체 일일 신규 감염자 수가 감소 추세에 연말까지 국내 지역 간 경계 완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돼 4분기 해당 지표는 3분기 대비 소폭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

호주 코로나 확산 추이와 분기별 GDP 성장률 변화(2020.09.23.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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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The Australian, 호주 통계청

(가계 경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GDP 성장률의 주 요인은 산업활동 정지와 가계 경제 악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호주 통계청의 6월 기준, GDP 성장률 영향 요인을 조사해보니 가정의 소비 감소 영향이 -6.7%포인트로 나타났다. 전체 가계소비 지출은 12.1% 감소했는데 세부 내용을 보면 숙박, 외식비 56.1%, 교통비 85.9%, 상품과 서비스 비용 31.2%, 여가, 문화생활비 15.3%, 의료비 20.2% 감소로 의식주 생활 외 모든 비용이 감소했다. 반대로 가정용 기기 및 가구 소비는 9.5% 증가했으며 주류 소비는 13.0% 증가했다.

호주 GDP 성장률 영향 요인(‘20.06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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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호주 통계청

소득 대비 가계 저축 비율은 19.8% 증가해 1974년 동기 대비 최고를 기록했는데, 이는 정부로부터의 경제지원 수혜가 41.6% 증가했기 때문이다.

호주 가계 소득대비 저축률 추이(2020.6.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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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호주 통계청

(실업률) 3분기가 시작되면서 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인력 조정이 시작돼 7월 실업률이 7.5%까지 상승했다. 이는 항공업계, 교육계, 그 외 서비스 업계의 감원이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호주 항공사 콴타스는 8월 기준으로 이미 20억 호주달러 손해를 기록했으며 1만5000명의 직원들이 휴직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6월, 하반기에 6,000여 명을 추가 감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컨설팅사 딜로이트도 1만여 명의 직원 중 10%에 가까운 인원을 감축했다.

코로나19로 조기퇴역하는 콴타스 B747 항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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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ABC

뉴사우스웨일스 주립대학은 7월, 전체의 약 7.5%에 해당하는 493명의 정규직 직원들을 해고하고 8개 학부를 6개 학부로 줄였으며 내년도 예산을 축소하기로 했다. 2019년 6월 호주로 입국한 유학생이 4만6000명이었는데 2020년 같은 달에는 단 60명에 불과했다. 호주 교육계의 피해는 2023년까지 약 160억 호주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대학 수익성 악화뿐만 아니라 교육의 질, 대학 내 연구 에도 지장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더불어 재학생 및 졸업생들 대상 인턴십, 능력 개발 프로그램들도 축소되는 추세이다. 3학기를 시작한 뉴사우스웨일스 주립대학의 경우 몇몇 수업들은 캠퍼스에서 시행, 학생들이 오프라인 강의실에서 수강할 수 있게 됐는데 학생들에게 수업 중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캠퍼스는 여전히 텅텅 비어 있는 상황이다.

2020년 1~8월 호주 실업률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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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호주 통계청, Roy Morgan

정부의 일자리 유지 보조금은 외식, 소매업 및 예술, 문화 산업에 집중돼 있다. 즉, 해당 보조금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아직 고용 상태에 놓여있지만 정부 지원금이 축소되고 고용주들의 사업 운영이 어려워지면 실업 상태에 놓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빅토리아 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면서 8월 실업률은 6.8%로 전월 대비 0.7% 개선됐지만 9월말 이후 정부 지원금 및 자격 사업자 범위가 축소될 예정이어서 하반기 실업률이 10%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무리가 아니다. 한 번도 일자리 걱정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까지 실업상태에 놓이면서 정부의 지원 축소를 비난하거나 우려하는 언론의 목소리도 있지만 정부로서도 부채만 늘려갈 수는 없는 형편이다.

갑작스레 닥친 호주 경기불황의 모습

시드니의 경우 길거리 상점들과 주택가에 ‘Lease’ 사인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언론에서는 정부의 소득 지원책이 곧 줄어들 예정이어서 갑자기 실업상태에 놓인 사람들의 사연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내가 일자리를 잃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당장 어떤 일을 구해야 할지도 막막하다. 모기지, 양육비, 생활비 등 모든 비용을 조금씩 줄여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상반기 코로나 확산에도 주택 거래량 감소, 집값 하락이 다소 주춤했으나 2018년부터 성숙기에 접어든 주택시장 버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호주는 2018년 기준, 소득대비 가계 부채 비율이 2000년 대비 높아져 북유럽 다음으로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호주 준비은행은 높은 가계부채, 집값 하락이 소비 위축 및 경기 하락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 소득대비 가계 부채 비율('18) 및 언론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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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호주 준비은행, Sydney Morning Heralds

호주 대형 소매식품점 중 하나인 알디(Aldi)는 저가형 매장으로 코로나 확산기 동안 다소 잠잠했다. 아무래도 1, 2위를 다투는 울월스와 콜스 대비 매장 수도 적고 자체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Albi의 반격이 시작됐다. TV광고를 통해 “우리는 원래부터 저렴했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Special Buy' 프로모션을 통해 매주 파격 할인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10만 원이 넘지 않는 대용량 8리터 에어프라이기를 판매하고 가정용 화덕피자 오븐도 약 15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배달 서비스는 공유경제 플랫폼 에어타스커(Airtasker)를 통해 해결하고 있는데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호주 Aldi의 저가 가정용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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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Aldi

2019년 12월, 호주의 새해 불꽃놀이를 두고 과연 실행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당시 40도 가까운 날씨가 예고됐으며 역대 최악의 산불이 벌어지던 중이었다. 하지만, 경제적 효과와 대외적인 국가 이미지 차원에서 실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고 아래 사진과 같이 불꽃놀이를 예정대로 시행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란 없던 때의 일이다.

2019년 12월 31일, 호주 시드니항의 불꽃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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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ABC

2021년 새해 불꽃놀이를 여느 때와 같이 시행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몇 달째 진행 중이다. 시드니 하버브리지와 오페라하우스로 몰려나올 사람들 간 사회적 거리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우려하는 반대 의견과 2020년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국내외 사람들에게 새해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찬성 의견이 있다. 역대 최고의 불꽃놀이들을 모아 방송으로 내보내자는 의견, 최소 규모로라도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 드론을 이용한 대체 이벤트라도 시행하자는 의견이 있다.

호주의 경기불황 역사, 과거에는 어떻게 극복했나

호주는 2020년 이전까지 역사상 3번의 경기불황을 겪었다. 1974년 석유파동으로,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에는 전 세계 인플레이션 영향에 심각한 가뭄까지 겹쳐 다시 경기불황이 찾아왔다. 마지막 경기불황은 1990년대 초였으나 중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에 호주 원자재 수출이 호조를 보여 역시 경기를 회복, 이후 30년간 지속 성장을 유지하게 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호주는 실업률이 6% 가깝게 높아졌지만 건실한 재정 시스템, 중국의 지속 성장에 따른 높은 원자재 수요, 지속적인 내수 경기부양책으로 1분기 저성장에 그쳤다.

경제 회복 탄력성을 키우기 위해 2010년부터 광산업에 편중된 경제 구조를 서비스업으로 넓혀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로 재편해 왔으며 해외로부터의 지속적인 인구 유입은 노동 시장 안전성 뿐만 아니라 서비스 산업 활성화에 기여했다. 중국과 미국, 양국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균형있는 외교 전략을 펼쳐 온 것도 호주의 안정적인 성장을 지탱했다. 2020년에는 이러한 모든 상황들이 달라졌다.

지난 40년간 호주의 GDP 성장률 추이(1980~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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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OECD

호주의 2021년 경제 전망

호주 준비은행은 8월, 2020년 평균 GDP 성장률을 -6.0%, 2021년에는 4.0%로 다소 높게 전망하고 있는데, 아래 그래프에서와 같이 그 예측에 꾸준한 변동이 있어 호주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을 나타내주고 있다.

호주 준비은행의 GDP 성장률 예측 변화('20년 2월, 5월,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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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호주 준비은행

호주 준비은행은 2020년 말, 개인 소득 -5%, 주택 및 사업 투자는 -14%, -17%를 예상한다. 해당 지표들은 2021년에도 다소 비관적으로 전망되고 실업률은 2022년까지 7%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과거 호주 경기 불황 때마다 실업률이 높을수록 그 회복 기간도 길어졌다. 2020년7월 실업률 7.5%에서 하반기 실업률이 10% 가까이 예상되는 바, 이 예상 수치가 조금이라도 낮아지는 것이 중요하다.

역대 호주 경기불황 시 실업률 추이
지난 10년간의 호주 실업률 추이(2010~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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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호주 준비은행, 호주 통계청

이렇듯 과거 호주의 경기불황 때와는 다르게 성장 반등을 위한 여러 상황들이 다소 부정적이다. 큰 타격을 입은 3차 산업, 여실히 드러난 2차 산업의 취약성과 함께 주택시장의 버블 위험과 실업률 증대, 최대 무역파트너 중국과의 관계 악화. 다가오는 여름,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 위험성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호주 정부는 국외 무역 파트너들의 불안정한 정치, 경제, 코로나 상황은 컨트롤할 수 없으니 당장은 내수 경제 활성화 및 가계 경기 위축을 막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월 호주 연방정부의 2020/2021 신규 예산안 발표를 앞두고 있는 지금, 호주 정부의 새로운 경제 살리기 전략을 모두가 기다리고 있다.


자료: 호주 준비은행, 호주 통계청, 호주 재무부, OECD, Roy Morgan, 호주 언론 및 KOTRA 시드니 무역관 자료 취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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