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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 인상' 늘어날 세 부담, 애먼 세입자에게 불똥 튀나

정부 공시가 시세 90%로 상향에 고가아파트 세 부담 3배 증가
중저가 1주택자도 증세 불가피…세금 부담에 매물 출현 제한적
집주인 증가분 세입자에 전가 가능성 “전월세 인상 불가피”

김하수 기자

기사입력 : 2020-11-05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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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에 반대하는 내용의 청원글이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정부가 향후 10~15년에 걸쳐 부동산 공시가격을 시세의 90%까지 올리기로 확정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징벌적 공시가 인상’, ‘고의적 세금폭탄’ 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시가격 인상으로 집주인들이 세입자에게 조세 부담을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정부는 지난 3일 모든 부동산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90%까지 끌어올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시가격 현실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9억 원 미만 아파트는 오는 2030년까지, 15억 원 이상 아파트는 2025년까지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이 90%까지 올라간다. 매년 약 3%p씩 올리는데, 9억 원 이하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은 중간 목표를 두고 속도 조절에 나선다. 공시가격 6억 원 이하인 1주택자의 재산세율을 3년간 0.05%포인트씩 낮춘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공시가격은 보유세와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산정 등 60개 분야의 세금을 매기는 기준이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90%까지 상향되면 서울 강남 등 고가·다주택자들의 보유세가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에 따르면, 연간 아파트 시세 5% 상승을 가정하고 주택을 5년 이상 10년 미만 보유해 세액의 20%를 감면받는 경우 시가 30억 원(공시가 21억7500만 원) 상당의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 소유자의 경우 보유세 부담은 올해 1326만 원에서 5년 뒤 3933만 원으로 3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공시가격 6억 원 미만인 중저가 아파트도 보유세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정부가 한시적(3년)으로 재산세 감면 혜택을 줬지만, 공시가격 현실화율 상향에 따라 10년 후 보유세가 2배 넘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현재 시세가 6억 원(공시가격 2억6800만 원) 수준인 서울 노원구 중계동 무지개아파트 전용 59㎡의 경우 내년 보유세가 42만 원 정도로 올해보다 3만 원가량 줄어든다. 그러나 공시가격 현실화율 90%가 되는 2030년 보유세는 98만 원이 넘을 전망이다.

정부의 공시가격 인상안 발표에 시장은 부정적인 여론으로 들끓고 있다. 특히,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등에선 ‘고의적 세금폭탄’, ‘징벌적 공시가 인상’ 등 공시가격 인상을 비판하며 방침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 ‘계획적인 공시지가 현실화 정책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한 청원자는 “공시지가 현실화는 대표적인 서민 죽이기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 청원자는 “수도권의 50% 이상 주택이 9억 원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9억 이상 주택에 현재 공시지가인 50~60%에서 90%까지 올린다는 건 결국 (정부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건강보험료를 올려 현재보다 2배 더 세금을 걷겠다는 심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정부가) 9억 이하와 9억 이상을 구분 짓고 돈 있는 사람을 마치 죄인 취급하고 있는데, 역설적이게도 진짜 부자는 따로 있고 얄궂은 서민들만 징벌적 과세를 당하게 생겼다”면서 “이제라도 정부는 징벌적 과세를 거두고 자본주의 정신에 입각해 정책을 완화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공시가격 현실화율 인상 효과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공시지가 현실화율 인상으로 종부세 대상이 되는 1주택자뿐 아니라 중저가 1주택 소유자도 조세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라며 “거래세인 취득세와 양도세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매물이 시장에 나오는 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시가격 인상으로 집주인들이 늘어난 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가능성도 높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임대차 시장에선 임대차2법 시행 이후 전세난이 가중되며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거나, 월세를 높이는 방식으로 세 부담을 임차인에게 전가하는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공시가격 현실화로 집주인들이 내야 할 보유세가 현재의 임대 수입을 넘어서는 현상이 발생하면, 전‧월세 가격을 더 올려 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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