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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3법 시행 3개월, 전세대란 불 지폈다

시행 석달 만에 서울 전셋값 2년치 상승률만큼 급등, 지방 신축아파트 전세가율 급증
'깡통전세’ 우려 속 ‘부정’ 여론 더 높아…국토부 “전세난, 임대차3법 때문 아냐” 대책 부심

김하수 기자

기사입력 : 2020-11-1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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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 녹번역 일대 한 공인중개업소의 매물 게시판이 비어 있다. 사진=김하수 기자
지난 8월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등을 골자로 한 임대차2법 시행 이후 전세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전세 매물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이고, 가격도 천정부지로 뛰면서 ‘전세대란’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특히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주택 매수로 돌아서면서 매매가격까지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의 월간 KB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 3677만 원으로 집계됐다. 조사 이후 처음 5억 원선을 넘었던 8월(5억 111만 원)보다 3756만 원(7.5%포인트) 오른 셈이다.

지난달 서울 평균 전셋값은 2년 전인 2018년 10월(4억 6160만 원)과 비교해도 7517만 원(16.3%포인트)이나 뛰었다.

최근 3개월간 상승률(7.5%)이 지난 2년 상승률(16.3%)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이 추세 대로라면 6개월만에 지난 2년 기간의 상승분을 모두 따라잡을 전망이다.

지난 7월 말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을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8∼10월 석 달 사이 전세 품귀가 심해지고, 전셋값이 크게 올랐다는 시장의 목소리가 숫자로 확인된 것이다.

서울‧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번졌던 전세난은 10~11월로 접어들면서 최근 지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은 상위 5개 지역은 모두 지방 중소도시로 파악됐다. 10월 기준으로 전세가율은 전북이 78.32%로 가장 높았다. 이어 ▲강원 75.16% ▲충북 74.79% ▲경북 74.58% ▲충남 73.02% 순이었다.

전셋값이 뛰면서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간 간극도 크게 줄고 있다. 실제로 최근 지방에서 실거래가 이뤄지는 신축 아파트는 매매가와 전세가격의 차이가 크지 않고 전세가율이 높아지면서 ‘깡통전세’ 우려마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에 위치한 ‘원주기업도시 EG the1 1차’(2019년 1월 입주)의 전용면적 59㎡ 타입은 지난달 1억 7500만 원(12층)에 매매거래가 이뤄졌고, 동일 평형 매물도 이달 1억 6000만 원(8층)에 전세로 거래됐다.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1500만 원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임대차2법 시행 이후 전세매물 품귀현상이 더해지고 있으며, 전세가격 오름세도 가팔라졌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세입자 보호 명목으로 개정한 임대차법이 전국에 전세난을 야기하자 국민들도 임대차3법에 부정 의견을 내놓고 있다.

9일 직방이 어플리케이션 이용자(직방 가입회원) 115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임대차 3법이 전·월세 거래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물었더니 응답자 10명 중 6명(64.3%) 꼴로 ‘도움이 안 된다’고 부정 답변을 나타냈다. ‘도움된다’는 응답은 14.9%에 머물렀다.


특히, 임대인이나 임차관계와 무관한 자가 거주자층에서 도움이 안 된다는 응답 비율(75.2%)이 임차인보다 높게 나타났다. 임차인도 전세 임차인 67.9%, 월세 임차인 54%가 도움이 안 된다고 답했다.

이처럼 전세난이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정부는 최근의 전세난을 새로운 임대차법 때문이라 보기는 어렵다는 기존의 입장을 견지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9일 국회 예결위에서 ‘전세난은 임대차3법 시행으로 발생한 현상’이라는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의 지적에 “최근 전세의 어려움에 여러 요인이 있다”면서도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면 전세 공급도 줄지만, 기존의 집에 사는 분들은 계속 거주하기 때문에 수요도 동시에 줄게 된다”며 수급 균형을 통한 전세시장 안정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 장관은 “(임대차3법이) 모든 것의 원인이라고 말씀드리기 어렵다. 여러 원인을 검토하고 있고, 상응하는 대책이 나오는 대로 발표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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