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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부총리와 국토부장관의 사과

이정선 기자

기사입력 : 2020-11-21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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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프랑스의 어떤 연극배우가 자신을 비판한 평론가를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비난했다. 요즘 용어로 지나친 ‘막말’을 한 것이다.


평론가는 발끈했지만 ‘정중한 사과’를 받고 없던 일로 해주기로 했다. 다만, 배우가 평론가의 집을 직접 찾아와서 여러 ‘증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과해야 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며칠 후, 사과를 받기로 한 날이 되었다. 평론가의 집에 증인들이 모두 모였다.

약속된 시간이 되자 현관의 벨이 정확하게 울렸다. 기다리고 있던 평론가가 문을 열었다.

그런데 엉뚱했다. 반쯤 열린 문틈으로 배우가 머리를 들이밀더니 대뜸 묻고 있었다.

“여기가 상인 아무개의 집입니까.”

평론가는 얼떨결에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배우가 머리를 깊게 숙이며 사과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그리고는 재빨리 ‘도망치듯’ 사라져버렸다. 마지못한 사과였지만 어쨌거나 정중한 사과였다. 그렇지만 ‘진정성’과는 담을 쌓은 사과가 아닐 수 없었다. 모여 있던 ‘증인’들도 적지 않게 황당했을 것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24번째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난 19일 국민은 고위공직자 2명의 ‘사과’를 듣고 있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다.

보도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일부 수도권 비규제 지역과 지방 광역시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상승하는 조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전세시장 불안이 지속된 데 대해서는 "송구하다"고 밝히고 있었다.

김 장관은 “새로 전셋집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임대차 3법은 집이 사람 사는 곳이라는 사회적 합의로 이룬 소중한 성과”라는 말을 빠뜨리지 않고 있었다.

정책과 관련, 부총리와 장관이 한꺼번에 사과를 하는 것은 이례적일 듯싶었다.


그런데도 비난이 쏟아지고 있었다. 아마도 ‘진정성’이 좀 부족했던 모양이었다.

야당의 비난이 특히 요란했다. 대충 간추리면 ▲영끌 대책 ▲조삼모사 ▲호텔찬스 ▲호텔방 공공전세 ▲시장 무시․전문가 의견 무시․현장 무시의 ‘3무시 정책’ ▲빈집 땜질 ▲재탕 삼탕의 맹탕 대책 ▲정신 나간 정책 ▲국민은 부동산대책의 실험대상이 아니다 등등이었다.

경실련도 보태고 있었다. “포장만 임대인 가짜 임대 정책”이라는 비판이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한국감정원의 통계가 나오고 있었다. 아파트 매매가격은 감정원이 주간 통계를 작성한 2012년 5월 이후 최고의 상승폭을 나타냈다고 했다. 전셋값은 종전 최고였던 2013년 10월의 0.29%를 넘어선 0.3%의 상승률을 나타냈다는 통계였다. 어쩌면, 그래서 비난이 더욱 거세졌을 것이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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