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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KCGI, 산은 5000억 출자 둘러싼 '장외 설전'

'산은 출자 금지' 가처분 결론까지 초읽기
"총수 경영권 보전" vs "경영상 목적 부합"
양측, 27일까지 재판부에 반박 서면 제출

성상영 기자

기사입력 : 2020-11-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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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부 KCGI 대표가 지난 2월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한진그룹의 위기 진단과 미래 방향, 전문경영인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산업은행의 한진칼 5000억 원 유상증자 참여를 판가름할 법원 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한진그룹과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가 장외 설전을 거듭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과 KCGI는 지난 2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심문기일을 전후로 마치 '핑퐁 게임'을 하듯 입장문을 배포했다.

포문을 먼저 연 쪽은 KCGI다. 앞서 18일 가처분을 제기한 KCGI는 20일 한진칼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한 데 이어 24일과 25·26일까지 산은과 한진그룹 측을 향해 공세를 폈다.

한진그룹은 23일과 24·25일 KCGI 측 주장을 반박하는 자료를 냈다. KCGI가 공격하면 한진그룹이 반대 입장을 발표하는 식이다.

양측은 공방을 벌이는 과정에서 다소 거친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KCGI는 지난 24일 "산은과 조원태 회장 이익만을 위해 아시아나항공 추가 부실에 대한 실사 없이 1조 8000억 원에 인수 계약을 하고 10여 일 만에 자금을 집행하는 것이야말로 모두를 희생시키는 투기자본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한진그룹은 다음 날인 25일 "산은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과정이 성실히 진행되는지 감시·견제하기 위해 의결권을 가진 보통주를 보유한다고 밝힌 바 있다"라며 "(KCGI는) 산은의 보통주 보유 이유를 외면하는 투기세력"이라고 맞받아쳤다.

법리 다툼이 치열해지고 서로를 자극하는 말들이 오가자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번 사안에서 관건은 한진칼이 신주 5000억 원어치를 발행해 산은에 배정하는 것이 상법과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신기술 도입·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목적'에 부합하는 지 여부다.

KCGI 측 주장을 요약하면 '산은의 유상증자 참여로 총수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우호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보전하기 유리해진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산은이 조원태 회장에 특혜를 준다는 얘기다.

그 근거는 대법원 판례다. 대법원은 2009년과 2015년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한 제3자 배정 신주 발행은 위법'이라는 취지로 판결한 바 있다.


반대로 한진그룹 주장을 뒷받침하는 대법원 판례도 존재한다. 경영권 분쟁 상황이라 하더라도 경영상 필요가 인정되면 기업 정관이 정한 범위 내에서 신주를 발행해 제3자에게 배정할 수 있다는 요지다.

실제로 한진칼 정관에는 긴급하게 자금을 조달하거나 기술 도입, 연구개발, 생산·판매·자본제휴를 위해 발행 주식총수의 30%까지 신주를 발행해 국내외 금융기관 또는 기관투자자에 배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심문을 마친 재판부는 고심에 들어갔다. 재판부는 양측에게 오는 27일까지 각자 상대방 주장에 대한 반박 서면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결정을 늦어도 다음달 1일까지 낼 것으로 보인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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