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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두더지 잡기식' 부동산대책 언제까지

김하수 기자

기사입력 : 2020-12-0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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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수 산업2부 차장
최근 안타까운 뉴스를 접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에 전세로 사는 30대 가장이 아내를 살해하고, 본인도 극단의 선택을 한 사건이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내 집은 사고 싶은데 폭등한 집값을 마련하는 방법을 놓고 부부가 다투다가 벌어진 참극이었다.


목동 27평 아파트에 4년 가까이 전세로 거주하고 있던 이들 부부는 자녀교육 문제로 현 거주지인 목동에서 더 큰 면적의 아파트를 매입하는 문제를 고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매매로 갈아타기엔 현실에서 역부족이었다.

부부가 사고 싶어 했던 큰 평수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그들이 처음 목동에 자리를 잡았던 2017년 때보다 2배 가까이 뛰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2단지 전용면적 112㎡(34평) 아파트의 2017년 4월 실거래 가격이 7억 8000만 원이었지만 올해 7월엔 15억 500만 원으로 치솟았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5월 출범 이후 3년 6개월 동안 '집값 잡기 전쟁'을 치르며 고강도 규제를 전방위로 쏟아냈다. 부동산 투기세력을 몰아내고 과열 양상으로 치달은 집값을 잡아 ‘서민주거 안정화’를 반드시 실현하겠다는 목표였다. 이같은 정부 정책 의지는 대출·청약·세금 등을 총망라한 24번의 크고 작은 부동산대책으로 발현됐다.

그럼에도 정작 부동산시장은 정부 의도와 늘 어긋난 방향으로 반응했다. 대책이 매번 발표될 때마다 집값은 일시 안정세를 보이는 시늉을 하다 다시 급등하는 현상을 반복하면서 오히려 시장과 국민은 '규제 내성'만 키우고, 임대차3법 등 여파로 단기적 전세매물 부족이 발생해 일부 지역에선 '전세난민'의 아우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 수요억제' 강공 드라이브로 다주택자와 투기세력을 잡으면 집값이 저절로 잡힐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정작 정책의 유탄을 맞은 쪽은 '달랑 내집 한 채' 보유자나 허리띠 졸라매어 '마이 홈 플랜'을 눈앞에 둔 실수요층 서민들이었다.

좁고 낡은 1가구를 좀더 크고 나은 1가구로 옮기거나, 1가구 내집 마련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대출을 껴안아야 하는 서민들에게 자금줄은 막혀버렸고 부동산세금 부담을 늘어났고, 전세를 옮기고 싶어도 매물이 없거나 너무 비싸 엄두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충격요법으로 해결하려는 '두더지 잡기식' 정책이 능사가 아님을 누구보다 정부가 더 잘 알 것이다. 정책 만능주의라는 오해를 없애고 국민들로부터 실효적 정책의 신뢰를 얻으려면 현재의 부동산 정책을 전면 재정비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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