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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현대 쏘나타 N라인 '귀신도 혼을 빼놓는 강렬함'

전륜구동 한계치 도달한 290마력 중형 세단
런치컨트롤이 선사하는 '제로백 6.2초' 쾌감
고성능 N라인 가세하며 '쏘나타 라인업' 완성

성상영 기자

기사입력 : 2020-12-16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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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 N라인 옆모습. 사진=현대차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앉은 새벽이었다. 녹색 신호를 기다리는 한 운전자 옆 자리에 흰 소복을 입고 머리를 늘어뜨린 처녀귀신이 앉았다.

이어 신호가 바뀌고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깊이 밟는다. 차량은 곧장 튀어나갔고 귀신은 그 자리에서 차량 밖으로 밀려 나갔다.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출시한 스포츠 세단 '쏘나타 N라인' 광고 중 한 장면이다. 쏘나타 N라인 특징을 재치 있게 표현한 이 광고는 온라인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광고로 미리 만난 쏘나타 N라인은 '귀신도 혼을 빼놓는 차'였다. 정말로 그만한 실력을 갖췄을까. 기자는 지난달 24일 강원도 인제군 자동차 경주장 인제스피디움에서 쏘나타 N라인을 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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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지난달 출시한 쏘나타 N라인 광고영상 중 일부. 사진=현대차 유튜브 캡처

◇쏘나타 N라인, 최고출력 290마력으로 전륜구동 한계치 근접

현대차는 지난 2015년 고성능 브랜드 'N'을 처음 발표한 이후 양산형 차량에 N 배지를 붙인 모델을 잇따라 선보였다.

국내에는 스포츠형 자동차 '벨로스터 N'이 먼저 출시되며 호평을 받았다. 이어 i30 N라인과 아반떼 N라인, 코나 N라인 등 N만큼은 아니지만 고성능 감성을 가미한 'N라인'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쏘나타 N라인은 우리나라 자동차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국민 중형 세단' 쏘타나에 '재미'라는 요소를 넣어 화려한 변신을 시도했다.

쏘나타N라인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제원을 보면 그냥 'N'을 붙여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강력하다. 2.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43.0kg·m를 발휘한다.

290마력은 통상 전륜구동(앞바퀴 굴림) 차에 허용되는 출력의 한계치에 가깝다. 이보다 더 높은 출력이 전달되면 조향(자동차 달리는 방향을 조정)이 의도대로 되지 않는 '토크스티어(자동차가 급발진, 급가속 등으로 조종이 불가능해지는 현상)'가 발생할 수 있다.

같은 엔진이 들어간 기아차 스팅어 마이스터 2.5 가솔린 터보 모델은 304마력이다. 스팅어가 출력이 더 높게 설정된 이유는 뒷바퀴에 동력을 전달하는 등 상대적으로 고출력을 감당하기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변속기는 8단 습식 듀얼클러치 변속기(DCT)가 사용됐다. DCT는 변속 속도가 빠르고 자동변속기 대비 연료 효율이 뛰어나 최근 출시되는 다양한 차종에 자주 사용된다. 적어도 시승이 진행되는 동안 변속기가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쏘나타 N라인은 고성능차에 특화한 각종 기능을 빠짐없이 갖췄다.

변속할 때 엔진 회전수를 보정하는 '레브 매칭'과 변속 단수가 바뀔 때 차량 속도가 붙는 느낌을 살린 'N 파워 쉬프트'가 적용됐다.

또한 '가상 엔진 사운드(ASD)'는 인위적으로 강력한 엔진 소리를 발생시켜 귀로도 차가 박차고 나가는 느낌을 전해준다. 배기음은 걸쭉하면서도 카랑카랑해 듣는 재미도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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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지난달 출시한 쏘나타 N라인이 강원 인제군 인제스피디움내 서킷에서 달리고 있다. 사진=현대차


◇쏘나타 N라인, '제로백 6.2초' 몸을 잡아끄는 런치컨트롤

현대차 자체 측정 기준으로 쏘나타 N라인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제로백) 6.5초 만에 가속했다. 현대차가 지금까지 출시한 전륜구동 세단 중 가장 빠르다.

제로백을 조금이라도 더 앞당기려면 '런치컨트롤'을 사용하면 된다. 런치컨트롤은 차량이 멈춘 상태에서 엔진 회전수를 높여 브레이크 페달을 놓음과 동시에 앞으로 치고 나가는 기능이다.

쏘나타 N라인은 런치컨트롤을 간단하게 맛볼 수 있게 했다.

주행모드를 스포츠 플러스로 놓고 구동력 제어 기능을 3초 이상 눌러 완전히 끈 다음 브레이크를 끝까지 밟았다. 그리고 가속 페달을 지긋이 밟고 엔진 회전수를 충분하게 올렸다.

이제 계기판에 런치컨트롤이 활성화됐다는 문구가 떴다. 차가 뛰쳐나갈 준비를 마쳤다는 뜻이다. 이때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기만 하면 힘 좋은 사람이 뒤에서 등을 떠미는 듯 차가 발진했다.

런치컨트롤 사용 전에는 앞바퀴가 미끄러지는 휠 스핀이 심하게 발생해 차량이 짧게나마 머뭇거렸다. 그러나 런치컨트롤 사용 후에는 휠 스핀도 줄고 머뭇거림도 덜했다.

수치상으로도 런치컨트롤 활성화 전후 제로백이 달랐다. 쏘나타 N라인은 런치컨트롤을 쓰면 제로백이 0.3초 줄어 6.2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속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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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 N라인 앞좌석. 사진=현대차

◇ "그냥 쏘나타가 아닌데"…'패밀리카'로 안성맞춤

쏘나타 N라인 출시로 국민 세단 쏘나타는 현대차가 판매하는 세단 중 가장 폭넓은 제품군을 갖췄다.

쏘나타는 기본형인 2.0 가솔린 모델을 비롯해 액화석유가스(LPG)를 사용하는 2.0 LPi, 1.6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쏘나타 센슈어스, 그리고 전기모터가 엔진을 보조하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더해 쏘나타 N라인까지 5종에 이른다.

저마다 특징은 조금씩 다르지만 중형 세단이라는 장르가 갖는 한 가지 성향은 변하지 않았다. 일가족이 편안하게 타는 '패밀리카'라는 점인데 쏘타나 N라인은 다른 쏘나타와는 확연히 달랐다.

쏘나타 N라인은 일반 도로보다는 자동차 경주용 도로인 서킷에 집어넣어야 성능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차량이다.

또한 출력이 높은 데 비해 차체(4900mm)는 길고 앞바퀴와 뒷바퀴 간 거리(휠베이스)는 2840mm나 된다. 아무래도 작고 휠베이스가 짧은 차에 비해 급격한 곡선 구간에서 불리했다. 그만큼 높은 운전 숙련도를 요구한다는 얘기다.

쏘나타 N라인은 일상에서 가족과 함께 타는 차로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다만 펄떡거리는 심장을 받쳐줄 만큼 하체를 단단히 조였는데도 승차감이 거북하지 않았다. 거를 것은 거르고 잡아줄 것은 확실하게 잡아줬기 때문이다.

아울러 쏘나타 N라인은 능동형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사용했고 편의사양을 풍부하게 갖췄으며 중형 세단인 만큼 뒷좌석 공간이 널찍했다. 취향에 따라 우렁찬 배기음을 싫어할 수 있겠지만 낮은 엔진 회전수로 부드럽게 주행하면 조용한 편이다.

만약 식구들이 단단한 승차감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면 패밀리카로 타고 다녀도 썩 나쁘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상과 기분 전환을 모두 누리고픈 아빠 또는 엄마가 쏘나타 N라인을 패밀리카로 고민 중이라면 가족이 함께 시승해보길 추천한다.

가격은 차량 성능과 구성을 고려했을 때 놀랄 만큼 저렴하다. 시쳇말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훌륭하다. 트림(등급)별로 △프리미엄 3053만 원 △익스클루시브 3495만 원 △인스퍼레이션 3642만 원이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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