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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페인 원격근로에 대한 법률 및 동향

기사입력 : 2020-12-22 00:00

이윤교 IMALEGAL 파트너 변호사



2020년 10월부터 스페인에서 본격적으로 효력을 가지게 된 원격근로법이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2020년 신종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스페인에서는 3월 중순부터 3개월 동안 국가경계령을 발령했고 6월 말부터 시작된 뉴노멀 이후 아직까지도 여러 도시 및 자치주에서 계속 이동제한을 실시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스페인 근로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스페인은 코로나19로 인한 큰 타격을 받은 국가로서 며칠 전 스페인 보건부에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에 스페인 국민 10명 중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생활 방역의 일환으로 스페인 정부는 비상사태 선포 때부터 재택근무를 권고했었고 원격근로가 증가하면서 원격근로를 규정하는 법안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스페인 정부, 노사 대표 및 기업 대표의 삼자 협상을 통해 2020년 9월 23일 국무회의에서 ′원격근로에 관한 긴급입법′을 채택한 후 관보(BOE)에 게재해 공표했다.

스페인 「원격근로에 관한 긴급입법」 (앞으로 원격근로법) (Real Decreto-ley 28/2020, de 22 de septiembre, de trabajo a distancia)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경제적 및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 원만한 기업 운영을 위해 확산되고 있는 새로운 근로형태인 원격근로를 규정하기 위해 정부·노조·기업협회의 합의를 통해 성사된 법률이라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며 원격근로에 대해 정의, 원격 근로자와 원격 근로계약에 대한 보호, 유연근무, 위험평가에 대해서도 규정하며 “연결되지 않을 권리(right to disconnect)”에 대한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다.

프랑스는 2017년 노동개혁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세계 최초로 법제화했다. 유럽 회원국들도 코로나19로 인한 후폭풍이 크기 때문에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포함해 재택근무를 할 때 근로자가 보호받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스페인 「원격근로법」
해당 법 제2조에 따르면 “원격근로는 근로자가 근무일의 전체 또는 일부분 동안 자택 또는 선택한 장소에서 규칙적인 성격으로 행하는 근로”를 말한다.

이렇게 광범위하게 원격근무제에 대해 정하면서 사무실이 아닌 장소에서 정보통신기기를 이용해 근무하는 형태인 전자원격근무와 통상의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형태인 출석근로에 대해서도 정의하고 있다. 원격근로는 3개월 동안 근로시간의 30% 이상 또는 계약기간 중 이에 상응하는 비율의 기간 원격으로 근무했을 시 원격근로자로 간주하며, 기업은 강제로 원격근무를 시킬 수 없다. 따라서 1주일당 하루 반을 사무실에서 일을 하지 않는 직원이 있다면 이 직원은 원격근로자로 간주된다.

원격근로법 제4조에 따르면 원격근로자는 일반 근로자와 근로환경, 급여, 근로시간, 교육, 승진 등에 있어 동등한 권리를 가지게 된다. 원격근무는 근로자와 회사 모두에게 자발적이며, 원격 근무 계약서를 서면으로 작성할 필요가 있다. 이미 일반 계약을 체결한 직원도 원격근무를 할 시 추가 합의서를 원격 근무 진행 전에 작성해야 할 의무가 있다.

회사마다 단체협약이 있다면 원격근무에 대한 필수 내용 및 원격근무자의 권리 및 원격근무로 인해 보상받을 수 있는 지출 비용, 출석 및 근로시간 기록(근로시간 시작과 종료 시점 기록) 등에 대해 수록해야 한다.

또한, 원격근로법 제13조에는 유연근무 권리에 대해서도 정하고 있다. 이 권리는 여성들에게 특히 유용한데 원격근로 합의서 및 단체협약과 일치되고 필수근무 시간과 일반적인 근무 및 휴식 관련 규정을 준수할 시 원격 근로자는 근무시간을 유용하게 조정할 수 있다.

기업은 원격근로의 위험요인에 대한 평가 및 이에 대한 예방활동 계획 수립 시 근로시간 분배·휴식 보장·연결되지 않을 권리 등 원격 근로와 관련된 심리적, 인체 공학적, 조직적 요소들을 특별히 고려해야 하며 근로자가 업무시간 외에 디지털 환경에 연결되지 않을 권리도 보장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다만 근로자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원격 근로자의 업무에 대한 감독 및 관리가 가능하다. 스페인 원격근로법은 근로자의 권리를 최대한 보호하는 규정이며 이에 대해 기업 측에 많은 의무를 발생시키고 있다.

이 법 시행에 따라 원격 근무가 발생하는 근로자의 계약서에 재택근무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지 않을 시 회사는 최소 625유로에서 최고 6250유로의 벌금을 납부해야 할 수 있다.

원격근무에 대한 시사점

스페인에서는 현재 90% 이상의 근무시간을 원격 근무하는 회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요즘 초, 중학교에서 감염이 거의 없지만 가장 코로나19에 노출될 수 있는 시간이 급식 시간이라 급식을 시키지 않는 부모들이 꽤 많다. 아이들을 찾으러 갈 때 몇몇 부모들에게 어떻게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학교에서 애들을 찾았다가 다시 급식 시간 후에 등교시키는지 물어보니 대부분 원격근로를 한다고 답했고 통신사에서 일하는 몇 부모들은 근로시간의 90%가 원격근무라고 답을 했다. 따라서 스페인에서 원격근무는 이미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며 근무도 유연하게 조정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원격근무의 필요성은 실감되지만 단점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스페인 기업과 근로자 모두 원격근무 방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원격근무의 효율성에 대한 결론은 아직 없다. 2017년 초국적 기업인 IBM은 원격근무를 실시한 지 24년 만에 원격근무를 폐지시켰는데 사무실에서의 출근근무가 직원들에게 창의적이며, 혁신적인 환경을 선사하기 때문에 역행하는 선택을 했다. 구글과 페이스북도 2021년 하반기부터는 원격으로 근무하는 직원들을 다시 회사 사무실에서 출근 근무를 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원격 근무가 얼굴과 몸을 부딪치며 팀워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비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원격근무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여직원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때문에 이동 제한이 발생해 출근이 불가능한 상황과 방역면에서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다만 대면소통이 없는 형식적인 회의에서 혁신을 추구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일부 근로자들은 원격 근로 방식의 사각지대를 악용할 가능성도 있다.

어떤 근로자는 자택에서 일을 하면서 노트북 및 기타 기기들 말고도 인터넷 서비스 비용 및 전기 사용료까지 회사가 부담하기를 원하기도 한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법에서 정확히 명시하지 않아 계약 당사자들이 직접 계약서에 포함을 한다면 회사가 비용을 처리해줘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에 대한 책임이 없다.

기업 측에서는 원격근무를 하면서 식권, 차비 등을 요구하는 직원들이 괘씸하다고 보기도 한다. 다만 직원이 식권을 월급의 한 부분으로 받고 있었다면 이는 월급으로 인정되고 직원에게 주어야 하지만 출장 목적의 식권 및 차비 등은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원격근무는 코로나19 사태로 그 이전에는 누구나 가질 수 없는 특권으로 여겨졌지만 뉴노멀 시대에는 기업에서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원격근무가 불가능한 업종들도 많고 원격근무가 꼭 효율성을 향상시키지 않아 난감해하는 기업들도 많다.

중요한 점은 스페인에는 원격근무에 대한 법률이 2020년 10월 13일부터 효력을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들이 3개월 이내에 근무자의 원격 근무가 30% 이상일 시 꼭 원격근무에 대한 추가 합의서를 체결했는지 확인해봐야 하며 이 합의서는 서면으로 작성해야 한다. 이미 10월 13일 이전에 원격 근무를 해왔고 합의가 있었을 시에는 내년 2021년 10월 13일까지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따라서 기업 내부에서 원격근무를 할 시 꼭 2021년 1월 13일 이전에 단체협약 및 합의서 등이 있는지를 확인해 보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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