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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베트남 FTA 발효 - 브렉시트 시대의 새로운 교역 패러다임

기사입력 : 2021-01-20 00:00

- 영국의 브렉시트 감행과 EU와의 미래관계 협상 극적타결에 따른 기존 FTA 관계 재정립 필요 -
- 베트남, 브렉시트에 따라 영국과 FTA(UKVFTA) 체결로 EVFTA 대체 -


영국의 브렉시트 미래관계(Future Relationship) 협상

2020년 1월 31일, 3년 7개월에 걸친 장고의 논의 끝에 영국의 EU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Brexit)가 영국 및 EU 의회를 거쳐 최종 승인됐다. 영국이 EU 각 회원국에 정치·경제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브렉시트가 국제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분석돼 왔다. 기존에 영국이 EU 회원국들과 맺어온 교역관계는 물론, EU 차원에서 맺은 각 국가와의 무역협정에 대한 후속처리 문제가 동시에 대두되며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높아져갔다. 더불어, 최근 10년간 베트남-EU 교역량 증가세로 베트남 내에서도 브렉시트에 대한 영향에 관심이 집중돼 왔다.

EU 의회와 영국 정부는 2020년 말까지 ‘전환기간’을 설정하고 순차적인 브렉시트로의 전환에 합의한 상황이었다. 영국중앙은행(BOE)이 노딜 브렉시트 후 영국의 GDP 중 8%가량 급감할 것으로 경고하며 브렉시트에 부수되는 후속 협상의 중요성이 주목을 받아왔다. 노딜 브렉시트 여부는 영국과 EU의 ‘미래관계(future relationship) 협상’ 결과에 따라서 달라지며, 추가로 EU 차원에서 맺어진 각종 국제협약을 단일 국가(영국) 차원에 맞게 수정보완하는 절차를 수반한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세로 유럽 전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시행되면서 협상은 난항을 거듭했으나, 전환기간 종료를 1주일을 앞둔 2020년 12월 24일 영국과 EU의 미래관계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그 결과 영국은 재정, 국경, 법률, 통상, 수역의 통제권을 독립하는 반면, EU와의 무관세, 무쿼터에 기반한 상품무역협정을 체결해 자유무역 환경을 유지하게 됐다.
브렉시트에 따른 영국과 각국의 자유무역협정 조정안

영국-EU 통상관계는 미래관계 협상의 타결을 통해 해결되는 한편, 영국이 EU 회원국의 지위를 가지는 동안 체결한 세계 각국과의 FTA는 각 국가와의 개별적 FTA 체결을 통해 해결해야 했다. 한-EU FTA를 대체하기 위한 한-영 FTA를 체결했고, EU-싱가포르 FTA를 대체하기 위한 영국-싱가포르 FTA를 체결했다. 이렇듯 새로 체결한 주요 교역국과의 FTA를 통해 기존에 EU 차원에서 맺은 협정효과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베트남 산업무역부 장관(쩐 뚜언 안)과 영국 국제무역부 장관(엘리자베스 트러스)의 FTA 서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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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Hanoi Times

영국-베트남 FTA(UKVFTA) 체결

2020년 베트남의 주요 통상관계 변화 중 하나는 유럽연합(EU)과의 FTA 체결이었다. 거대경제권인 EU와의 FTA 체결로 글로벌 기업의 생산거점으로서의 베트남의 매력도는 한층 상승했다. 특히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섬유의류 및 신발류, 농산품류의 대EU 수출액이 상당수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EU-베트남 FTA(EVFTA)를 중요한 기회로 평가했다.

그러나 EVFTA는 영국의 브렉시트 국면을 맞이하며 변수가 발생했다. 1973년 영국-베트남 간 외교관계 수립 이후 47년간 양국 교역관계는 끊임없이 발전해 2019년 양국 교역액이 66억 달러 수준에 달했다. 중요한 교역상대국으로서 영국과의 교역추이를 유지하기 위해 베트남 정부는 EVFTA의 비준에 관한 결정문 Resolution No.102/2020/QH14에 영국에 대한 EVFTA 적용을 2020년 12월 31일까지 연장 적용하고 브렉시트 협상 결과에 따라서 최대 24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는 조항을 삽입했다.

그럼에도 해당 조항은 임시방편에 불과하기에 영국과의 단독 체결 FTA가 필요했다. 영국의 브렉시트 협상이 마무리돼 2020년 12월 31일 이후 영국에 대한 EVFTA 적용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양국은 EVFTA 협정 일부 조항을 수정한 형태로 ‘영국-베트남 FTA(UKVFTA)’에 서명했다. 그 결과, 2020년 12월 31일 23:00부터 UKVFTA가 공식 발효되며, 유럽에서 독일, 네덜란드에 이은 베트남 3대 교역국인 영국과의 교역 확대 기반이 마련됐다.
UKVFTA 발효 베트남 통관실무 현황 주의사항

1) UKVFTA 적용 현황
GMT(그리니치 표준시) 기준 2020년 12월 31일 23:00 기점으로 UKVFTA가 발효됐다. 발효 직후에는 UKVFTA의 원산지증명서가 정상적으로 발급될 수 없었다. 베트남은 FTA가 체결되면 국내법률로서 비준안을 법률화하고 세부 규정을 하위 법률로 공개하는 방식으로 법제화를 진행하는데, 브렉시트 국면에 발맞춘 신속한 FTA 체결 때문에 세부규정이 아직 공표되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2021년 1월 8일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공문번호 18/XNK-XXHH를 공표하고 다음과 같이 UKVFTA의 원산지증명 지침을 발표했으며, 현재 MOIT 및 원산지증명서 발급기관에서 UKVFTA 원산지증명서가 정상 발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UKVFTA의 원산지증명서는 EUR.1 Form을 사용하며, EVFTA와 동일한 양식을 사용
거래금액이 6,000유로를 초과하는 경우, 의무적으로 EUR.1 Form의 원산지증명서 양식으로 기관 발급받아야 하며 발급사무소 명단은 아래 표와 같음(산업무역부 공문 참고)
거래금액이 6,000유로 이하인 경우,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하지 않고 상업서류(인보이스 등)에 원산지 지정문구를 기재하는 방식으로 자율발급할 수 있음. 단, 이 경우 자율발급 후 제3 영업일 이내에 www.ecosys.gov.vn을 통해 관련 서류를 업로드해야 함.
거래금액이 6,000유로 이하인 경우에도 EUR.1 Form을 이용한 기관발급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음.


UKVFTA 베트남 원산지증명서 발급기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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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베트남 산업무역부 공문번호 18/XNK-XXHH 부록 1.

2) GSP제도의 REX(인증수출자) 시스템과 UKVFTA의 미래
GSP(Generalized System of Preferences, 일반특혜관세제도)란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대해 일방적으로 공여하는 특혜관세 제도를 말한다. 베트남은 유럽연합(EU)으로부터 GSP 혜택을 받아왔으나, 경제규모의 확대로 GSP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생겨났다. 이러한 문제는 EVFTA의 관세 혜택을 통해 해결됐으나 GSP와 함께 베트남에 도입된 REX(Registered Exporter, 인증수출자) 시스템에 대한 이슈가 대두됐다.

원산지 증명서 자율발급을 기반으로 하는 유럽연합(EU)은 회원국에 소재한 각 회사의 자율발급 실태를 관리하기 위해 REX 시스템을 도입했다. REX 시스템은 각 사업자 별 고유번호를 부여해 신용관리를 하는 방식을 기본 체계로 운영된다. 2021년부터 베트남도 GSP적용을 위한 베트남 기업의 REX 등록을 의무화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국의 브렉시트는 REX시스템을 대체할 영국의 독자적 시스템을 필요로 하나, 현재 관련 사항에 대한 지침이 공개되지 않아 GSP를 적용해 수출하려는 기업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향후 GSP뿐만 아니라 UKVFTA와 EVFTA에 대해서도 자율발급 원산지 증명을 위한 REX 시스템의 도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영국향 수출 건에 대한 영국의 인증수출자 제도 활용에 대한 명확한 지침의 공개를 기다리는 것을 권고한다.

3) UKVFTA 누적조항의 활용과 한국산 원단 특혜조항

UKVFTA와 EVFTA는 체결당사국 각 국을 거쳐 생산된 제품에 대해 역내 국가간의 누적을 인정하는 누적조항을 규정한다. 이러한 누적조항은 역내 국가 간의 부가가치 창출을 증대해 교역관계를 강화하는 효과를 발생시킨다.

원칙상 누적조항은 협정 체결당사국 간에만 적용된다. EVFTA의 누적조항은 체결당사국인 유럽연합(EU) 각 국가와 베트남 간에만 적용되며, UKVFTA의 누적조항은 영국과 베트남 간에만 적용된다. 기존에는 영국과 EU각국을 거쳐 생산된 제품이 EU산으로 인정돼 베트남으로 수입됐지만, 현재는 UKVFTA를 통해 영국과 베트남 간에만 누적이 인정되며, EVFTA 누적기준은 영국에 적용될 수 없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추가로, EVFTA는 한국산 원단을 사용한 베트남산 의류에 대해 한국산 원단을 베트남산 원단으로 간주하는 ‘역외교차누적’ 조항이 포함돼 있으며, 현재 한국 정부와 EU 정부 간의 해당 조항 최종 발효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 UKVFTA에도 한국산 원단 특혜 조항이 포함돼 있는데, 이 조항은 한국과 영국 간 FTA 기준에 입각해 영국과의 별도 절차를 거친 후에 시행될 예정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시사점

브렉시트(Brexit)는 영국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을 상승시키고, 향후 세계경제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 왔다. 따라서, 단순히 영국이 EU를 탈퇴해 단일 국가로서의 주권을 확보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져왔다. 영국-EU 간의 관계 정리 만큼이나 영국과 세계 각국과의 기존 통상 관계의 재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세계 무역은 WTO의 ‘다자무역체제’에서 특정 FTA 또는 메가FTA의 참여국에만 혜택을 주는 ‘양자무역체제’로의 변화를 겪어왔다. 영국도 EU차원에서 전세계 국가와 FTA를 통한 자유무역 환경을 조성해왔으나 브렉시트 국면에 맞추어 새로운 FTA 협정의 체결이 필요했다.

베트남과 영국의 교역관계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영국-베트남 FTA의 체결은 양국 교역관계의 새로운 교두보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수출입 실무 과정에서 EU에 적용되던 인증수출자 시스템을 대체할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한 상황이고, 생산에 제반되는 기술표준, 제품안전기준 등이 영국에 맞게 변경돼야 하는 등 후속적으로 고려해야 할 상황이 증가했다. 브렉시트로 인해 유럽 국가와의 교역관계에 영국과 EU 국가 각각에 투트랙 대응이 고려돼야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작됐다.

자료: 베트남 관세총국, VCCI, 베트남 산업무역부 공문 18/XNK-XXHH, 베트남 정부 결정문 102/2020/QH14, Hanoi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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