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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위기경영] ③ 이 부회장 공백 대만·중국만 좋은 일 된다

삼성 총수 부재 틈타 중국·대만 공격경영 뜨거워...삼성 AI 등 신사업 동력 꺼지나

한현주 기자

기사입력 : 2021-01-2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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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 선거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국과 대만은 차세대 반도체 사업을 석권하기 위해 정부가 기업의 어려운 문제를 앞장서서 해결해 줍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글로벌 무대에서 뛰어야 할 대기업 총수가 구속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이는 해외 경쟁업체에 이득을 주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고용창출 등 투자를 위해 지갑을 열기는 어렵습니다."(재계 관계자 A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옥중 메시지로 고용창출 등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주기를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 총수가 수감된 상황에서 고용은 물론 첨단 미래사업을 위한 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지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우리 경제에서 삼성 관계사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이 부회장 구속은 한국경제에 치명타를 준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중견기업 관계자 B씨)

"삼성전자가 설 연휴를 앞두고 1조 3000억 원 규모의 협력회사 물품 대금을 조기에 지급했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289개 반도체 협력사 직원 2만 3000여명에게 411억 9000만원 규모의 2020년 하반기 인센티브도 나눠줬습니다. 이는 이 부회장 ‘동행 비전'에 따른 것인데 이 부회장 구속으로 향후 삼성전자와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에 차질을 빚을 까 걱정됩니다."(중소기업 대표 C씨)

이 부회장이 지난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후 삼성전자는 물론 중견기업, 중소기업이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재계·중소업체 '이 부회장' 구속에 앞다퉈 우려..."미래 먹거리 올스톱 위기"

삼성은 '총수 부재'라는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이 부회장은 당장 '옥중 경영'을 통해 주요 사안을 챙길 수 있겠지만 시스템반도체 등 차세대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인공지능(AI) 등 미래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려던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재계 관계자는 "해외 업체와의 경쟁에서 삼성이 우위를 지키려면 1분1초가 피를 말리는 고민과 결정을 해야 한다"라며 "최근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을 맞아 올해가 미래 승부를 가늠할 수 있는 골든타임인데 이 부회장이 2년간 수감하면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 전략은 수포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출범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는 등 중차대한 시점에 국내총생산(GDP) 16%, 코스피 전체 시총의 25%에 육박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 삼성의 총수 부재는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재계는 무엇보다 삼성이 미래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등 핵심사업에 급제동이 걸리는 것은 아닌 지 우려의 시선을 던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8년 AI·5G·바이오·전장부품 등 4대 성장 산업에 25조원을 비롯해 3년간 18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가 중점 육성 산업으로 선정한 비메모리 반도체, 바이오, 미래형 자동차 부문에서도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이를 잘 보여주듯 이 부회장은 2019년 4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며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133조원 투자를 결정했다. 2019년 10월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생산시설 구축과 연구개발에 13조원 투자를 발표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부회장의 '야심찬 글로벌 비전'이 '옥중경영'으로 사실상 올스톱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대만 "이번 기회에 삼성전자 넘어서자"...삼성 총수 구속에 협력업체 TSMC와 앞다퉈 계약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이 사법리스크의 수렁에 빠진 가운데 중국과 대만은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 수감에 공식적으로 의견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이번 기회에 삼성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분야에서 삼성을 추월하거나 격차를 더 벌리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보여주듯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시장조사업체 IDC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정보기술(IT)업체 애플뿐만 아니라 퀄컴과 엔비디아가 올해 하반기부터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 고객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요한 대목은 퀄컴과 엔비디아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핵심 고객사다.

미국 종합반도체업체인 인텔도 대만 TSMC에 3나노미터(nm) 공정기술을 이용한 핵심 종합처리장치(CPU) 생산을 위탁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TSMC가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인 인텔 핵심 CPU를 자체 3나노 초미세공정을 활용해 위탁 생산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인텔 내 기술 제조팀이 5나노와 3나노 생산 라인을 확장하고 있는 남대만사이언스파크(STSP) 내 TSMC 공장 부지를 직접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 보도가 사실이라면 그동안 TSMC와 삼성전자를 두고 저울질해 온 인텔이 TSMC로 발길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 반도체업체 SMIC도 삼성전자 타도를 외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정부는 SMIC에 2조7700억 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세계 1위 TSMC를 제치고 메모리반도체, 비메모리반도체 등 모든 분야에서 명실상부한 세계 1위업체를 꿈꿨다”라며 “이제는 TSMC와 심지어 후발주자인 SMIC마저 이 부회장 부재상황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해외 주요 업체와의 사업제휴 등 영업전에 그동안 이 부회장이 앞장서서 사업을 따냈다”라며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이 부회장이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을 대만과 중국업체가 최대한 활용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총 사령탑이 수감된 삼성은 향후 더욱 격화될 글로벌 경제대전쟁에서 승기를 거머쥘 구심점이 없어 미래 먹거리 사업 투자에도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중소기업 관계자는 "이번 이 부회장 구속이 정의실천이라는 명분은 거머쥐었는 지는 모르지만 우리 밥그릇을 자칫 대만과 중국에게 넘겨준 것 아닌 지 모르겠다"며 "오죽했으면 벌써부터 이 부회장 사면이나 가석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겠느냐"며 반문했다.

[시리즈 끝]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amsa091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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