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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24]"한국군 현대화 투자 상당…방어책임 이양 준비돼 "

조지 소로스 등이 설립한 '책임있는 국정 운영을 위한 퀸시연구소' 보고서

박희준 기자

기사입력 : 2021-01-31 14:29

미국의 민간 씽크탱크가 한국군의 현대화 투자가 상당하다면서 방어 책임을 이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제언을 조 바이든 정부에 제안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의 만들어진 '한반도 초점을 둔 기존배치 수정이 불가피하며 주한미군의 대규모 지상전 역량이 불필요하다' 미 전략연구원의 보고서 내용과 일맥상통한 것이어서 조 바이든 정부의 수용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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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병사들이 훈련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미국의소리방송(VOA)은 30일(이하 현지시각)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책임있는 국정운영을 위한 퀸시연구소(이하 퀸시연구소)'가 대중국 정책, 미군 재배치 셈법과 한반도 문제 등을 포함한 '포괄적이고 균형적인 역내 질서:미국의 새 동아시아 정책'이라는 제언을 담은 보고서를 29일 공개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존 퀸시 애덤스 6대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딴 이 연구소는 석유재벌 찰스 코크와 세계적 투자가 조지 소로스가 2019년 설립했으며, 미국이 군사 중심정책을 지양하고 외교에 초점을 둔 정책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해왔다.

미국의 전직 관리들은 정책 변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고 비판했다.

이 연구소의 마이클 스웨인 동아시아프로그램 국장과 제시카 리 선임연구원, 레이첼 오델 연구원이 저자로 참여한 이번 보고서는 역내에서 미국의 관여 전략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군사정책 일변도인 기존 정책들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미국의 대 중국과 동아시아 정책이 트럼프 행정부가 공언한 기준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개념과 미국, 일본, 호주, 인도로 구성한 집단안보체제 '쿼드'는 조율된 효과적인 정책을 제시하는데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군사적 팽창과 경제적 위협이 미국과 동맹에 심각한 우려 사안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군사 일변도 정책에서 탈피해 경제와 외교적 수단에 의존하는 방향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아직 국제 질서나 미국에 실존적 위협 (Existential Threat)이 되지 못하며, 향후 세계 제패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있지만 전략적 경쟁에 초점을 둔 미중 관계는 부실한 정책을 만들어냈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가장 위험한 전쟁 발발 가능성은 중국의 부상보다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노력에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향후 미국의 역내 정책은 통제나 지배력 중심에서 중국에 대한 거부 중심의 접근법으로 전환하고, 역내 주둔 미국의 지상군을 상당한 수준으로 줄일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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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탄도미사일, 사진=차이나데일리


보고서는 중국이 구사 중인 반접근/지역 거부전략(A2/AD)의 일부를 역도입해 중국이 도련선 내 국가들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미국과 역내 동맹들이 방공과 해안방어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역내 미군의 지상군과 항공모함 등이 배치된 전진 기지를 대규모로 감축해 중국의 장거리 미사일 공격에 대한 취약성을 보완하고, 전략적 심층성과 기민성에 기반한 공중, 해상 전력의 분산 배치를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할 것을 권고했다.

이 같은 분산배치 전략은 당장 시작해야 하며 10년에서 20년동안 점진적으로 관리하고 중국의 도발과 역내 안보 환경변화 추이를 고려하면서 보다 큰 규모의 미군 감축을 추진할 것을 권고했다.


보고서는 또 미국이 각 동맹들과 체결한 상호방위조약의 독자성을 받아들이고 한국의 경우 북한의 도발 대처에 방점을 두고 중국을 견제하거나 대처하기 위한 발판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은 다른 역내 어떤 동맹국들과 비교해 이미 군 현대화에 상당히 투자해 자국 방어에 더 큰 책임을 이양 받을 준비가 된 만큼, 미국은 향후 북한과의 평화협상 진전 상황과 연계해 한국과 주한미군의 지상군 감축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 육군대학원 산하 전략연구원(SSI)은 지난해 7월17일 공개한 '육군의 변신:인도태평양사령부의 초경쟁과 미 육군 전역 설계'라는 보고서에서 미국 합동군의 역내 전진배치 태세와 역량은 일본과 한국에 집중돼 있다면서 한국전과 냉전의 유산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2028년에도 한반도 방위를 위한 미국의 정치적 노력과 한미 상호방위 조약이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향후 한국군이 한반도 내 재래식 지상방어에 더 큰 책임을 이양 받는 것을 핵심 전제로 내세웠다. 또 한국군의 전시작전권 인수와 군 현대화 추세를 고려할 때 유사시 대규모 지상전에 대비한 주한미군에 대한 요구는 향후 10년 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주한미군 지상병력 수는 한국군을 증원하고 보완하기 위한 목적에 따라 유지될 것이 예상되지만, 대부분의 한반도 실전 상황에 필요한 미군의 지상 기동전력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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