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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증세 골탕은 결국 서민․중소기업

이정선 기자

기사입력 : 2021-03-02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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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정치판에서 ‘난데없는 증세론’이 나오고 있다. ‘팽창예산’도 모자라서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는 얘기다. 나랏돈 좀 아껴서 썼더라면 없었을 ‘증세론’이다.


그 ‘방법론’이 다양했다. ▲부가가치세율 3%포인트 인상 ▲부가가치세 ‘한시 인상’ ▲특별연대세 ▲고소득자 소득세율 인상 ▲대기업 법인세율 인상 ▲일반기본소득목적세 ▲특별기본소득목적세 ▲기본소득 탄소세.…

작년 말 발표된 보건복지부의 ‘2020년 사회보장 대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세금․보험료 등 추가적인 부담에 국민 가운데 69.4%가 반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이 늘어나면 ‘표’에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한데도 ‘증세론’이다.

지난 2017년에도 ‘증세론’이 있었다. 추미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법인세를 손대지 않으면 세입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불을 지핀 것이다. 여론이 분분해지자, 여당은 “일반 기업이나 국민에게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핀셋 증세”라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증세를 하더라도 대상은 초고소득층과 초대기업에 한정될 것”이라며 “일반 중산층과 서민, 중소기업에게는 증세가 전혀 없다”고 했었다. 문 대통령은 “이는 5년 내내 계속될 기조”라고도 밝혔다. 그랬는데 ‘증세론’이다.


‘반기업’ 성향을 고려하면 대기업을 대상으로 증세를 할 가능성이 높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대기업에 대한 증세도 결국 골탕 먹는 것은 중소기업과 서민이 될 공산이 크다.

세금 부담이 늘어난 대기업이 중소기업이나 납품업체에 원자재 등의 납품가격 인하를 강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정 부분을 떠넘기는 것이다.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도 있다. 제품가격을 올려서 늘어난 세금 부담을 소비자에게 씌우는 것이다. 제품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들은 인상된 최저임금도 ‘헛일’일 수 있다. 비싸진 제품가격에 놀라서 씀씀이를 줄일 수도 있다. 그러면 ‘소득 주도 성장’이 어려워질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식품 물가가 뛰는 상황이다.

직원들의 봉급을 올려주지 않거나, 인상률을 소폭으로 하는 경우도 고려할 수 있다. 또는 봉급을 아예 깎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이는 소비 감소로 이어지고, ‘소득 주도 성장’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세금 인상은 기업의 재무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재무구조가 나빠져서 주가가 떨어지고 배당률이 낮아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주와 투자자 몫이 될 수 있다. ‘불특정다수’에게 손해가 돌아가는 것이다.

기업들이 다른 지출을 억제하기 위해 기부나 사회공헌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이는 서민과 취약계층을 더욱 피곤하게 만들 수 있다.


지난 2014년, 한국경제연구원이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비슷한 얘기가 나온 적 있었다. 법인세를 올려 복지재원을 마련할 경우 기업이나 투자자뿐 아니라 소비자, 근로자의 부담도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법인세가 높아지면 제품가격이 올라 그 부담이 소비자와 근로자에게 전가된다는 논리였다. 그 ‘비율’까지 계산하고 있었다. 법인세율이 2%포인트 높아질 경우, 소비자가 그 인상분의 32.8%, 근로자가 16%, 기업은 51.2%의 비율로 세금을 분담하게 된다는 계산이었다.

또 법인세율이 2%포인트 오르면 국내총생산은 연평균 0.33%, 투자는 0.96% 감소하고 이는 세입 기반을 약화시켜 세수 확보에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런데 ‘증세론’이 난무하고 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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