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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미나리’의 과거사

이정선 기자

기사입력 : 2021-03-08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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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임오군란’ 당시 명성황후 민씨가 장호원으로 피신했을 때였다. 민씨는 그곳에서 여성 무당을 만나게 되었다. 무당은 민씨에게 언제쯤이면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환궁 날짜를 예언해줬다. 그런데 그 예언이 신통하게 맞아떨어졌다.


민씨는 예언했던 날짜에 무사히 환궁했고, 세력도 되찾을 수 있었다. 민씨는 그 무당을 잊을 수 없었다. 당장 ‘진령군’으로 봉했다. 그러면서 삼국지의 관운장을 모시는 ‘북묘’를 지어 거주하도록 했다. 자리를 마련해준 것이다.

그러자 ‘북묘’ 근처에는 금은보화를 실은 수레가 끊이지 않았다. 관운장에게 복을 빌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벼락출세한 무당, 진령군에게 바치기 위한 뇌물이었다. 무당은 예언 잘한 덕분에 출세를 했고 재물까지 챙길 수 있었다.

진령군 덕분에 덩달아 출세한 사람도 생겼다. 이유인이었다. 이유인은 실력자로 떠오른 진령군이 무당출신이라는 사실을 알고 슬그머니 접근했다. 자기가 귀신을 부리고, 비와 바람도 마음대로 일으킨다는 소문을 냈다.


진령군은 소문을 듣고 이유인을 초청했다. 이유인은 진령군 앞에서 온갖 귀신을 불러냈다. 자기 패거리에게 미리 귀신 복장을 하도록 해놓았다가 주문을 외우면 나타나도록 속인 것이었다. 이유인은 ‘가짜 귀신’ 불러낸 재주 덕분에 양주 목사로 출세할 수 있었다.

이유인은 진령군을 어머니로 모시는 행운까지 얻었다. 양아들이 된 것이다. 그러나 말로만 모자 관계였다. 실제로는 진령군의 남편 역할을 했다는 얘기가 돌았다.

그렇지 않아도, 명성황후 민씨 주변에서 일가친척이 줄줄이 출세하고 있었다. 민씨의 오라버니 민승호는 병조판서, 민승호의 아들 민영익은 우영사, 민태호는 우찬성, 민겸호는 호조판서, 민규호는 우의정, 민영소는 병조판서, 민영규는 의정대신….

‘삼정승, 육판서’가 모두 ‘민(閔) 나리’였다. 사람들은 ‘민 나리’를 빗대서 ‘미나리’라고 수군거렸다.

이 ‘미나리+주변세력’만 해도 간단치 않은데, ‘진령군+주변세력’도 출세를 하고 있었다. 명성황후가 피신할 때 ‘주역’이었던 이용익도 빠질 수 없었다. 이들은 이를테면 ‘미나리과(科)’가 되고 있었다.

하지만, ‘미나리과’가 광범위해질수록 백성은 정비례해서 어려워졌다. 바치는 것이 계속 늘어났기 때문이다.

영화 ‘미나리’가 ‘기생충’에 이어 화제라고 해서 돌이켜보는 ‘미나리의 과거사’다.

오늘날에는 어떤가. 정권마다 ‘미나리과’가 득세하고 있다. ‘낙하산’ 인사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는 야당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임명한 장관급만 지금까지 29명이라고 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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