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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푸트니크 V 백신 '공급 부족'

유명현 기자

기사입력 : 2021-03-0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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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 Binnopharm 공장에서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스푸트니크 V가 제조되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지난해 8월 러시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인 스푸트니크 V(Sputnik V)를 최초로 내놓았을 때만 해도 임상 시험 데이터가 충분치 않다며 냉담한 반응을 얻었지만 6개월 흐른 지금 백신을 원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공급 부족에 직면해 있다.


7일(현지시간) 캐나다 매체 CP24는 러시아 국영 TV 채널들이 스푸트니크 V가 해외에서 공급 요청이 쏟아진다며 백신 수출을 대대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보도했다.

슬로바키아는 오는 3월 1일부터 시작되는 유럽연합(EU)의 제약 규제 기관인 유럽의약품안전청(EMA)의 승인 검토 전 이미 20만 회분을 접종했다.

체코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직접 편지를 써서 백신을 요청했으며, 러시아 백신 외교의 물결 속에서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중동 국가들도 수백만 회분을 기다리고 있다.

러시아 국영 TV 채널 1의 올가 스카베예바 앵커는 "스푸트니크는 계속해서 자신 있게 유럽을 정복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국영 TV 채널들은 러시아 백신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과 서방 국가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대비시키며 백신 수출을 대대적으로 다루고 있다.

영국의 권위 있는 의학학술지 더 랜싯(The Lancet)에 따르면 임상 시험 결과 스푸트니크는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 효과가 91%에 달했다.


다른 나라들이 코로나19 백신 부족에 직면했을 때 러시아가 나서 과학적 선진국이자 자애로운 강대국으로 이미지를 쇄신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블라디미르 프롤로프 외교분석관은 "러시아가 신속하게 백신을 개발할 수 있었던 5개국 중 하나라는 사실이 러시아가 쇠퇴하는 석유 산업이 아닌 첨단 지식 강국으로 내세울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서구 백신만큼 인기가 없었던 중국과 러시아의 백신 사용을 활성화하는 것이 전 세계 공급을 증가시키는 빠른 방법이라고 여긴다.

세계보건기구 및 세계보건법 협력 센터의 로렌스 고스틴 소장은 "푸틴은 러시아의 과학기술력에 대한 퇴색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백신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쏟아지는 공급 물량을 감당할 수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이다.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V의 생산량은 현재로선 공급이 수요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러시아는 자국민의 백신접종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6월 말까지 성인의 60%인 약 6800만 명을 접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2월 말 기준 인구의 3%도 안 되는 약 400만 명만이 접종을 마쳤다.

스푸트니크 V 백신 개발과 시판을 당당하는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는 구체적 백신 공급 물량에 대한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앞서 보고서를 통해 50개 이상의 국가로부터 24억 회분 공급 요청을 받았다고만 밝혔다.

런던에 본사를 둔 과학 분석 회사인 에어피니티(Airfinity)는 러시아가 약 3억9200만 회분을 공급하기로 합의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에어피니티 라스무스 한센 최고경영자(CEO)는 "지금까지의 생산과 수출로 미루어 볼 때 러시아는 무리 없이 해낼 수 있을 지 요원해 보인다"고 말했다.

스푸트니크 V는 면역체계를 자극하기 위해 유전물질을 운반하는 무해한 바이러스를 사용하는 바이러스 벡터 백신이다.

제약컨설턴트 CB파트너스의 엘레나 서브보티나 중유럽담당자는 "제작 과정이 복잡하다"며 "생산자들은 생물학적 성분으로 작업하는 것이 완제품의 품질 면에서 많은 변동성을 수반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생산을 보장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인도에서는 백신이 유사한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브라질 보건부는 1000만 회분을 구매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고 밝혔지만, 브라질 규제 기관은 아직 사용을 허가하지 않았다. 2500만 회분을 제공받은 네팔도 승인을 하지 않고 있다.

다른 나라들도 스푸트니크 V 백신 공급이 지연되고 있다.

러시아직접투자펀드는 브라질과 한국, 인도 등 각국의 제조업체와 생산증진을 위한 협약을 맺고 있지만 지금까지 해외 협력 제조사들이 백신을 대량 생산했다는 징후는 없는 상황이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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