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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율 악화에 실손보험 판매 중단 보험사 증가…"팔수록 손해"

이보라 기자

기사입력 : 2021-04-0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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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이 손해율 급등으로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과잉진료에 따른 비급여진료비 증가 등으로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손해율이 급등하면서 보험사들이 실손보험 판매를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 판매 중인 실손보험의 가입 문턱도 높아져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줄어들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한생명은 지난해 3월부터 설계사 채널의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고 온라인을 통해서만 가입자를 받다가 지난해 말부터는 이조차 중지했다.

현재 신한생명은 실손보험 신계약 판매를 중단하고 기존 계약을 신 실손상품으로 전환할 때만 판매하고 있다.

오는 7월 신한생명과 통합을 앞둔 오렌지라이프는 2012년 말부터 이미 실손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부터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올해 7월 출시되는 4세대 실손보험 또한 판매하지 않을 계획이다. 4세대 실손보험은 의료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진다. 병원 이용이 적은 소비자들의 보험료 부담은 낮추고 그 반대의 경우 더 많은 보험료를 부가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현재 신한생명, 오렌지라이프, 미래에셋생명을 포함해 라이나생명, AIA생명,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DGB생명, KB생명, DB생명이 실손보험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사와 NH농협생명, 동양생명, 흥국생명, ABL생명 등 7개사는 실손보험을 판매하고 있지만 가입할 수 있는 연령을 크게 낮춘 상태다.

삼성생명은 가입 제한 연령을 60세에서 40세로 낮췄다. 한화생명은 65세에서 49세로, 동양생명도 60세에서 50세로 가입연령을 조정했다.

손해보험사 중에서는 AXA손해보험, 에이스손해보험, AIG손해보험이 실손보험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판매 중인 손보사들은 언더라이팅(인수심사)을 강화해 병력이 전혀 없는 젊은 층도 방문진단검사를 받도록 했다. 방문진단 검사는 보통 60세 이상의 고령층이나 유병자에 대한 방문진단 검사가 이뤄져 왔다. 방문진단이란 간호사가 실손보험 가입 희망고객을 찾아가 혈압과 혈액, 소변 검사 등을 하는 것이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등은 61세 이상 고객이 실손보험 가입을 원할 경우 방문진단 심사를 거치도록 했다. 흥국화재·NH농협손해보험은 40세 이상, 한화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은 만 21세 이상 방문진단 심사를 거치도록 했다. 젊은 층도 가입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실손보험 판매를 꺼리는 것은 높은 손해율로 적자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손보사 기준 지난해 실손보험 손해율은 130.5%로 집계됐다. 손보사 기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실손보험 누적 손실액은 7조3462억 원에 이른다.

보험사들은 손해율 악화의 주요 원인에 대해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로 인한 풍선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문케어는 2022년까지 민간의료보험의 비급여항목 중 3800여개를 건강보험의 급여항목으로 전환해 국민의 과도한 병원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취지에서 2017년 시행됐다.

그러나 비급여항목이 줄어들면서 예전만큼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병원이 비급여를 계속 개발하고 늘려가는데다 가입자가 의료 쇼핑에 나서면서 실손보험 손해율이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실손보험은 손해율 악화로 팔수록 적자를 보게 되는 구조로 계속해서 판매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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