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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 선두다툼에 日 추격...'배터리 삼국지' 치열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1-04-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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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터리 3총사는 물론 유럽에서도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배터리는 세계 경제가 컴퓨터, 휴대폰의 시대에 진입한 후 전략적 중요성이 더 커졌다. 사회생활은 거의 모든 순간에 배터리에서 분리할 수 없다. 배터리는 전략물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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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2021년 2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배터리를 포함해 반도체, 희토류 등 중요 광물 및 의료용품의 4개 분야에서 공급망 점검을 미국 행정부에 명령했다. 배터리는 미국에서도 가장 중요한 제품이 되었다.

현재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은 한중일이 독보적이다. 2020년 기준 상위 10개 기업에 중국이 37.5%, 한국이 34.7%, 일본이 19.9%를 차지하고 있다.

배터리의 중요성이 커질수록 한중일 3국의 배터리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 한국의 주요 경쟁 상대국인 일본과 중국의 배터리 경쟁력과 향후 전망이 중요한 시점이다.

◇ 일본, 최고 기술 비해 떨어진 수율 전고체 배터리로 만회 노려

아사히 카세키 직원인 요시노 아키라는 1981년부터 리튬 이온 배터리를 연구하기 시작해 2019년 리튬 배터리를 연구한 공로로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2018년 전 세계 배터리 기술 특허 출원의 3분의 1이 일본에서 출원되었다. 한국이 2위, 중국이 3위였다.

일본은 리튬 배터리를 처음 개발했지만 파나소닉이 배터리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것을 제외하고는 산업화가 느렸다.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배터리 산업은 컴퓨터와 휴대폰의 인기가 커지면서 성장할 큰 기회였다. 배터리 산업이 규모를 구축하기 시작한 후, 리튬 배터리에 대한 전기 자동차 수요는 투자를 더욱 촉진했다.

한국과 중국의 기업들이 2000년 이후 본격 투자에 나설 때 일본은 버블 경제 붕괴 이후 두 번째 10년 기간이었다. '잃어버린 20년'이라고 불렀고, 거의 모든 투자가 중단 상태였다.

파나소닉만 예외였다. 2011년과 2012년 2년 연속으로 연간 7000억 엔이라는 막대한 손실을 기록했다. 이 때 파나소닉은 플라즈마 TV 및 기타 사업을 포기하고 배터리 사업에 희망을 걸고 위험을 감수했다. 이 때문에 파나소닉은 배터리 사업에서 세계적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일본은 자국에서 투자도 거의 하지 않았지만 해외 진출에서도 투자가 적었다.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도 투자가 거의 없었다. 한국과 중국이 도전적으로 유럽에 투자할 때 일본은 투자를 망설였다.

일본은 고품질 R&D 인재를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근로자의 기술 수준도 높다. 그러나 일본에 투자할 수 있는 자체 여력이 많지 않고 외국으로부터의 투자도 많지 않다.

1993년 버블 경제가 붕괴된 후 일본 기업들은 축소 경영에 접어들었다. 아베 집권이후 좀 나아졌다는 주장도 있지만 여전히 축소되고 있으며 국내 투자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만이 투자할 여력이 있는데 미국은 자국 사정 때문에 일본 배터리 산업에 투자할 수 없고, 중국 투자는 미국의 견제와 일본의 우파 정치인 때문에 환영 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배터리 등 산업 체인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중국 관련 산업을 압박하고 있어 일본 입장에서는 미국 정책에 맞춰야 한다. 중국 기업과의 협력은 쉽지 않은 상태다.

배터리 관련 일본 전문가는 20~30년 동안 중일 배터리 개발 및 생산 시스템 구축의 역사를 검토한 후 "중국이 기초과학의 R&D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R&D 속도로 볼 때 향후 3~5년 안에 중국이 일본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크다"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 3월 17일 일본 경제산업성 심포지엄에서 미쓰비시종합연구소는 "2020년 중국의 배터리 생산 능력은 148GWh, 유럽은 55GWh, 미국은 49GWh, 일본은 8GWh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일본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만 생산량으로 전환되지 않고 있다.

미국이 배터리 규정을 중점으로 강화한 뒤 배터리 특허 및 생산 노하우가 많은 일본 기업들은 앞으로 어떤 형태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인가. 결국 일본의 배터리 기술에 달린 문제다.

일본은 배터리 경쟁력 강화의 기회를 바이든 미 대통령의 전기 자동차와 배터리에 대한 투자 확대에서 찾으려고 한다. 일본의 앞선 기술력을 미국에서 발휘하겠다는 입장이다. '꿈의 배터리'라고 하는 전고체 배터리를 세계에서 가장 빨리 만들고 상용화할 수 있다면 다시 일본이 세계 1위 경쟁력을 되찾을 수도 있다.

지난 3월 일본 도쿄에서는 100여개 기업이 참여한 '배터리 재팬'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끈 것은 '전고체 배터리'였다. 차세대 자동차 배터리 산업 대안으로 여겨지는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서 한국과 중국에 뒤진 부분을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통해 역전시켜서 다시 선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일본 내에서 전고체 배터리의 선두주자는 도요타 자동차다. 2000년대 초반부터 전고체 배터리 연구를 시작했다. 올해 내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시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양산은 2025년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한다. 특허 건수에서 도요타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도요타의 전고체 배터리 특허는 전 세계 전고체 배터리 특허의 40%를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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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잭슨카운티 커머스시에 지어지고 있는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사진=TNS


◇ 중국의 힘, 정부 보호와 거대한 내수시장

지금부터 15년 후 전 세계 전기자동차의 절반이 중국에서 판매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본의 리서치기업 후지경제의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35년 전 세계 전기차(EV) 시장은 2202만 대로 2018년의 16.9배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중국은 판매량이 최대 1056만 대로 2018년보다 13.7배 증가할 전망이며 같은 기간 유럽은 674만 대로 32.1배 늘어나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에 오를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배터리 수요가 크고 자체 생산력을 보유한 입장에서 기술력이 더 커질 전망이다. 전기차 시장의 핵심은 가격과 에너지 밀도다. 통상 신생 배터리 회사가 시장에 진입하려면 기술력 및 시장 확보 어려움 때문에 7~10년이 걸린다는 것이 정설이다.

중국은 2016년까지만 해도 기술력이 대단한 수준은 아니었다. 한중일 3국 가운데 최하위였다. 비교적 생산이 쉬운 리듐 인산철 배터리 생산에 머물고 있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자국산 배터리 사용을 강제화 하면서 사정은 확연히 달라졌다. 경험이 축적되고 막대한 투자가 이어지면서 생산력과 기술력이 배가되었다.

중국은 자국 시장에만 머물지 않았다. 전기자동차 시장 규모가 가장 큰 유럽에 도전했다. 유럽은 전기 자동차 인기가 대단했지만 충분한 배터리 제조 공장이 없었다. 2018년부터 전기자동차 시장 주요 무대인 유럽에 진출했다. 폭스바겐과 BMW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EU 국가들은 2030년까지 전기자동차를 보급하기로 결정했으며, 가솔린과 전기 자동차 사이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유럽에서는 널리 보급되지 않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독일, 헝가리, 폴란드 및 기타 지역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해 왔다. 이는 유럽에 배터리가 부족하고 배터리 생산 기술이 떨어지며 배터리 제조에 있어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테슬라도 유럽에 대형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데 관심이 있지만, 테슬라는 배터리 전문 제조업체가 아니며 이 작업을 얼마나 잘 수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세계 배터리 업체 1위인 CATL은 오로지 배터리만 생산하고 자동차회사인 비야디(BYD)는 자체 생산한 배터리를 장착해서 전기차를 만들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꿈의 배터리라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력 확보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세계에서 특허가 가장 많은 일본을 주목하고 있으며 미국의 견제가 없다면 언제든지 일본과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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