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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천문학적 국가부채에도 파산하지 않는 이유는?

조민성 기자

기사입력 : 2021-05-02 13:00

일본의 국가 채무가 아무리 늘어나도 이는 정상적인 상태이며 적절한 인플레이션 관리와 통화정책이 뒷받침되면 파산은 있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의 국가 채무가 아무리 늘어나도 이는 정상적인 상태이며 적절한 인플레이션 관리와 통화정책이 뒷받침되면 파산은 있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코로나19 쇼크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일본의 경기 회복 속도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더디다. 백신 접종이 늦어졌지만 미국 등이 과감한 경제 대책을 실시하고 있는 데 비해 일본은 재정 지출 규모에서 크게 뒤진다.

안이한 재정 지출은 빚을 늘리기 때문에 무책임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아베 전 총리 내각에 참여했던 후지이 사토시는 겐다이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실수다”라고 단언했다. “일본은 아무리 빚이 늘어도 파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본의 국가 부채가 1200조 엔이지만 파산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후지이는 “가계부채는 적을수록 좋지만 정부는 다르다. 미국이나 영국, 일본의 누계 부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재정적자가 늘어나는 것은 정상적인 상태라고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라이머리 밸런스는 적자의 연속이었으며 지금 일본 정부가 하고 있는 것처럼 ‘항상 흑자를 내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최초로 산업혁명을 하고 일곱 개의 바다를 지배한 영국, 전후 세계를 리드하고 여전히 GDP 면에서 세계 제일인 미국, 얼마 전까지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이었던 일본의 역사가 그랬다는 것이 후지이의 논리다. 채무 잔액을 늘릴 수밖에 없는 것은 정부가 돈을 만들어 공급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이것이 현대 화폐이론의 핵심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후지이는 “미국, 영국, 일본 모두 중앙은행에서 각각 달러, 파운드, 엔화 통화를 발행하고 있다. 중앙은행을 가진 경제 강국 정부는 언제든지 얼마든지 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과 권한을 갖고 있다”면서 “그래서 정부는 파산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리스 등이 재정 파탄에 직면한 이유에 대해 후지이는 “자국통화를 발행할 수 없는 나라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중앙은행을 없애고 유로를 사용하는 국가는 유로를 발행할 수 없으며 유로권에서는 독일에 있는 유럽중앙은행(ECB)밖에 유로 지폐를 발행할 수 없기 때문에 회원국은 파산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자국 통화기준이 아니라 미 달러로 과대한 빚을 질 경우에도 파산의 가능성은 있다.
‘근거 없는 열광’이라는 책에서 주식거품이나 주택거품을 경고한 로버트 실러 교수는 정부가 재정적자를 계속할 수 있다는 현대 화폐이론은 지극히 부도덕하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후지이는 “이런 비판들은 다 오해”라고 주장한다. 그 이유에 대해 후지이는 현대 화폐이론에는 실러 교슈가 이야기한 ‘정부는 재정적자를 무한히 계속해도 좋다’는 주장이 없으며 따라서 재정적자가 늘어서 정부가 망하는 것은 원리적으로 없다고 밝혔다.

물론 정부는 사회·경제가 좋아질 수 있도록 적절한 내용과 규모로 돈을 집행해야 한다, 재정적자를 무한히 확대시키지 않는 브레이크와 같은 기준은 필요하다고 후지이는 본다. 적절한 인플레이션율을 재정 규모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즉, 빚을 너무 많이 내서 돈을 풀면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니, 그렇게 되지 않는 범위에서 돈을 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역으로 말하면 디플레이션이 계속되고 있는 동안에는 디플레이션을 벗어나기 위해 재정적자가 늘어나도 재정을 동원해야 한다. 인플레이션이 적정 수준을 밑도는 상황에서도 재정을 늘리는 것이 가능하다. 일본의 경우 적정한 인플레율이란 대략 2~4%일 것이다.

그래서 물가상승률이 3~4%로 안정되면 재정의 확대를 막게 된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이 시작되면 감시 시스템을 구축해 악성 인플레이션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후지이는 덧붙였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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