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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집콕 확산으로 '층간소음 민원 급증' 슬기로운 해결책은

작년에만 4만2천건 이상 접수 증가 추세에도 현장진단·소음측정 실질조치는 미흡
건설기술硏, 소음저감 설계시공 기업 가이드라인·입주민 갈등해결 안내서 동시 발간

김하수 기자

기사입력 : 2021-05-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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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인부가 완충재를 시공하고 있다. 사진=롯데건설
층간소음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 설계‧시공 단계에서부터 층간소음을 줄일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지난 7일 ‘공동주택 소음 저감을 위한 설계·시공 가이드라인’과 ‘층간소음 갈등해결 안내서’를 발간‧배포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시민들이 집 안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 갈등도 잦아지고 있다. 재택근무가 활성화되고 아이들이 방학을 맞아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층간소음 민원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아이 실내활동’ 길어지면서 층간소음 따른 갈등 빈발 우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는 전담기관인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층간소음 신고 민원은 4만2250건으로, 2019년(2만6257건)과 비교해 약 60% 급증했다.

민원 내용도 다양하다. 주거문화개선연구소의 층간소음 피해유형사례에 따르면 위층 아이의 뛰는 소리, 성인 발소리, 창문을 여닫는 소리, 운동기구 소리 등 지속적인 소음으로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처럼 아파트, 빌라 등 공동주택에서 층간소음을 비롯한 다양한 소음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러한 소음을 저감하기 위해서 건설사나 시공사가 설계·시공단계에서 검토할 수 있는 공공 성격의 가이드라인은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에 건설기술연구원 김경우 박사 연구팀은 ‘공동주택 소음 저감을 위한 설계·시공 가이드라인’을 발간해 관련 기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연구는 국토교통부의 ‘주거환경연구사업의 주거복지 구현을 위한 생활밀착형 공동주택 성능 향상 기술 개발‘ 용역으로 수행됐으며, 건설연·영산대학교·주거문화개선연구소가 함께 참여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외부 소음이 공동주택 단지로 유입되는 것을 저감할 수 있는 건물의 배치,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이 저하되는 시공 예시, 공용설비기기 소음 저감 방법 등 공동주택 설계·시공 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과 관련 법규를 한데 모아 제공한다.

아울러 연구팀은 ‘층간소음 갈등해결 안내서’도 함께 발간했다. 공동주택에서 층간소음 발생 시 이웃과 소통을 통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과 층간소음관리위원회의 도움을 받는 방법 등을 제안한다.

이번 안내서에서는 층간소음의 정보, 이웃과 대화를 통한 해결 방법의 구체적인 예시 등 거주자가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수록돼 있으며, 관리사무소와 층간소음 관리위원회의 역할과 중재방법, 층간소음 민원 유형 등 민원 대응 시 참고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됐다.

건설연 김경우 박사는 “소음은 주거환경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공동주택 설계·시공단계에서부터 본 가이드라인을 참고하여, 전반적인 공동주택의 소음문제가 개선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서로 다른 생활양식을 가진 이웃이 소통과 배려를 통해 층간소음 문제를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공동주택 층간소음 실태…지난해 민원접수 60% 급증 불구 해결 조치는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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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의 홍보 이미지. 사진=한국환경공단 공식 블로그 이미지 편집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의 2012~2018년 7년간 통계에 따르면, 공동주택 내 층간소음 민원 건수(콜센터와 온라인 접수 통합)는 누적 13만 7813건이며, 이 가운데 민원상담 완료 건수는 1만 6871건이다.

상담완료 건수 기준으로 보더라도 층간소음 민원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12년 5412건(상담완료 기준)에 불과했으나 이듬해인 2013년 1만 2491건으로 크게 늘어난 이후 연평균 1만 3000건 수준으로 상담이 진행되고 있으며, 가장 최근인 2018년엔 1만 6871건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더 큰 문제는 층간소음 민원이 늘어남에도 국가 차원에서 현장진단과 소음측정 이행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2016~2018년 3년간 층간소음 민원(상담완료 기준) 건수는 ▲5538건 ▲8667건 ▲1만 427건으로 늘어났지만, 현장진단과 소음측정 이행 건수는 ▲2523건 ▲2361건 ▲2865건으로 저조했다.

공동주택 층간소음 원인의 70% 이상이 ‘아이들의 뛰는 소리나 사람 발걸음’에서 나온 것이었고, 가구를 끌거나 찍는 소리, TV·청소기·세탁기 등 가전제품 소리 등이 차지했다.

아파트 층간소음이 아래위 입주민 간 말다툼 수준을 넘어 종종 살인이라는 최악사태로 비화되자 감사원이 나서 아파트 바닥구조물의 층간소음 방지 시공 실태를 조사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는 건설사의 주택 바닥구조 층간소음 차단 평가를 사전인정제도로 시행하고 있는데, 감사원 감사 결과 시공사의 사전신고 소음측정 내용과 감사원의 실제 측정 내용이 큰 차이를 보였다.

즉, 공공아파트의 94%, 민간아파트의 100%가 바닥구조물의 층간소음 수준이 시공 뒤 실측등급 하락으로 판명됐고, 60%는 최소 층간소음차단 성능 기준조차 미치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감사원은 국내 건설사의 층간소음 차단 공사에서 사전인정제도에서 시공, 사후평가까지 전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결론 내리고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에 시정보완 대책을 요구했다.

국토부도 사전인정제도를 없애고 사후확인제도를 내년 7월부터 도입하는 한편, 입주 전에 층간소음 차단성능 검사로 기준 미달 시 개선 권고, 관리감독을 위한 ‘층간소음성능센터’ 신설 등 개선책을 제시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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