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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싱가포르 도시철도 현지직원 뇌물죄 재판에 "억울"

대중고속철도 역 건설 수주 담당 직원 2명 사업담당 부처간부에 4천만원 준 혐의...선고재판 앞둬
싱가포르검찰, 돈 제공 뒤 작업현장 평가점수 조정 청탁 등 '대가성 행위' 뇌물 혐의 징역형 구형
회사 "계속 돈 빌려달라는 요구에 개인돈 준 것일뿐, 보고조차 없어...본사와 무관한 사건" 적극 해명

김하수 기자

기사입력 : 2021-05-0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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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대중고속철도의 모습. 사진=위키백과
대우건설 해외사업 직원들이 싱가포르에서 막바지 공사를 진행 중인 도시철도 건설 관련 ‘사기성 뇌물’ 사건에 연루돼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아시아 뉴스네트워크 미디어 CNA 등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대중고속철도(MRT:Mass Rapid Transit)의 스티븐스 역(St.Stevens)을 건설 중인 대우건설 현지 간부직원 2명이 현지 검찰에 뇌물제공 혐의로 기소돼 오는 18일 싱가포르법원 1심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대우건설 해외사업 직원 2명이 받고 있는 혐의 내용은 지난 2018~2019년 사이에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Land Transport Authority) MRT사업 담당간부(부국장)에게 5만 싱가포르달러(약 4200만 원)를 뇌물로 줬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우건설과 CNA 등 외신은 뇌물혐의 두 직원이 처음부터 LTA 관료에 공사 특혜를 노리고 의도적으로 접근해 돈을 제공한 것이 아니라고 전했다.

외신은 “LTA 관료가 대우건설 직원에게 개인적 재정 문제를 꺼내며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대우건설 직원들은 대우건설의 엄격한 사규, 싱가포르법 위반, 대우건설의 어려운 재정상황을 들어 거부했다고 검찰 조사에서 밝혔다.

외신은 “당시 대우건설 관련자들은 싱가포르 발주기관이 사업계약자에게 돈을 요구한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앞서 대우건설 싱가포르 현지직원들은 스티븐스 MRT역 수주 뒤 사업담당 LAT 관료와 자주 접촉하면서 ‘대화하기 어려운 인물’로 판단하고 본사에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해당 LAT 관료가 거듭 돈을 요구했고, 대우건설의 스티븐스 MRT역 사업의 감독관리 권한을 가진 관료의 말을 계속 거부할 경우 회사와 해외사업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대우건설 직원 2명이 마냥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외신은 밝혔다.

실제로 문제의 LAT관료는 싱가포르 MRT 프로젝트의 입찰운영위원회 위원이자 입찰평가위원장까지 지낸 인물이었다.

결국, LTA 관료가 2018년 12월 다시 전화 문자를 보내 가족 문제를 들먹이며 돈이 긴급하게 필요하다고 요구하자 대우건설 직원 2명은 상의 끝에 3만 싱가포르달러(약 2500만 원)를 빌려주었다.

그러나, 이들 대우건설 직원들이 돈을 빌려준 것으로 끝났다면 싱가포르검찰의 기소와 재판정에 서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2019년 5월 LAT가 스티븐스 역 작업장 안전과 환경 점검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자, 대우건설 직원 2명은 돈을 빌려준 LAT 관료에게 편의를 봐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싱가포르 정부의 또다른 주롱지역 도시철도선(Jurong Region Line) 프로젝트 입찰 참여를 준비하고 있는 대우건설이 LAT의 스티븐스 MRT역 부정평가가 악영향을 미칠 것을 염려했기 때문에 이같은 요청을 했을 것으로 외신은 분석했다.

대우건설 직원의 요청을 받은 LAT 관료는 알아보겠다고 약속했으나, 부정평가 점수는 바뀌지 않았고, 주롱 도시철도선 입찰에서도 대우건설은 탈락했다.

싱가포르 사정당국은 이같은 대우건설 직원의 행동을 대가성을 입증하는 뇌물의 증거로 판단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문제의 LAT 관료는 대우건설 직원한테 빌린 돈을 갚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소를 당한 대우건설 직원 2명은 일단 사후행동을 뇌물 대가성 행동으로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은 제공한 돈의 출처는 회사 돈이 아닌 일행의 1명이 서울 임대건물에서 나온 수입이라고 진술했고, 서울 대우건설 본사에도 자금 제공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싱가포르 검찰은 대우건설 2명에게 나란히 징역 8개월을 구형했고, 돈을 받은 LAT 관료에게 뇌물 수뢰 외 36개 혐의를 두고 조사를 진행해 6월께 기소할 예정이라고 외신은 보도했다.

대우건설 본사 관계자는 6일 “외신이 보도한대로 현지 직원이 LAT 관료에 개인적으로 빌려준 돈을 싱가포르 당국이 대가성 뇌물로 본 것으로 안다”면서도 “회사와는 관련 없는 내용”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공공입찰에선 탈락하면 사유를 공개하지만, 싱가포르는 낙찰 이유를 공개하지 않는다”면서 “현지 직원들이 그나마 친분 있는 우리사업 담당관료에게 물어본 것이고, 평가점수 특혜도 없었고, 다른 사업에서 탈락해 대가성으로도 보기 어렵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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