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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테슬라와 밀월 끝내고 압박하는 배경 뭔가?

이혜영 기자

기사입력 : 2021-05-0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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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테슬라 차주가 지난 4월 열린 상하이국제모터쇼에서 테슬라를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유튜브
테슬라가 지난 2018년 중국 상하이에 테슬라 전기차를 생산하는 공장을 세우기로 상하이시와 합의서를 체결한 것은 매우 중요한 사건이었다. 1990년대 이후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가 중국에 단독 자회사를 진출시킨 첫 사례였기 때문이다.


테슬라와 중국 정부의 손발이 잘 맞았던 그 당시에 테슬라가 오늘날의 곤경에 처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반(反) 테슬라 정서가 점차 확산되고 있고 중국 공산당 정부가 이같은 여론을 내세워 테슬라를 압박하는 모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테슬라 입장에서는 중국 정부의 태도가 최근들어 거의 180도 돌변했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이 어떤 배경 때문에 테슬라와 중국 정부의 관계가 크게 달라지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첨단 외국기업이 중국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 뒤 결국에는 기술 이전을 비롯해 중국이 필요한 부분을 빼먹는 이른바 ‘미끼 전략’을 중국 정부가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VOA는 진단했다.

◇테슬라와 중국 정부의 밀월기

중국이 테슬라의 상하이 기가팩토리3 건설 계획을 승인해준 시점은 2018년 7월.

테슬라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지난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의 중국 진출은 당시 상하이시는 2023년까지 법인세를 15%로 크게 낮춰주는 등 상당히 매력적인 인센티브를 테슬라에 약속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중국내 법인세가 25%인 점을 감안하면 테슬라에게만 15%로 낮춰준 것은 특혜에 가까운 조치였다.

중국 정부의 테슬라 밀어주기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중국 정보통신산업부는 테슬라가 만드는 전기차에 대해 2020년부터 2년간 ‘10% 구매세’를 면제하는 조치를 2019년 8월 발표했다. 구매세 면제로 테슬라 전기차 가격은 최대 9만9000위안(약 1720만원) 정도 할인되는 효과를 얻었다.


이 덕분에 테슬라의 판매 실적은 예상을 뛰어넘는 기록을 낼 수 있었다. 당초 테슬라는 지난해 1월 중국 최대 명절 춘절에 맞춰 중국산 모델3을 중국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계획이었으나 이같은 지원책에 힘입어 출시 시점을 2019년 12월로 앞당길 수 있었다. 상하이에 진출한지 1년도 되기 전에 이룬 성과였다.

테슬라가 지난해 중국에서 팔아치운 모델3는 13만7000여대로 중국 최대 판매 전기차로 등극했고 테슬라 중국법인의 지난해 매출도 전년대비 124%나 급증했다.

◇중국군의 테슬라 전기차 사용 금지 조치가 출발점

중국 정부가 테슬라 전기차를 중국 군부대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올초 조치를 내린 것은 중국 정부의 태도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출발점이었다.

중국군이 내세운 이유는 모델3에 달린, 오토파일럿 모드 등에 쓰이는 8대의 카메라에 저장되는 데이터가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수 있고 미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였다.

화들짝 놀란 테슬라는 테슬라 전기차의 카메라에 저장된 정보는 중국 밖으로 유출되지 않는다고 해명하고 나서기까지 했다.

테슬라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태도가 돌변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달 열린 상하이국제모터쇼에서 테슬라의 민원 처리 방식에 불만을 품은 중국인 테슬라 차주가 1인 시위를 벌인 것.

이 시위 장면은 온라인을 통해 중국내 소비자들에게 급속히 퍼졌고 테슬라에 대한 여론이 급속히 악화되는 계기가 됐을뿐 아니라 중국 정부가 나설 수 밖에 없는 구실로 작용했다.

중국 소비자가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된 테슬라 전기차의 품질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관련 민원을 테슬라 측이 처리한 방식에 대해서도 불만이 전국적으로 제기되자 중국 정부가 테슬라 측의 대처 방식이 “오만했다”며 중국 소비자 편을 들면서 테슬라에 압력을 가하기 시작하는 형태로 발전했다.

결국 테슬라는 지난달 말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테슬라 전기차의 불량 문제와 소비자 불만 처리에 대한 중국 당국의 조사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에 이르렀다.

◇중국 정부 태도가 돌변한 배경

시장조사업체 시노오토인사이츠의 투 리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테슬라 전기차의 품질과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널리 표출됐음에도 테슬라 중국법인이 가볍게 생각하고 안이하게 대처한 것이 화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잭 쿠퍼 수석연구위원은 VOA와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사업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사업만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그치는 일이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중국 공산당과 척을지지 않는 관계를 유지하는데 있다고 주장했다.

허드슨연구소의 미·중 군사외교 전문가인 마일스 유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공산당은 중국에 널리 퍼져있는 반미 정서를 미국 기업에 압력을 가하는데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특히 테슬라가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우주사업까지 펼치고 있는 선도적인 업체라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고 분석했다.

그는 “외국 기업의 중국 진출을 각종 세금감면이나 규제 완화 조치 등으로 적극 지원해준 뒤 나중에 그로부터 기술력을 빼먹는 일종의 미끼 전략을 테슬라에게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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