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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예·적금 통장 깨고 보험 해약하는 민생

이정선 기자

기사입력 : 2021-05-10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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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시중은행의 예․적금통장 해약이 크게 늘었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개 시중은행에서 중도 해지된 정기 예·적금 통장은 843만1537개로 전년보다 105만643개, 14.2%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통장을 중도에 해약하면 만기를 채웠을 때보다 이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해약한 통장이 100만 개 넘게 늘어난 것이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해석되고 있다.

하나는 ‘민생’이다. 가뜩이나 경기가 나쁜 상황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서민들이 저축을 포기하는 것이다.

당장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예금과 적금을 해약해서 생활자금으로 쓰는 서민이 많아진 셈이다.

자영업자들이 대표적이다. 작년 연말을 앞두고 알바콜이 전국 소상공인 4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4.5%가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늘었다는 응답은 5.3%에 불과했고 10.3%는 코로나 이전과 비슷하다고 했다.

이들의 매출 감소폭은 45.7%에 달하고 있었다. 손님이 끊어지면서 매출이 아예 ‘반 토막’으로 줄어든 것이다.

버티는 방법은 ‘빚’밖에 없었다. 그 바람에 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이 급증했다. 빚을 얻어야 하는 형편에 예금과 적금통장은 ‘사치’일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은행 통장뿐 아니다. 보험 해약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자산 상위 10개 생명보험회사의 해지금액은 39조5080억 원으로 전년의 38조3085억 원보다 1조1995억 원 늘어났다는 보도다. 보험을 해지하면 손해를 볼 수 있지만, 생활비도 빠듯한데 매달 납입하는 보험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다.


또 하나는 해약해서 찾은 돈으로 주식 투자를 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주식 초보 투자자를 이르는 ‘주린이’라는 신조어가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투자자금이 넉넉할 수는 없다. 통장 해약은 물론 이른바 ‘빚투’까지 한다고 했다.

신한은행의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2021’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0대의 경우, 주식투자자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2019년 75만 원에서 작년에는 131만 원으로 75%나 늘었다고 했다. 이는 주식 투자를 하지 않는 20대의 36만 원보다 ‘엄청’ 많았다.

그러나 그렇게 투자한 신규 투자자 가운데 62%는 손해를 봤다는 조사가 있었다. 매매수수료 등의 비용을 고려한 수익률은 ‘마이너스 1.2%’였다고 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집값 때문에 ‘내 집’ 마련을 벌써 포기하고 주식으로 자산 좀 늘려보려는 희망도 쉽지가 않은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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