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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대란에 타워크레인 파업까지…시름 깊어가는 건설업계

철근가격 급등 등 자재 수급불안에 공사 중단·지연 속출
타워크레인 노조 총파업 돌입…서울 아파트 공사현장 ‘휘청’

김하수 기자

기사입력 : 2021-06-09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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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에도 국내 주택사업 호황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는 건설업계가 최근 ‘외부 복병’을 만나 대응책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철근 등 원자재 가격의 급등으로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주요 건설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철근의 원재료인 철스크랩(고철) 가격이 오르면서 철근 유통가격이 덩달아 뛰었기 때문이다.

주택 건설현장에서 흔히 쓰이는 10㎜ 철근(SD400)의 유통 가격은 연초에 t당 70만 원 초반에서 현재 135만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철근 가격이 t당 90만 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8년 5월 이후 13년 만이다.

철근 가격은 현대제철 당진공장의 가동 중단, 중국산 수입의 급감, 수입단가 급등 등 영향을 받아 지난 5월 말부터 치솟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난 3월부터는 건설 자재 시장에서 철근 물량 잠김 현상이 벌어졌다. 조달청마저 철근을 구하지 못해 일부 현장에서 관급 자재 공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연초 이후 철근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일부 중소 건설사의 현장 구매가 늘어나고, 철근 유통업체들이 사재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철근 수급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공사 지연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과 4월 두 달 동안에만 철근이 없어 멈춰선 건설현장이 43곳에 달했다. 올 1분기부터 철근대란이 본격화된 점을 감안하면 건설 공사가 중단되거나 지연된 현장은 올 상반기 내 70~80여 곳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정부는 최근 대책 마련에 나섰다. 건설업계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철근 생산설비를 최대 수준으로 가동하고 공사 계약기간 등을 조정하기로 한 것이다. 아울러 관계부처 합동으로 철강 유통 현황에 대한 실태 점검을 벌여 매점매석, 담합 등 비정상적 유통 상황을 점검키로 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근 타워크레인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건설업계는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타워크레인 노조는 지난 8일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은 노조가 임금 인상과 함께 소형 타워크레인 안전 관리 강화 등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대한건설협회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타워크레인 노조원들이 이날 전면 파업에 나서면서 전국에서 가동 중인 4200여대의 크레인 가운데 약 70%(3000여대)가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전국의 아파트 공사 현장들은 공사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현장에는 현재 타워크레인 19대가 가동을 중단했으며, 역대 최대 규모 재건축사업으로 꼽히는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도 타워크레인 14대가 멈춰 섰다.

건설업계는 후속 공정을 앞당기는 등 다른 작업에 우선순위를 둬 타워크레인 파업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타워크레인 중단으로 공기가 연장될 경우 인력 추가 투입, 야근, 휴일근무 등에 따른 비용 증가 부담을 건설사가 고스란히 안고 가야 하고, 이에 따른 입주 지연도 우려된다”면서 “파업이 장기화하지 않길 바라면서 다른 작업을 하며 손실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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