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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주재원이 살기 좋은 나라는 어디일까?

기사입력 : 2021-07-21 00:00

홍성아(말레이시아과학대학교 전략적 인적자원관리 박사과정 겸 아시아경제 말레이시아 객원기자)


세계 최대 주재원 사이트 인터네이션이 발표한 <Expat Insider 2021>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전 세계 59개국 주요국 가운데 주재원이 가장 거주하고 근무하기 좋은 국가 4위를 차지했다. 이 순위는 59개국에서 생활하는 174개 국적의 외국인 12,420명을 대상으로 삶의 질, 정착 용이성, 해외 근무 지수, 개인금융지수, 생활비 지수 등 5개 항목의 37개 지표를 점수화한 것이다. 말레이시아는 이 가운데 정착 용이성, 생활비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다.

‘정착 용이성’ 평가에서 말레이시아는 멕시코 다음인 2위로 최상위권에 속했다. 77%의 응답자가 말레이시아에 정착하기 쉽다고 응답했으며, 66%는 현지인을 친구로 삼기 쉽다고 답했다. 인터네이션은 언어 면에서 영어 사용빈도가 높다는 점에서 점이 장점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정착 용이성 부문의 세부항목인 언어 부문에서 말레이시아는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현지 언어를 하지 않고 살 수 있다고 응답한 주재원은 92%로 세계 평균 54%를 훌쩍 넘어섰다. 현지어를 전혀 하지 않거나 조금 한다고 응답한 외국인은 각각 27%, 50%다. 이밖에 현지 문화가 편하다고 답한 비율은 74%로 세계 평균(63%) 보다 높았다. 인터네이션은 “식민지 경험이 있는 말레이시아에서 영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기 때문에 언어 부문에서 어려움을 느끼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설문조사 대상 중 가장 많은 응답자는 미국과 영국 국적이며, 이밖에 독일, 인도, 캐나다, 호주 등 영어권 국가 출신이 대부분이었던 만큼 현지 언어를 배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장점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생활비 부문은 베트남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82%의 주재원이 생활비가 적당하다고 답해 평균 48%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네이션에서 인용한 한 일본인 주재원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생활비는 “매우 합리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 수입지출 항목 순위는 9위로 4명 중 3명꼴인 73%가 가구 소득이 충분하다고 답했다. 이는 평균(64%)보다 높은 수치다. 그리고 응답자의 85%가 충분한 가처분 소득이 있다고 응답해 평균(77%)을 웃돌았다.

말레이시아는 삶의 질 부문에서 19위로 다소 낮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80%의 주재원이 사교 및 여가활동에 만족한다고 응답해 평균(67%)보다 높았고, 85%는 삶 전반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또한 82%의 주재원은 의료 수준이 좋다고 답해 세계 평균 71%를 웃돌았으며, 71%가 의료비에 만족한다고 응답해 세계 평균 61%를 넘어 섰다.

말레이시아 주재원의 82%가 대중교통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반면, 세계 평균은 76%에 그쳤다. 한 미국인 주재원은 “말레이시아는 문화적 다양성, 좋은 의료체제, 친절함을 갖춘 아름다운 나라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안전성과 보안 부문에서는 36위로 낮은 평가를 얻었다. 4명 중 1명꼴인 26%가 정치적 불안전성에 불만을 호소하여 세계 평균 16%의 거의 두 배 수치를 보였다. 근무 환경 항목은 25위였다. 응답자의 72%가 근무시간에 만족해 평균(66%)보다 높았으며, 전반적인 직업에 만족을 느끼는 사람은 69%로 평균(68%)과 거의 비슷했다.

한편 코로나19가 삶에 끼친 영향을 조사한 결과 말레이시아는 59개국 중 30번째로 코로나19 관련 정보 습득에 만족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보 습득 경로는 소셜미디어가 49%로 절반에 가까웠으며, 그 다음이 말레이시아뉴스(47%), 정부발표(44%)였다.

인터네이션 조사가 시사하는 바는?

말레이시아는 2018년부터 인터네이션 조사에서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2019년 말레이시아는 2018년(17위)에 비해 8계단 상승한 9위에 이름을 올렸고, 2020년에는 다시 순위 8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그보다 4계단 상승한 4위를 차지해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일하기 좋고 살기 좋은 나라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설문조사가 서양인 주재원에 초점을 맞춘 연구라는 점에서 조사 결과를 한국 주재원에 단순 적용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이번 인터네이션 조사 결과 가운데 한국 주재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시사점이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주재원의 영어 역량과 현지인과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증진시키는데 중점을 둔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말레이시아는 영어가 공용어로 사용되는 국가로 현지 언어인 말레이어·중국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인터네이션 조사에서 말레이시아는 ‘언어’ 항목에서 1위를 기록했다는 점에서도 해외 주재원이 말레이어나 중국어를 하는 것은 하나의 필요조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인터네이션 조사에 따르면 주재원의 의사소통 역량과 현지인과의 밀접한 관계는 정착 용이성을 증진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현지 언어보다는 영어 능력을 증진하고, 현지인과의 원활한 인간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동안 많은 주재원 연구는 언어 능력이 주재원의 현지 적응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해외주재원이 현지 직원과 기업의 경영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중요한 인력인 만큼 기업에서는 언어 능력을 주재원 파견 선발 조건의 하나로 내세웠으며, 현지 직원과 명확하게 의사소통 할 수 있는 언어 능력을 무엇보다 중요시 여겨왔다.

하지만 언어 능력은 단순한 어휘력만이 아니라 말을 전달하는 표현 방식과도 연관된다. 한 예로, ICBSI 2020에서 발표된 Hong & Christopher (2020) 연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한국 주재원은 경직된 한국의 기업문화를 내세웠다가 현지 직원과 갈등을 겪은 것으로 드러난다. 이러한 충돌의 상당 부분은 국가와 기업의 문화적 측면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부족한 데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영어뿐만 아니라 문화 차이와 관련된 지식과 정보를 꾸준히 제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전반적인 언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둘째, 다양한 채널을 통해 코로나19·정치 뉴스 등 현지 소식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인터네이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대부분은 소셜미디어나 현지 뉴스, 정부 발표를 통해 코로나19 정보를 얻는다고 답변했다. 이는 기업에서 정보를 따로 제공하기 보다는 주재원이 별도로 찾는 정보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말레이시아의 정치적 불안정이 장기화는 주재원의 불안을 고조시키는 요인으로 꼽힌 만큼 현지 정보 습득 경로를 제공해 코로나19와 백신을 포함한 말레이시아 동향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할 것이다. 아래는 한국인 주재원이 참고할 수 있는 현지 동향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와 교민 정보 공유 오픈 카카오톡 채팅방 목록이다.

현지 동향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구분
웹사이트
비고
백신 접종 동향
백신공급접근보장위원회(JKJAV)
https://twitter.com/JKJAVMY
백신 접종 예약 및 접종 동향
코로나19 추이
말레이시아키니(Malaysiakini)
https://newslab.malaysiakini.com/covid-19/en
코로나19 발생 현황
(신규 확진자, 사망자 등)
총리실
https://www.pmo.gov.my/
총리 발표
(이동제한령, 경기부양책 등)
말레이시아 한인회
https://www.mykorean.org/bbs/board.php?bo_table=m6
말레이시아 관련 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 동향 등)
말레이시아 대사관
https://overseas.mofa.go.kr/my-ko/brd/m_1924/list.do
언론 동향
코리안프레스
http://koreanpress.net/
말레이시아 한국 교민지


정보 공유 오픈 카카오톡 채팅방
구분
링크
비고
말레이시아 입국 준비방
https://open.kakao.com/o/gKkHcWCc
말레이시아 입국 관련 자료(필요서류, 격리 절차 등)
말레이시아 정보
https://open.kakao.com/o/gAq6W4U
말레이시아 생활 전반


셋째, 말레이시아에 거주하는 한국 주재원을 대상으로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 인터네이션 설문조사 등 여러 통계 자료는 주재원의 삶과 근무환경을 평가할 때 기초자료로 활용되며, 이를 기반으로 향후 지원책을 결정한다. 하지만 통계는 범위와 해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문화적·국가적 가치관에 따라 주재원의 적응과 만족도를 결정하는 집계기준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인터네이션은 삶의 질, 정착 용이성, 해외 근무 지수, 개인금융지수, 생활비 지수 등 5개 부문에 따라 주재원이 가장 살기 좋고 일하기 좋은 나라를 선정했다. 하지만 선행 연구에 따르면 주재원 자녀의 학교 교육에 대한 만족도는 주재원의 현지 적응과 높은 상관 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Brown, 2008). 이는 한국인 주재원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드러난다.

Hong & Christopher (2020) 연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에 주재원으로 파견된 한국인이 복귀를 결정할 때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바로 자녀 교육이다. 해당 연구에서는 주재원 자녀가 학교 교육에 만족하는 경우 주재원이 파견을 마친 뒤 복귀하지 않고 가족들과 현지에 체류해 자녀 교육을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주재원의 국적과 문화에 따라 삶의 만족도를 정하는 기준은 달라질 수 있다. 통계가 부정확하면 현실과 동떨어진 잘못된 정책이 시행될 수 있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재원이 떠안게 된다. 해외 주재원이 현지에서 느끼는 안정성과 만족도는 기업의 성공적인 해외사업추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따라서 한국인 주재원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주재원의 현황과 문제점을 파악하고, 발전방향에 대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자료: Brown, R. J. (2008). Dominant stressors on expatriate couples during international assignments.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Human Resource Management, 19(6), 1018-1034.
Hong, Christopher. (2020). From assigned expatriate to self-initiated expatriate: Why Koreans don't want to come home?. 2nd International Conference on Business Sustainability and Innovation.

※ 이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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