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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RE100에 비친 국내 고탄소 유수 기업들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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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한 지속가능과학회 회장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이하 ‘탄소중립기본법’)이 지난 8월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탄소중립기본법의 명칭은 2010년 1월에 제정된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에서 ‘저탄소’를 ‘탄소중립’으로 바꾼 것이다. 이제 ‘저탄소’로부터 ‘2050 탄소중립’으로 나가야한다는 것이다. 탄소중립기본법은 명확하게 탄소감축의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제8조에는 ‘정부는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8년의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35% 이상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만큼 감축하는 것을 중장기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로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지구촌 상황과 현 정부의 의지나 태도로 볼 때에,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는 2018년 대비 35% 이상인 40% 수준에서 정해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제적으로 ‘기후악당’으로 비난받아 오고 있는 한국이 탄소중립기본법의 제정으로 유럽연합, 일본 등에 이어 세계에서 14번째로 탄소중립을 법제화한 국가가 됐다. 이 법의 제정은 늦은 감이 있지만,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의미있는 제도적 진전이라고 생각된다. EU 등 선진 제국들은 이미 1990년부터 저탄소 그리고 탄소중립 정책을 일관되고 실효적으로 추진해오고 있으나, 그동안 한국의 저탄소 정책은 사실 유명무실했고 성과도 미비했다. 한국의 순 탄소배출량은 지속적으로 매년 증가해오고 있다. 2020년에 탄소 배출량이 많이 감소했다고 그 성과를 선전할 수도 있지만,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한 소비 및 생산 활동의 위축으로 인한 측면이 강하다. 탄소중립을 위한 첫 걸음은 우리나라의 탄소 배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에서 시작된다.
대기업에 있어서 탄소중립 상황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RE100’이 국내외 산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2014년 영국의 비영리단체인 기후그룹(The Climate Group)과 탄소공개프로젝트(Carbon Disclosure Project)가 공동으로 시작한 캠페인으로, 2050년까지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전력으로 충당하겠다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참여 대상은 연간 전기사용량 100GWh 이상인 소비 기업이나 포춘지 1000대 기업 수준의 글로벌 위상을 가진 기업들이다. RE100을 보면, 우리 유수 기업들의 상황을 직시할 수 있다.

2020년 12월에 발간된 RE100 2020년 연차보고서에는 261개 기업의 데이터들(기준년도 2019년)이 있다. 이들 기업의 재생에너지 100% 달성 평균 연도는 2028년이며, 전체 기업의 4분의 3이 2030년에는 100%에 도달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2019년 현재, 53개 기업은 이미 100%에 도달했고, 65개 기업은 90%에 도달했다. 261개 기업의 국적은 총 23개국이다. 미국 기업이 78개(29.8%), 영국 기업이 42개(16.0%), 일본 기업이 39개(14.9%) 순이며, 독일, 프랑스 기업이 각각 10개이며, 중국과 대만 기업이 각각 5개이다. 한국 기업은 없다. 이 연차보고서에서 찾아본 한국 기업들에게 주는 시사점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부끄럽게도 2019년 기준 RE100 한국 기업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이 보고서는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국가들은 재생에너지의 가용성 한계와 높은 가격 때문에 에너지 시장이 도전받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불리한 여건에서도 일본은 39개 기업, 중국은 5개 기업, 대만은 5개 기업이 이미 RE100 멤버이나 한국 기업은 없다. 이 요인은 국내의 한 기업의 문제라기보다는 대다수 국내 기업들의 타성적 분위기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기업들마다 사회적 책임경영을 크게 선포하고 매년 CSR 리포트로 포장하면서도 진정 저탄소 등 진정 필요한 부문들에는 회피했던 것이다. 특히, 방만한 탄소배출권제 운영 등 정부의 방임적 태도 등 정부의 책임이 크다.

둘째, 눈치보지 말고 2050 탄소중립에 정면 대응해야 한다. 일본은 2019년 기준 39개 기업이 RE100에 가입했다. 예상외로 많다. 이중에 26개 기업이 100% 달성 연도를 2050년으로 하고 있다. RE100 총 261개 기업의 100% 달성 목표 평균 연도인 2028년보다 휠씬 기간이 길다. 또한, 21개 기업이 2019년 기준 달성률 0~3% 수준으로, 아직은 이행계획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즉, 우선 가입해 놓은 수준의 기업들이 많다는 점이다. 우리 대기업들 대부분이 매년 탄소배출량이 늘어나는 고탄소 기업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다행히도, 최근에 SK그룹의 8개 기업이 2020년에 가입하였으며, 삼성, 현대차, LG 그룹이 현재 RE100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가입하는 것이 중요하고, 더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셋째, 국내 글로벌 대기업의 탄소 감축 경쟁 기반을 강화하기 위하여, 정부차원에서 재생에너지 생산과 거래 시장의 실효적 성장 정책을 확고하게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RE100 동종 기업간 경쟁 기업들의 현재 상황과 이행 계획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쟁사인 BMW AG는 100% 달성 목표연도가 2050년인데, 2015년 42% 달성하고 점진적으로 확대하여 2019년 72%를 달성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경쟁사인 대만의 TSMC는 2030년까지 25%, 2050년에 100% 달성 이행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2019년에 7% 달성했다. IT 기업인 애플은 2015년에 93%, 2019년에 100% 달성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2014년에 이미 100% 달성했다. 2020년 현재, 국내 재생에너지 비중은 5%대 수준으로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높은 실정이다.

ESG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지표는 탄소배출량이다. 그만큼 탄소감축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고탄소, 저탄소, 탄소중립으로 이어지는 진전형 로드맵에서 우리 기업들은 고탄소에서 바로 탄소중립으로 직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10년부터 10년간 밟고 가야할 저탄소의 길을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2050 탄소중립의 거대한 파고 앞에서 직진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그 길이 왕도라고 여겨진다.


이영한 지속가능과학회장(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사진없는 기자

이영한 지속가능과학회장(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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