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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대체식품의 선택의 기로에서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기사입력 : 2021-10-1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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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40여 년 전 직장 재직시절에 '모방치즈(imitation cheese)'라는 용어를 처음 듣게 되었다. 우유 생산이 넉넉하지 못하였던 때라 우유를 농축하여 제조하는 치즈 제품은 사실 엄두도 내기 힘들었다. 비싼 치즈 대신에 치즈가 가지고 있는 물성의 특징을 담아 입안에서 느끼는 조직감이 치즈와 유사하면서 치즈 맛을 내는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모방이라는 표현은 그것이 진짜 치즈가 아니라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솔직하게 알려주려는 용어였다. 소위 말하는 가짜 식품은 아니다. 가짜 식품이라면 오징어 젓갈을 구입하였는데 알고 보니 오징어 대신에 한치를 넣어 만들었다거나 또는 민어탕이나 민어 구이를 달라고 하였는데 민어와 비슷한 다른 생선으로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 생선을 대신 내놓는다면 이는 가짜 식품을 속여서 파는 행위가 되고 만다.

이런 가짜 식품을 판매하는 이유는 원가 차이 때문에 가격이 싼 것을 속여서 가격을 비싸게 팔아 많은 이익을 얻으려 하기 때문이다. 최근 원산지를 속여서 판매하는 홍삼 농축액이나 참기름 또는 고추, 돼지고기, 한우 등은 바로 소비자의 눈을 속여 가짜식품을 파는 것이라 이는 올바르지 못한 상행위라고 여겨진다.


최근 많은 산업 분야에 걸쳐 ESG 경영이 강조되고 있으며 식품산업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일반 고기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와 동물복지를 고려하고 나아가 미래의 식량위기를 대처하기 위하여 많은 기업이 식물성 재료를 이용한 대체 단백질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다양한 식품 첨단기술들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AT 커니 컨설팅에 의하면 2025년에서 2040년까지 세포 배양 육류 제품의 연간 성장률이 41%씩 증가하며, 모든 육류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약 35%에 육박할 정도로 전망되어 이제까지 단순한 고기를 공급하던 방식에서 새로운 형태의 육류 공급 방식으로 전환되는 중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그뿐만 아니라 기존 육류 제품들이 식물성 대체육, 줄기세포 배양육, 대체생선, 대체계란 등 다양한 대체 식품이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품에 대한 명확한 정의나 규제 방법이 확립되어 있지 못하여 이와 관련된 식품들의 생산이나 유통에 있어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무엇을 대체육이라고 정의를 내릴 것인가 하는 문제부터 육류업자들의 주장처럼 고기도 아닌 것에 고기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도 일리는 있다고 본다. 그런 연유로 대체육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소비자를 속여서 가짜식품을 판매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정보는 제대로 전달하고 있으나 어떤 범위까지를 말하는지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아직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해도가 낮아 많은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또 배양육의 경우 동물의 혈청을 사용해서 제조하게 되는데 이를 식용이 가능한 소재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등 규정하는 법안이 없어 확실한 정의가 확립되어 있지 못하다 보니 식품 안전을 지키는 데 필수적인 요소들이 규명되어 있지 못한 상태다. 대체 식품의 항목을 명확히 정의하고 그에 따른 예방적인 차원에서의 규제도 마련되어야 하며 식품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별도의 규정도 필수적으로 보완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 또한 ESG 경영원칙이 그동안 지구의 온난화, 온실가스 문제, 중금속이나 미세플라스틱과 같은 바다의 오염으로부터 깨끗한 지구의 환경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고 부족한 식량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임을 인식하고 대체식품들이 가짜식품이 아니며 또 다른 형태의 새로운 제품임을 인지하여 다함께 식품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나갈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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