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민간 부문 기업들은 한 동안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끄는 기관차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제로 코로나 정책과 비대해진 공공 부문에 설 자리를 내주고 힘을 잃고 있다.
닛케이 아시아는 18일(현지 시간)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를 인용해 2022년 제조업체, 광산업체, 전기업체 등 최소 2000만 위안(약 37억8000만 원)의 매출을 올린 민간 산업기업들의 이익이 7.2%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1997년 추적이 시작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반면 국유기업은 2년 연속 이익이 3% 증가했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을 포함한 전체 산업 이익은 3년 만에 4% 감소했다. 원인은 상하이에서의 몇 달간 봉쇄를 포함한 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이다.
중국의 민간 기업들은 공급 사슬에서 배제되기 쉽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치솟는 재료비를 고객들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2022년 말 기준 민간기업의 적자 비율은 사상 최대인 18.5%에 이른다. 이는 5년 전(8.8%)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반면 국유기업은 자원이나 자재 처리 같은 공급 사슬의 상위 부문을 독점하고 있다. 자원 가격의 상승은 그들의 이익을 증가시켰다. 더구나 국유기업들은 당국의 저금리 금융 지원을 더 많이 누리고 있다. 이들은 인프라 개발 등 중국의 코로나 19 부양 정책의 중요 수혜자이다.
워싱턴 소재 피터슨 국제 경제 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 말 중국 100대 상장 기업의 전체 시가 총액에서 국유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4.8%에 달한다. 이 수치는 국가 지분 10% 미만 기업의 비중(42.8%)을 3년 만에 처음으로 넘어선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부동산 같은 다른 산업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증권사 BOC 인터내셔널은 민간 부문 개발자의 비중이 지금의 약 70%에서 10~20% 수준으로 내려올 것으로 전장한다. 중국 금융 당국이 공기업에 민간 부문 프로젝트 인수를 촉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유기업의 비중이 커지면 시진핑 국가 주석을 비롯한 당국의 경제 전반에 걸친 관리가 한결 쉬워진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국유기업들의 비효율적 측면 때문이다. 2022년 말 기준 국유기업들의 24.5%가 적자였다.
국제 통화 기금(IMF)은 중국 국유기업의 경제적 역할이 커지는 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IMF는 2월 3일 보고서를 통해 “선진국에 비하면 중국 국유기업들의 생산성이 지나치게 떨어진다. 격차는 점점 확대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민간 업자들은 2020년과 2021년에 걸친 자금 조달 제한 조치로 큰 타격을 입었다.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주택 건설을 위한 토지 권리 취득을 중단하도록 강요받았다. 중국의 대표적인 민간 주책 개발자 컨트리 가든의 토지 취득은 2022년 전년의 1/20 수준에 그쳤다.
중국의 경우 인구는 줄고 급격한 고령화로 뚜렷한 생산성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 국무원 개발 연구 센터 웨이 지앙닝 연구원은 중국 경제의 좀비화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그는 비대해진 공공 부문과 약화된 민간 부문의 불균형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